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에서 다룬 상위 5팀에 이어, 반등을 위해 칼을 갈고 있을 6위부터 10위까지 팀들의 1라운드를 되짚어 본다.

6위 크라운해태 (4승 5패, 승점 13) - 믿었던 허리의 부진, 새 얼굴의 침묵
크라운해태는 '통산랭킹 1위' 다비드 마르티네스(9승 4패)와 '원조 여왕' 임정숙(10승 7패), 백민주(8승 5패)로 이어지는 '삼각편대'가 제 몫을 다했다. 하지만 팀 성적은 6위에 그쳤다. 문제는 팀의 허리를 받쳐줘야 할 베테랑 김재근(6승 8패)과 오태준(6승 7패)의 부진, 그리고 새로 영입한 선수들의 침묵이었다.
특히 D.응우옌을 대신해 영입한 노병찬은 복식에서만 7경기에 나섰으나 1승 6패라는 극도의 부진에 빠지며 팀의 아픈 손가락이 됐다. 여기에 히가시우치 나쓰미마저 컨디션 난조로 4경기 출전에 그치면서,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만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 언제든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강력한 라인업을 갖춘 만큼, 1라운드에서 드러난 '새 얼굴'들의 부진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2라운드 반등의 열쇠가 될 것이다.

7위 에스와이 (4승 5패, 승점 12) - 파격적 실험, 그러나 구심점이 없었다
시즌 전, 에이스 다니엘 산체스를 내주고 최원준1을 영입하는 '깜짝 트레이드'를 단행하며 국내파 중심의 팀 리빌딩을 선언한 에스와이. 그 파격적인 실험의 1라운드 성적표는 7위였다. 2연승과 3연패를 오가는 '널뛰기 행보'는 아직 팀의 구심점이 확실히 잡히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트레이드로 합류한 최원준1이 7승(8패)으로 팀 내 최다승을 기록했지만, 에이스라 하기엔 아쉬운 성적이었다. 무엇보다 팀의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했던 모리 유스케가 3승 8패라는 충격적인 부진에 빠진 것이 뼈아팠다. 대부분의 선수가 5할 승률 언저리에 머무르며 확실한 '승리 카드'가 부족했던 에스와이. 국내파 중심이라는 전략적 선택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서현민, 황득희 등 베테랑들의 분발과 함께 팀을 하나로 묶을 강력한 리더십이 절실해 보인다.

8위 NH농협카드 (4승 5패, 승점 12) - '너무 많은 요리사...?' 실망스런 밥상
1라운드 가장 큰 충격을 안긴 팀은 단연 NH농협카드다. 한 때 '팀리그 어벤져스'라 불리던 이들이 8위로 추락할 것이라 예상한 전문가는 아무도 없었다. 패인은 역설적이게도 '풍부한 전력'에 있었다는 평이다.
10개 구단 중 최다인 9명의 선수를 보유한 NH농협카드는 모든 선수에게 출전 기회를 분배하는 데 급급한 나머지, '선택과 집중'에 실패했다. 리더 조재호가 무려 18경기에 나섰으나 8승 10패로 지친 기색이 역력했고, 나머지 8명의 선수 역시 7~9경기에 출전해 3~4승에 그치며 누구 하나 확실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7명의 정예 멤버 시절 보여줬던 효율성은 사라지고 '팀전력 분산'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1라운드에서 노출된 '교통정리'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명가의 자존심 회복은 요원할 수 있다.

9위 우리금융캐피탈 (3승 6패, 승점 11) - '투톱'만으론 역부족, 리더의 부재
지난 시즌 준우승팀의 추락은 의외였다. 강민구(9승 7패)와 다비드 사파타(9승 9패) '투톱'이 고군분투했지만, 팀의 핵심인 스롱 피아비(6승 10패)가 부진했고 나머지 선수들의 승률은 4할을 밑돌았다.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 '선수 운용의 한계'가 이번에도 발목을 잡았다. 특히 리더 엄상필이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않고 벤치를 지킨 점은 의문을 남겼다. 그의 불출전으로 인해 강민구, 사파타, 스롱 3명에게 출전 부담이 쏠리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할 리더의 부재가 팀워크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는 분명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강력한 ‘삼각편대’의 위력을 되살리기 위한 현명한 해법 마련이 시급하다.

10위 휴온스 (1승 8패, 승점 4) - 총체적 난국, 무엇이 문제였나?
1승 8패, 승점 4점. 휴온스의 1라운드 성적표는 '처참하다'는 말 외에는 설명이 어렵다. 팀의 에이스 하비에르 팔라존이 2승 8패, '여신' 차유람이 1승 8패라는 충격적인 성적을 기록하는 등 팀 전체가 깊은 부진의 늪에 빠졌다.
팀 내 최다승을 기록한 이신영(6승 5패)이 유일하게 5할 승률을 넘겼을 뿐, 리더 최성원을 포함한 모든 선수가 무너졌다. 단순히 몇몇 선수의 컨디션 난조로 보기에는 팀 전체의 부진이 너무나 심각하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총체적 난국에 빠진 휴온스가 2라운드에서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팬들의 우려 섞인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