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국회미래연구원(원장 김기식)은 13일 발간한 브리프 ‘해외 의회의 초당적 위원회: 미국의 미-중 전략경쟁 특위와 독일의 앙케트 위원회’를 통해 정치 양극화가 심화되는 상황 속에서 국회가 중장기 국가 의제를 안정적으로 다룰 수 있는 제도적 해법으로 초당적 위원회에 대해 검토했다. 이번 브리프는 미국 하원의 ‘미-중 전략경쟁 특별위원회’와 독일 연방의회의 ‘앙케트(Enquete) 위원회’를 심층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한국 국회에 적용 가능한 초당적 협의 모델을 제안했다.
브리프는 외교·안보, 기후변화, 인구구조 변화와 같은 중장기 국가 과제가 정권 교체와 당파적 갈등 속에서 일관성을 잃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이에 브리프는 초당적 위원회가 정쟁을 완화하고 근거 기반의 정책 토론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정책의 지속성과 국회의 전문성을 동시에 제고하는 장치로 기능할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따르면, 미국의 초당적 위원회 사례인 ‘미-중 전략경쟁 특별위원회’는 2023년 초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라는 초당적 관심사를 다루기 위해 하원에 설치됐다. 위원회는 다수당 위원장과 소수당 간사의 협력 하에 정쟁을 지양하고 비당파적으로 운영하였는데, 중국의 대만 침공 워게임 실시 등 파격적인 시도로 의원과 시민의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상황에 대한 이해도를 증진시켰다고 평가된다.
또한 독일 연방의회가 폭넓은 사안을 장기적으로 연구하고 정책 권고를 제안하기 위해 설치하는 특별위원회인 ‘앙케트 위원회’는 1969년에 연방의회 의사규칙 개정 시 도입된 이후, 헌법개정, 환경·에너지, 여성・사회, 민주화・통일, 군사・안보 등 다양한 분야의 의제들에 대해 논의해왔다. 앙케트 위원회의 운영상의 특징은 위원 구성에 있어 국회의원과 민간 전문가를 동등하게 포함한다는 점이며, 통상 특정 주제에 대해 1~2년 간의 활동기간을 부여받아 체계적인 연구와 논의를 진행한다. 의사결정은 가능하면 만장일치를 추구하지만, 합의가 어려운 사항에 대해서는 표결을 실시하며, 이 경우 다수견해와 소수견해를 병기하기도 한다.
이같은 미국과 독일의 초당적 위원회 사례 비교․분석을 토대로, 브리프는 의제 특성에 따라 한국형 초당적 위원회 모델을 ▲안보·전략형 ▲미래·숙의형으로 구분해 이원화할 것을 제안했다.
‘안보·전략형 특위’의 경우 미국의 미-중 전략경쟁 특별위원회와 같이 국가의 생존과 직결된 안보 및 통상 이슈를 다루는 모델이다. 이 유형은 여야 지도부의 합의하에 구성되고 초당적 협력을 통해 대내·외에 강력한 메시지를 발신하고 입법 및 예산 지원을 견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미래·숙의형 특위’는 전문가 권한을 강화한 독일의 앙케트 위원회를 벤치마킹한 모델로, 인구 절벽, 기후 위기, 연금 개혁 등 장기적인 시계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구조적 난제에 적용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중장기 정책 권고안을 도출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것이다.
이어 국회에 초당적 위원회를 도입할 때, 미국의 사례보다는 독일의 모델이 현실적인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 한국은 강력한 정당 규율과 양당 간의 극심한 대립 구도가 고착화돼 있어, 미국과 같이 의원 개인 차원에서 자율적인 초당적 협력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정파적 이해관계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전문가 집단을 위원회 구성의 핵심 축으로 삼는 독일식 접근이 유리하다는 진단이다.
또한 독일 모델을 수용하되 국회의 인적·물적 자원을 십분 활용하는 ‘절충형 모델’을 제안했다. 독일 앙케트 위원회가 주로 외부 전문가와 의원의 1:1 결합에 의존한다면, 한국의 절충형 모델은 국회 내 전문 지원 조직(국회미래연구원, 국회입법조사처, 국회예산정책처, 국회도서관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편향성 시비를 줄이고 논의의 전문성과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브리프는 이 절충형 모델이 정치적 양극화를 극복하고 미래 의제에 대한 입법 성과를 창출하는 실효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