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HN 권수연 기자) 도핑 규정 위반 혐의로 3개월 선수 자격 정지 처분을 당한 얀니크 신네르(세계 1위, 이탈리아)를 향해 '여제' 세레나 윌리엄스(미국)가 일침을 가했다.
영국 매체 'BBC'는 17일(한국시간) "윌리엄스는 자신이 얀니크 신네르와 같은 도핑 규정 위반을 저질렀다면 20년 동안 선수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을 것이고, 그랜드 슬램 타이틀 중 일부가 박탈되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남자 세계랭킹 1위 신네르는 지난해 3월, 두 차례에 걸쳐 도핑 양성 반응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이 사실이 알려진 후에도 별반 출전 제재를 받지 않아 논란에 휩싸였다.

신네르는 당시 물리치료사가 사용한 스프레이에 금지 약물인 스테로이드 성분이 포함됐으며 "나는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국제테니스청렴기구(ITIA)가 이 주장을 받아들이며 신네르는 별 제약 없이 경기에 출전할 수 있었다. 신네르는 당해 호주오픈, US오픈에 이어 올해 호주오픈 등 메이저 대회에서 세 차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후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한 발 늦게 신네르의 대회 출전을 정지시켰는데, 바로 이 부분에서 특혜 논란이 한층 더 거세게 불거졌다.
신네르의 출전 정지는 5월 초까지로 5월 말 열리는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오픈에 문제없이 출전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BBC를 비롯한 외신들은 "이탈리아 법률팀과 WADA 간부들 사이에 모종의 이야기가 오갔을 것이라는 의혹으로 인해 편파 논란이 일었다. 일부 선수들은 공정한 스포츠 정신에 의문을 품고있는 상황"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BBC 취재 결과 신네르의 법률대리인은 WADA 최고 변호사와 징계 합의에 대한 연락을 취했고, 불과 하루 만에 신네르의 출전 정지 처분이 공표됐다. 당시 신네르는 자신의 초반 판결인 무혐의를 굳게 믿었기에 '왜 3개월을 받아들여야 하느냐'고 반박했지만, 그의 법률대리인인 싱어는 "심리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 지는 아무도 모른다. WADA 측은 애초 1년의 징계 기간을 요구했었다. 우리가 그들과 협의하고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WADA 측은 1년을 요구하며 법정에 올랐을 것"이라고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프로테니스계에서는 심한 반발이 일어났다. 테니스 간판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는 "대부분의 선수들은 (신네르에 대한) 편애가 일어난다고 느낀다"고 질타했다. 아울러 "최고의 선수, 최고의 변호사를 만날 수 있다면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고 질타했다.
그랜드 슬램 23번 우승에 빛나는 전(前) 세계랭킹 1위의 '테니스 여제' 윌리엄스 역시 이를 꼬집었다.

현지 매체 'Deadspin'의 보도에 따르면 윌리엄스는 지난 2018년 6월까지 미국반도핑기구(USADA)에서 경기 외적으로 5회에 달하는 도핑 테스트를 받았다. 이는 미국 다른 선수들보다 두 배 가량 많은 수치다.
윌리엄스는 이를 두고 "나는 '차별의 희생자'였다"고 말하며 "나는 신네르를 존경하고 그의 플레이를 좋아한다. 신네르가 훌륭한 선수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제가 신네르처럼 했다면 저는 아마 20년 선수 자격 박탈 징계에 처해졌을지도 모른다. 솔직히 말해서 그랜드슬램 타이틀까지 박탈당하고 감옥에 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윌리엄스는 2016년 초 약물 양성 반응으로 15개월의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던 마리아 샤라포바를 예시로 들었다. 그는 "이상하고 기묘하게도 마리아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를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신네르의 차별적 징계를 재차 꼬집었다.
한편 신네르는 올해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 오픈의 개막(5월 25일)을 앞두고 같은 달 7일 이탈리아 오픈에 복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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