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님 휴가오시네…레오14세 12년만의 호반 별장 방문에 들썩

[ 라온신문 ] / 기사승인 : 2025-07-06 11:33:32 기사원문
  • -
  • +
  • 인쇄


레오 14세 교황이 12년간 사용되지 않던 이탈리아 카스텔 간돌포의 교황 별장에서 즉위 후 첫 여름휴가를 맞이한다.



교황 궁내원은 레오 14세 교황이 현지시간으로 6일부터 20일까지 보름간 교황 별장에 머무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로마에서 동남쪽으로 30㎞ 떨어진 호반도시 카스텔 간돌포의 교황 별장은 1624년 건립됐으며, 여름철에도 날씨가 선선한 편이어서 역대 교황의 휴가지로 쓰여왔다.



그러나 소박한 삶을 강조했던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취임후 2025년 선종하기까지 한 차례도 이곳에서 숙박하지 않고 교황청 내부에서 여름 휴가를 보냈다.



2016년에는 교황 별장을 박물관으로 개조돼 일반에 공개하기도 했다. 교황의 방문이 중단되면서 침체한 지역 경제를 돕기 위한 조치였다.



AP 통신은 카스텔 간돌포 주민들이 교황의 귀환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교황 별장 개방 이후 관광객이 몰리면서 경제적으로는 이전과 다를 바 없는 수준이지만 교황의 여름 휴가지라는 전통이 복구되길 원해서라고 한다.



카스텔 간돌포 주민들은 이곳의 별장이 교황이 휴식을 취하고 글을 쓰거나 홀로 사색에 잠기기 위한 최적의 장소라고 입을 모았다.



카스텔 간돌포 지역 본당신부인 타데우스츠 로츠무스는 "이곳에서 (교황이 주교들에게 보내는) 여러 회칙(回勅)이 쓰였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주변 인사들은 레오 14세 교황이 대중의 시선과 바티칸의 일상에서 자유로워진 시간을 활용, 가톨릭 교회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현안들의 해법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거론되는 사항은 요직 인사를 통한 바티칸 진용 재편과 관련한 구상이 윤곽을 드러낼지다.





레오 14세가 교황으로 즉위하면서 그가 2023년부터 맡아오던 교황청 주교부 장관이 공석이 됐다. 신임 주교 선발을 관리·감독하는 교황청 주교부는 교황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조직 중 하나다.



'바티칸의 2인자'로 불리는 국무원장으로 누굴 선임할지도 관심사다.



연간 5천만∼6천만 유로(약 800억∼960억원)으로 추산되는 바티칸의 구조적 적자와 연금기금 고갈 위기, 교회가 일부 성직자의 성추문을 은폐했다는 의혹 등도 그가 해결해야 할 '숙제' 중 일부로 꼽힌다.



그가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존엄성과 정의, 노동을 보호하는 데 새로운 도전을 야기하고 있다고 경고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와 관련한 일종의 문건이 준비되고 있을 수도 있다.



다만 그런 과제들을 검토하는 가운데서도 레오 14세는 이번 휴가기간 종종 수영장에 몸을 담그거나 정원을 걷고 마을을 찾아 주민들과 대화를 나눌 것으로 보인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수영은 죄가 아니다:레오 교황이 교황 여름 휴가를 복구했다' 제하의 기사에서 레오 14세가 교황 별장에서의 여름 휴가 전통을 되살린 건 교회내 전통주의 세력과의 화해를 통해 교회의 화합과 단결을 모색하려는 노력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일각의 분석을 소개했다.



아일랜드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 대학의 신학 교수 마시모 파졸리는 "그(레오 14세)는 프란치스코 전 교황이 청빈과 금욕과 관련해 지나친 모습을 보였다고 느끼는 이들과 관계를 개선하려 시도 중이다"라고 말했다.(연합뉴스)

  • 글자크기
  • +
  • -
  • 인쇄

포토 뉴스야

랭킹 뉴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