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60분' 섭식장애에 빠지는 청소년들 조명

[ 국제뉴스 ] / 기사승인 : 2025-07-11 21:44:39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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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 60분 (사진=KBS1)
추적 60분 (사진=KBS1)

11일 방송되는 KBS 1TV ‘추적 60분’에서는 '섭식장애, 삼키지 못하는 아이들' 편으로 꾸며진다.

뼈가 보일 정도로 마른 몸을 의미하는 ‘뼈마름’을 갈망하고, 키에서 몸무게를 뺀 숫자 ‘키빼몸’ 120을 꿈꾸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 문제는 마른 몸을 위해 음식을 섭취하지 않거나, 폭식과 구토를 반복하면서 섭식장애에 빠지는 청소년들이 많다는 것이다.

실제로 섭식장애를 진단받은 사람은 최근 5년(2019~2023년) 사이 60% 가까이 증가했고, 이 중 30대 미만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섭식장애는 영양실조, 심혈관계 합병증, 자살 등을 유발해 정신 질환 중 가장 높은 사망률을 보인다. 하지만 대중에게 알려진 정보는 제한적이고, 치료 환경도 열악하다.

발병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섭식장애. '추적 60분'은 섭식장애를 겪고 있는 청소년들을 만나봤다. 청소년 시기 섭식장애는 어떻게 시작되는가. 만성화됐을 때 어떤 후유증을 남기는가. 그리고 우리는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해나가는지 취재했다.

▣ ‘씹뱉’, ‘먹토’, ‘폭토’… 음식을 삼키지 못하는 아이들

“제가 정해둔 것 이외의 걸 먹으면 토를 하는 것 같아요. 일주일에 네다섯 번은 하는 것 같은데” - 김민주(18세) -

“맛있는 걸 먹었을 때 느끼는 행복감도 있고 살도 안 찔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토를 안 할 이유가 있을까” - 김주영(18세) -

음식을 씹기만 하고 뱉어내는 ‘씹뱉’, 먹은 직후 다시 토해내는 ‘먹토’, 충동적인 폭식과 구토를 반복하는 ‘폭토’까지, '추적60분' 제작진이 만난 청소년들은 하나같이 음식을 삼키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들은 오직 체중 감량을 위해, 때로는 괴로움을 참아가면서까지 하루에도 몇 번씩 음식을 토해내고 있었다.

금식과 폭식, 그리고 구토가 반복되면 성장기 청소년들에게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적절한 영양공급이 되지 못해 뇌 성장이 더뎌지고, 심장과 신장의 기능을 저하시킨다.

특히 반복되는 구토는 식도를 손상시키고 치아를 부식시켜 돌이킬 수 없는 후유증을 남기기도 한다. 청소년들이 구토를 멈추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아청소년 섭식장애 전문가들은 ‘뼈말라’와 ‘먹방’이 공존하는 SNS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 섭식장애는 ‘다이어트 병’ 아닌가요?

사람들은 섭식장애를 여성들이 체중 감량을 시도하다 겪게 되는 ‘다이어트 병’으로만 치부한다. 하지만 섭식장애의 원인은 훨씬 내밀하고 복잡한 경우가 많다.

섭식장애 당사자들은 '추적60분'에 ‘폭토’를 시작한 이유를 어렵게 털어놨다. 가정 폭력, 집단 따돌림, 입시 스트레스까지 섭식장애가 시작된 이유는 다양했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하나같이 ‘폭토’로 인한 체중 감량을 경험하고 ‘예뻐졌다’는 주변의 칭찬에 마약처럼 중독됐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건강보험공단 섭식장애 진료 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 섭식장애 환자는 2023년 1만 3000여 명이다. 하지만 세계보건기구가 조사한 섭식장애 유병률이 3%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실제 환자 수는 15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섭식장애에 대한 편견이 당사자들을 치료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말한다.

▣ 치료하고 싶어도 갈 곳이 없다

“섭식장애 환자들이 치료받을 수 있는 치료 시스템과 환경은 20년 전과 큰 변화가 없습니다” - 김율리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지난 2005년 '추적60분'은 한 차례 섭식장애의 심각성과 위험성을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섭식장애 치료 시설의 필요성을 역설했던 전문가는 20년이 지난 지금 오히려 상황이 더 악화했다고 말한다. 20년 사이 입원 치료 시설은 모두 사라지고 의료인들은 현장을 떠났다는 것이다.

섭식장애는 ‘수치심 병’이라고 불릴 정도로 당사자들의 치료 순응도가 낮다. 하지만 동시에 5년 이내 치료 시 완치율이 80%에 달할 정도로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한 질병이기도 하다. 그런데 우리나라 섭식장애 치료 환경은 왜 시간이 지날수록 나빠졌을까?

'추적60분'은 의료 전문가들의 취재를 통해 그 원인을 분석하고, 국가적 차원에서 섭식장애에 대응하고 있는 일본 현지 취재를 통해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수십 년 동안 계속돼 온 섭식장애에 대한 편견과 변하지 않은 현실을 다시 한번 취재한 '추적 60분' 1418회 ‘섭식장애, 삼키지 못하는 아이들’은 이날 밤 10시 KBS 1TV를 통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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