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만 신인왕 안긴 문동주, MVP를 약속하다

[ MK스포츠 야구 ] / 기사승인 : 2023-11-28 05:28:02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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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류현진-> 2023 문동주.

한화 이글스에 17년만에 신인왕이 탄생했다. 그리고 문동주는 2023 MVP 에릭 페디에게, 그리고 팬들에게 최우수선수(MVP)가 되겠다는 약속을 전했다.

2023 KBO 정규시즌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들을 선정하고 조명하는 ‘2023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이 27일 오후 2시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일생에 단 한번 뿐인 신인왕의 영광은 한화의 2년차 우완투수 문동주가 차지했다. 문동주는 유효표 111표 가운데 85표(76.6%)를 획득, 강력한 경쟁 후보로 꼽혔던 KIA 타이거즈의 1년차 좌완투수 윤영철을 제치고 영광을 가져갔다.

문동주는 올 시즌 23경기에 등판해 8승 8패 평균자책 3.72의 성적을 올리며 뛰어난 활약을 펼쳤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준우승에 기여했다. 그보다 앞서 4월에는 KBO리그 공인 최고구속(160.1km)을 경신하며 야구팬들에게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한화 구단 역사에선 2006년 류현진(MVP, 신인왕 동시 수상)이후로는 무려 17년만에 배출한 신인왕이다. 류현진이 LA 다저스로 이적한 이후 오랜 기간 토종 에이스를 갖지 못했던 한화 팬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혜성 같이 등장한 파이어볼러 문동주의 활약에 열광했다.

그래선지 문동주는 그 책임감을 더 깊이 느끼고 있는 듯 보였다.



신인왕 수상 직후 문동주는 떨리는 표정으로 무대 시상대에 섰다. 문동주는 “이 자리에 서니까 하고 싶은 말이 많다. 지금 생각나는 건 트로피가 많이 무거운 것 같다”고 한 이후 잠시 숨을 고르고는 “이 트로피 무게를 견뎌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신인왕 수상의 영광을 깊이 실감하는 모습이었다.

이어 문동주는 “부모님, 가족들 항상 너무 감사드린다”라며 가장 가까운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한 이후 “마지막으로 이 상은 류현진 선배님 이후로 (한화에서) 17년 만에 받는 상으로 알고 있다. 이 영광을 팬분들께 돌리도록 하겠다”며 끝으로 한화 팬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시상식 종료 후 진행된 인터뷰에선 한결 편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문동주는 “사실 긴장이 되다보니 소감은 준비하지 않았는데 어느 정도는 ‘얘기해야겠다’는 생각은 있었다”면서도 “투표해준 기자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못했다. 용서해주면 좋겠다. 받고 나니 트로피가 생각보다 너무 무겁더라. 그때 이후 머릿속이 A4 용지가 됐다”는 이야기로 취재진을 웃음 짓게 했다.



문동주가 사실 수상 소감에서 빠뜨린 중요한 한 사람이 더 있었다. 바로 올 시즌 호흡을 맞췄던 한화의 주전 포수 최재훈이다. 문동주는 “재훈 선배님 얘기를 못해서 내려오자마자 ‘죄송하다’고 연락을 드렸는데 이미 먼저 메시지가 와 있더라”면서 “‘너무 잘 했고, 내년엔 15승 가자’라는 목표를 설정해주셨다. 그래서 내년엔 같이 15승을 목표로 향해 달려가보도록 하겠다”며 씩씩하게 2024시즌 목표로 15승을 천명했다.

신인왕의 무게를 깊이 느끼는 동시에 올해 투수 3관왕에 올라 MVP까지 수상한 에릭 페디(NC)와 함께 ‘무거운’ 하나의 약속을 더 전했다. 바로 한화 팬이라면 누구나 바랄 문동주의 MVP 수상 약속이었다.

“첫 풀 타임시즌엔데 사실 올해 성적이 리그를 압도했다고 얘기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아까 시상식장에서 페디 선수가 ‘내년 MVP 트로피는 너의 것이냐’라고 물어봤는데, 내가 ‘노력하겠다’고 했다. 아직 MVP는 어렵지만 그래도 이렇게 (페디가 응원을 담아) 얘기해준 만큼 언젠가는 약속을 지키고 싶다. 사실 내년 MVP는 생각도 하진 않지만(웃음) 그래도 또 훨씬 더 발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해 나의 성적은 많이 아쉬운 것 같다.”



그래도 올해 이미 문동주는 입단 당시 자신과 했던 두 가지 약속을 모두 이뤘다. 바로 신인왕과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문동주는 “입단식할 때 각오를 얘기한 것이 딱 두 가지가 있었는데 신인왕과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그게 1년이 미뤄져서 올해 2개 다 이루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얘기한 부분들은 지켜 나갈 수 있겠단 생각도 들고, 또 내가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말한 목표는 잘 세워서 지켜나갈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했다.

그만큼 크게 도약했던 2023 시즌이다. 올해 문동주는 아시안게임과 APBC를 통해 차세대 국대 에이스로의 가능성도 확인했다. 하지만 문동주 개인으로는 아쉬움이 더 크다고 했다. 문동주는 “국제 대회를 나갈 때 마다 자극을 많이 받는 것 같고, 나갈 때마다 나 스스로는 반성하면서 또 나의 부족함을 더 느끼는 것 같다. 그 때문에 이번 비시즌이 엄청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화는 역대 송진우, 구대성, 정민철, 류현진 등 당대를 대표하는 에이스 투수를 보유한 마운드 왕국이었다. 하지만 류현진 이후로 오랜 기간 그 계보가 끊겼고, 문동주가 신인왕으로 다시 최고의 투수가 탄생할 것이란 희망을 갖게 하고 있다.

문동주는 “신인왕을 받았다고 해서 자만하지 않고 오히려 이걸 동기부여 삼아서 내년에는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라며 “내년 아직 타이틀에 대한 목표는 없다. 다만, 우리 팀이 더 높게 올라가는 것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성숙한 대답을 들려줬다.

아직 프로 2년차 만 19세의 나이지만 문동주는 이제 새롭게 입단하는 신인들과 후배들에게 자신이 또 하나의 롤모델이 되었음도 실감했다.

“나보다 어린 선수들이 나를 보면서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더 좋은 선수가 되어야 할 것 같다. 신인왕이란 건 기회가 많이 없기에 ‘더 잘하라’고 주신 상으로 알고, 우리 팀에 (김)서현이나 (황)준서 같은 후배들이 생겼는데 그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게 앞장서서 한번 잘하겠다.”

소공동(서울)=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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