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성은 11월 30일 2024시즌 코리아컵 결승전 울산 HD와의 맞대결에서 생애 최고의 골을 터뜨렸다.
김인성은 포항과 울산이 1-1로 팽팽하게 맞선 후반 38분 정재희를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승부차기가 떠오르는 시점이었던 연장 후반 7분이었다. 김인성이 김종우의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포항은 연장 후반 추가 시간 강현제의 쐐기골을 묶어 2시즌 연속 코리아컵 정상에 올랐다.
김인성은 “박태하 감독께서 출전 기회를 주셨기 때문에 나온 골”이라며 “몸을 풀 때부터 포항에서 서울월드컵경기장까지 와주신 우리 팬들의 응원에 벅차오르는 감정이었다”고 말했다.
김인성은 이어 “보통 몸담았던 팀을 상대론 골을 넣으면 세리머니를 자제한다. 하지만, 이번엔 그런 걸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내 축구 인생에서 가장 감격스럽고 벅차오르는 감동적인 골이었다”고 했다.
김인성은 기세를 이어갔다. 12월 3일 홈구장인 포항 스틸야드에서 펼쳐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6차전 비셀 고베와의 맞대결이었다. 고베는 이날 경기 전까지 ACLE 5경기에서 4승 1무(승점 13점)를 기록 중이었다. 특히나 고베는 울산(2-0), 광주 FC(2-0) 등 K리그1 팀을 상대로 전승을 기록하고 있었다.
김인성이 해결사로 나섰다. 김인성은 한찬희의 선제골로 앞서가던 전반 20분 빠른 드리블에 이은 과감한 중거리 슈팅으로 고베의 골망을 갈랐다. 포항은 전반 34분 사사키에게 추격골을 헌납했지만 후반 추가 시간 정재희의 쐐기골을 더해 올해 마지막 경기를 3-1 승리로 장식했다.
김인성은 포항의 올해 마지막 경기에서도 MVP로 선정됐다.
김인성은 “코리아컵에서 우승하고 홈으로 돌아와 올해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며 “결과가 좋지 않았다면 대단히 찝찝한 마음으로 한 해를 마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성은 이어 “경기 전 후배들에게 한 얘기가 있다. 후배들에게 ‘올해 마지막 게임이다. 체력 신경 쓰지 말고 다 쏟아 내보자’고 했다. 나와 같은 라인에서 뛴 (어)정원이와 전술적인 이야기도 많이 했다. 모든 선수가 열심히 뛰어준 결과인 것 같다. 득점은 경기 중 상대 골키퍼와 수비수 간의 소통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듯했다. 그 부분을 공략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듯하다”고 했다.
포항은 김인성을 비롯해 신광훈, 완델손 등 베테랑이 중심을 잡는 팀이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존재감을 보이는 베테랑이 있었기에 어리고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포항 선수들이 빛을 발할 수 있었다. 베테랑의 맹활약이 있어 2시즌 연속 코리아컵 우승도 가능했던 것이다.
김인성은 후배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선배가 되기 위해 힘쓰고 있다.
김인성은 “훈련장에서부터 온 힘을 다한다”며 “훈련이나 경기를 마친 뒤 몸 관리도 철저히 한다”고 말했다.
이어 “후배들이 그런 부분을 보고 배울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다.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선배들을 보고 배운 게 참 많았다. 그런 것들이 성장에 큰 도움이 됐다. 나는 경기장에서 몇 분을 뛰든 최대한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자 최선을 다한다”고 했다.
김인성은 올 시즌 K리그1 28경기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했다. 베테랑이 되면서 출전 시간이 이전보다 줄어든 게 사실이다.
특히나 김인성이 K리그1에서 골맛을 본 건 4월 7일 대전하나시티즌전이 마지막이었다.
김인성은 올 시즌 막판 엄청난 활약을 펼치며 포항 팬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철저한 몸 관리가 없었다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김인성은 “코리아컵 우승 하나만으로 올 시즌은 만족스러운 한 해”라며 “축구란 게 하면 할수록 어려운 것 같다”고 웃었다.
이어 “축구를 계속 배우고 있다. 내년엔 올해보다 더 발전된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올 한 해 우리 팬들의 응원 덕분에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 중립 경기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코리아컵 결승전에서의 응원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팬들의 힘이 얼마나 큰지 또 한 번 느꼈다. 팬들이 있어서 일본 최고의 팀인 고베까지 잡아내며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팬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팬들을 향한 김인성의 진심이다.
[포항=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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