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에서 동생을 억누르고 있다고” 59순위→개명→1군 콜업→점프캐치…키움에 19살 흥부자 떴다 [MK가오슝]

[ MK스포츠 야구 ] / 기사승인 : 2024-03-03 17:40:02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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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에서 동생을 억누르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동생도 자기 꿈을 펼쳐야 하는 시기니, 저도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하기 위해 개명했습니다.”

지난 2일 대만 타이난시 타이난시립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퉁이 라이온즈의 경기. 9회말 키움이 4-1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에 전준표가 올라왔다. 선두타자 유이시엔의 우측으로 뻗어가는 타구를 등번호 94번 선수가 높이 뛰어올라 잡았다. 관중석은 물론 더그아웃에서도 박수가 나왔다.

점프캐치의 주인공은 신인 내야수 송지후(19). 이날이 1군에서 처음 치르는 연습경기였는데 경기 중반부터 김혜성 대신 2루를 지키며 호수비는 물론 안타까지 뽑아냈다. 홍원기 키움 감독에 눈도장을 찍었다.



송지후란 이름은 키움 팬들에게도 낯설 수 있다. 진흥중-광주제일고 출신으로 2024 6라운드 전체 59번으로 입단한 송지후는 개명 후 이름. 드래프트 당시 호명됐던 이름은 송진형이었다.

3일 키움 스프링캠프지가 차려진 대만 가오슝시 국경칭푸야구장에서 MK스포츠와 만난 송지후는 “진형의 ‘진’자가 한자로 나아갈진(進)을 쓴다. 근데 사주상에서 이게 동생을 억누르고 있다고 하더라. 중·고등학교 때는 신경을 안 썼는데, 새로운 시작을 하자는 의미에서 개명했다. 동생도 중학교 3학년으로 올라가는 시기고, 자기 꿈을 펼쳐야 하지 않냐. 어머니께서도 새로운 마음으로 출발하는 의미에서 개명을 권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개명의 효과일까. 1군에 올라오자마자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는 “2군에 있을 때도 방망이는 잘 맞았다. 2군 연습경기 4경기에서 6안타를 쳤으니 한 경기당 하나 이상은 쳤다고 보면 된다”라며 “1군 연습경기는 아무래도 관중들도 더 많다. 또 형들이 조언도 많이 해주고, 내가 기대했던 것보다 좋은 모습이 나온 것 같다”라고 미소 지었다.



그렇지만 아직은 신인의 티를 벗지 못했다. 너무 많은 걸 보여주려다 보니 코치들에게 쓴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이것도 다 경험이다.

송지후는 “내가 너무 보여주려다 보니 되려 안 좋은 소리를 들었다. 좀 더 여유 있는 모습을 바라시는 것 같다”라며 “프로와 아마추어는 완전히 다르다. 공의 속도부터 다른 만큼 타이밍에 적응하고, 단점을 보완하자는 생각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롤모델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김하성, 고우석과 함께 뛰고 있는 타티스 주니어는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 우익수 골든글러브, 플래티넘 글러브를 수상한 실력있는 선수. 그렇지만 실력이 아닌 타티스 주니어의 매력을 닮고 싶다.

그는 “어린데도 실력이 뛰어나다. 또 우리 팀에 있는 도슨 선수처럼 흥이 넘치고 세리머니 하는 모습이 멋있게 느껴지더라”라고 웃었다.



끝으로 송지후는 “프로야구 선수는 말 그대로 실력을 보여주면 이름값이 올라간다. 그라운드 위에서 어떤 경기든, 어떤 타구든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항상 밝고, 흥 넘치고, 긍정적인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가오슝(대만)=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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