[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최근 연구에 따르면 섬유소 섭취가 단순한 소화 건강을 넘어 유전자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섬유소는 수십 년 동안 다양한 건강 혜택과 연관돼 왔으며, 신체는 이 필수 영양소를 통해 원활한 소화 및 혈당 수치 유지를 지원한다.
전문가들은 여성의 경우 하루 최소 25그램, 남성의 경우 38그램의 섬유소 섭취를 권장하지만, 성인들 대다수는 이 목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번 연구는 섬유소가 장 건강을 넘어서는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제시하고 있다.
섬유소는 잎이 많은 채소의 아삭한 줄기부터 콩과 견과류의 쫄깃한 껍질까지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식이섬유는 대장으로 이동해 유익한 박테리아에 의해 소화되며, 이 과정에서 생성되는 짧은 사슬 지방산인 프로피온산과 부티르산은 장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교의 마이클 스나이더(Michael Snyder) 교수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이러한 지방산이 유전자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정상 세포와 암 세포에서 프로피온산과 부티르산의 생물학적 흔적을 추적한 결과, 이들이 세포 성장과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으로 유전자를 조절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짧은 사슬 지방산은 장내 미생물이 섬유소를 분해할 때 생성되며, 혈류를 통해 다양한 조직에 도달한다. 연구에 따르면, 프로피온산과 부티르산은 히스톤 단백질에 결합해 세포 분열 및 세포 사멸과 관련된 유전자의 직접적인 수정을 일으킨다.
스나이더 교수는 “우리는 섬유소 섭취와 항암 효과가 있는 유전자 기능 조절 간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섬유소가 비정상적인 세포 성장을 예방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며, 섬유소가 부족한 식단이 장내 유익한 미생물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대장암은 많은 성인들에게 우려되는 질병으로 미국 암 학회에 따르면, 약 23명 중 1명의 남성과 25명 중 1명의 여성이 평생 동안 대장암 진단을 받는다. 이번 연구를 통해서 연구진은 섬유소 분해의 부산물이 대장에서 유전자 행동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확인했다.
스나이더 교수는 “이 중요한 분자의 유전자 표적을 식별함으로써 섬유소가 어떻게 유익한 효과를 발휘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통곡물, 견과류, 씨앗, 콩류가 섬유소 섭취를 늘리기 위한 좋은 선택이라고 추천한다. 방울양배추와 브로콜리 같은 채소 및 라즈베리와 같은 과일도 풍부한 섬유소를 제공한다. 또한 흰 밀가루 대신 통밀 토르티야를 선택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섬유소를 균형 잡힌 식단의 핵심 요소로 보고, 장기적인 건강을 위해 필요한 섬유소의 양과 종류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신진대사(Nature Metabolism)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