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열 히트펌프 지정에 “전기 쓰는 설비를 재생에너지로?”… 업계 반발

[ 에너지데일리 ] / 기사승인 : 2026-01-14 10:13:00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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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데일리 조남준 기자] 공기열 히트펌프를 재생에너지로 분류하려는 정부 정책을 둘러싸고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설비를 재생에너지로 지정하는 것은 개념적 왜곡일 뿐 아니라, 탄소중립 정책 전반에 대한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공기열 히트펌프의 재생에너지 지정을 반대하는 업계와 전문가들은 지난 13일 세종청사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의 관련 정책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전기를 소비하는 설비를 재생에너지로 분류하는 것은 재생에너지의 기본 개념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한국지열협회와 관련 업계는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공기열 히트펌프는 화력발전 등으로 생산된 전기를 동력으로 작동하는 에너지 이용 설비에 불과하다”며 “태양광·풍력·수력·지열처럼 자연에서 직접 생산되는 1차 에너지와 동일선상에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우리나라 전력 구조가 여전히 화력발전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기열 히트펌프를 재생에너지로 지정할 경우, 전력 사용 증가로 인해 오히려 간접적인 탄소 배출이 늘어날 수 있다”며 “이는 탄소중립이라는 정책 목표에도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전력 수급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업계는 “공기열 히트펌프의 대규모 확산은 전력 수요 증가와 전력 피크 심화를 초래할 수 있다”며 “혹한기와 바닥난방 위주의 국내 주거 환경을 고려할 때, 제도 도입의 부담이 산업계와 국민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명분 아래 특정 기술과 대기업에 제도적 특혜를 부여하는 것은 재생에너지 정책 전반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입법 절차를 둘러싼 문제 제기도 나왔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공기열 히트펌프 재생에너지 지정은 김성환 장관이 국회의원 시절 발의했던 법안과 동일한 취지”라며 “장관 취임 이후 이를 시행령 개정으로 추진하는 것은 국회 논의를 우회하려는 성과 위주의 행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입법 사안은 국회의 심의와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하며, 시행령 개정으로 처리하는 것은 위임입법의 한계를 벗어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정부는 공기열 히트펌프를 ‘무조건적인 재생에너지’로 인정하려는 것이 아니라, 실제 성능과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기준으로 한 제한적 인정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히트펌프는 화석연료 보일러를 대체할 경우 최종 에너지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이라며 “계절성능계수(SPF)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에 한해 재생에너지로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또 “유럽연합(EU) 역시 히트펌프의 성능 기준을 충족할 경우 공기열을 재생에너지로 인정하고 있다”며 “전력 믹스가 점차 탈탄소화되는 중장기적 전환 경로를 감안하면, 히트펌프는 열에너지 부문 탈탄소화의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책의 취지는 전력 소비 설비에 대한 무차별적 특혜가 아니라,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 성과를 유도하기 위한 제도 설계”라는 입장이다.



한편 한국지열협회와 관련 업계는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지난해 12월 5일 공기열 히트펌프를 재생에너지로 지정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이후, 국회와 정부에 공식 반대 의견을 제출하고 국회 앞과 장관 지역구 등에서 1인 시위 등 공동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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