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환경일보] 김인성 기자 = 오늘날 우리는 복합 위험성 사회에 살고 있다.
위험사회는 현대 산업사회의 특징인 위험이 사회의 중심현상이 되는 사회를 의미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환경에서 우리는 지속적으로 위험사회에 직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기후변화 등 새로운 위험의 도래와 대응의 어려움이 가져오는 위험, 변화를 포용하지 못한 환경정책 등 정치‧경제‧사회적인 요소가 결합돼 나타나는 인위적인 위험까지 포함된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환경정책학회는 30일 연세대 백양누리관 국제회의실에서 위험사회 대응을 위한 환경정책 이슈와 현안을 진단하고 정책대안을 논의하기 위해 ‘한국환경정책학회 2024 추계 학술대회’를 열었다.
문현주 한국환경정책학회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본 학회는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전환을 위한 이론연구와 정책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우리 학회는 이번 학술대회를 비롯해 그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날 ‘한국환경정책학회‧아주대 특별세션’에서는 ‘자원 재활용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개선 방안’을 주제로 다뤘다.
알루미늄캔 수거율 세계 최고 수준··· 재활용율은 ‘꽝’
발제자로 나선 권재원 아주대 교수는 한국의 폐알루미늄 재활용 현황과 EPR(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개선 필요성을 분석하고, 이를 통한 순환경제 구축 및 탄소국경세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폐알루미늄 재활용은 순환경제 활성화와 탄소중립 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한국의 경우 알루미늄 음료캔 수거율이 세계 최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재활용률은 이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에 그치고 있다.
특히, 국내 폐알루미늄 스크랩의 수출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를 국내에서 재활용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권 교수는 “EPR 제도의 인센티브 시스템을 재정비해 수거뿐 아니라 재활용 품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전하며 폐알루미늄 재활용을 중심으로 EPR 제도의 인센티브 시스템 개선 필요성 및 순환경제 구축과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 개선 방향을 제안했다.
순환경제 전환을 위해서 물질관리 전반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기존의 재활용 시스템은 대량 배출, 선별, 재활용을 통해 효율적으로 재활용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고품질 재생원료 생산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재생원료 사용 의무화 규제가 확산되는 시점에서 고품질 재생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은 국가 산업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쓰레기 종량제 시스템에 근거한 현재의 회수 및 재활용 시스템의 한계를 분석하고 고품질 재활용을 위한 다양한 재활용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한국갈등관리연구원 정종관 부원장은 “자원 재활용시장 활성화의 필요조건은 순환경제 플랫폼을 구현하기 위해 제품과 공급망을 재설계하고 경제시스템 전반에서 재생에너지와 지속가능한 산업전략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활용 방법을 이끄는 것은 기술, 가치, 활용 목적의 요인이 아니다. 스크랩과 재활용품 사용 확대를 위해 필요한 것은 튼튼하고 안정적으로 형성된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진 ‘한국환경연구원 특별세션’ 시간에서는 ‘지역중심 녹색전환 및 지속가능발전’을 주제로 논의를 진행했다.
“기초지자체 기후대응 위한 실질적 해결책 마련 필요”
이승한 전주탄소중립지원센터장은 “기초지자체의 기후변화 대응 계획의 효율성과 효과성을 강화하기 위한 실질적인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 김도균 한국환경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방 지속가능발전목표 수립 과정에서 참여형 프로세스 작동을 위해 참여자들이 서로의 관점을 수용하고 숙의 공론장을 기획하고 필요한 정보와 교육 기회를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고 봤다.
이재혁 한국환경연구원 연구위원은 “탄소중립마을의 지속가능한 재원마련 및 지원 체계 구축을 위해서는 관련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특례와 책임에 대한 법적 제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모두를위한환경교육연구소 임수정 부소장은 일본 가나가와현 후지노 전환마을 사례를 통해, 주민이 주도해 자생적으로 만들어진 전환마을이 생태적, 사회적, 경제적 의미에서의 지역 활성활를 위한 대응 방안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외 ‘한국환경정책학회 학생세션’에서는 김익수 환경일보 편집대표가 심사위원장을 맡아 대학원생 연구발표 세션이 진행됐다
‘인센티브가 일회용컵 사용 감축에 미치는 영향 분석’에 대해 발제한 정세빈, 이현규 서울대 석사과정은 연구를 통해 “500원의 소액 인센티브를 할인의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 커피 전문점을 이용하는 소비자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데 가장 효과적”이었다고 밝혔다.
또 “300원의 소액 인센티브를 부담금의 형태로 부과하는 것이 더 비용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며 그러므로 일부 커피 전문점에서 이미 활용하고 있는 텀블러 할인의 실효성을 재고하고 일회용컵 사용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정책으로 도입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