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자의 중경삼림] 中·日 포토레지스트 갈등, 해프닝에 그치나

[ 더리브스 ] / 기사승인 : 2025-12-22 09:47:11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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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중국은 1992년 수교 이래 경제 협력 관계를 비약적으로 발전시켜 왔습니다. 특히 2015년 6월 한중 FTA가 체결된 후에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강화됐지요.



이를 토대로 한국에게 중국은 최대 수출국이자 수입국이 됐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중국 경제를 잘 모르거나 이해가 부족해 사업적으로 손해를 보는 경우들을 보게 됩니다.



중국 경제를 알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알면 돈이 되지만 모르면 손해 보는 중국 경제 이야기. 임기자가 쉽고 재밌게 ‘중국 경제 삼켜버림’ 시리즈로 풀어드리겠습니다.





임기자의 중경삼림. [그래픽=황민우 기자]
임기자의 중경삼림. [그래픽=황민우 기자]




일본 기업들이 반도체 제조에 있어서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에 대한 중국 수출을 중단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중일 갈등이 고조되는 양상을 보였습니다. 중국은 포토레지스트를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었기 때문에 일본 기업이 수출을 멈춘다면 반도체 생산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포토레지스트 공급을 둘러싼 양국간 긴장감은 단기적일 수 있습니다. 중국이 일본에 반격을 가할 무기인 희토류를 가지고 있는 데다 포토레지스트를 자체 생산하는 능력을 키우고 있어서죠. 우리나라도 일본으로부터 포토레지스트 수출에 대한 규제를 받았지만 이후 국산화에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일본發 포토레지스트 수출 통제 논란





일본이 최근 중국향 포토레지스트 수출을 제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었습니다. 현지 유명 기업들이 언급되면서 시장에선 수출 중단을 사실로 받아들인 분위기가 조성됐습니다.



포토레지스트는 반도체 포토 공정에 꼭 필요한 소재입니다. 이런 포토레지스트에 대해 일본 기업들은 전 세계 시장에서 7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포토레지스트에 대한 수출 규제를 결정한다면 그 영향력은 클 수밖에 없습니다. 대표적으로 타격을 받을 국가로 꼽히는 곳이 바로 중국입니다.



중국 내 포토레지스트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문제는 중국이 포토레지스트 수요 중 90%를 모두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프로스트 앤 설리번 시장조사에 따르면 중국 포토레지스트 시장 규모는 지난 2019년 27억8000만 위안(한화 약 5844억원)에서 지난해 64억2000만 위안(한화 약 1조3495억원)으로 늘었습니다. 오는 2028년까지 중국 내 포토레지스트 시장 규모는 150억3000만 위안(한화 약 3조1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다만 중국이 받는 충격은 단기적일 것이란 게 업계의 시각입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후부터 중국은 무역전쟁에 대응하기 위해 외부 공급망에 대한 의존을 줄여왔습니다. 포토레지스트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반도체 부문에서도 중국은 자체 생산 비중을 높여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포토레지스트의 경우 시작이 늦은 편이지만 중국 기업들은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은 일본에 반격할 무기로 희토류를 가지고 있습니다. 희토류와 포토레지스트는 모두 반도체 제조에 필수 소재들인데 중국이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희토류 생산량은 70%에 달합니다.





중일 포토레지스트 갈등, 단기적일 거란 전망






[그래픽=황민우 기자]
[그래픽=황민우 기자]




다만 일본 정부는 공식적으로 대중국에 대한 포토레지스트 수출 금지를 부정했습니다. 기하라 미노루 일본 관방장관은 포토레지스트와 관련한 무력 관리를 변경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포토레지스트 수출을 둘러싼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의 긴장감이 단순 해프닝으로 끝날지 주목됩니다. 업계에선 양국의 기싸움이 오래 지속될수록 서로에게 피해만 커지기 때문에 수출 통제와 관련한 갈등 자체가 길게 가지 않을 것으로 봤습니다.



일본은 지난 2019년 우리나라를 상대로 포토레지스트 수출에 대해 규제를 가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일본은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포토레지스트, 불화수소, 불화 폴리이미드 소재에 대한 수출을 통제했습니다.



이후 SK하이닉스 및 삼성전자 등 기업들은 포토레지스트 공급망을 다양화하기 위해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일본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SK하이닉스는 동진쎄미켐과 협력해 극자외선 포토레지스트를 국산화하는 과정에 들어갔습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공급망을 다변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일본이 대중국 포토레지스트 수출을 통제할 경우 우리나라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 거란 전망도 나왔습니다. 중국이 일본에서 포토레지스트를 수입할 수 없다면 한국에서 대신 구매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명대학교 시스템반도체공학과 이종환 교수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일부 수혜를 받을 수 있지만 얼마나 지속될지는 의문”이라며 “보복성이라면 단기간에 끝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중국이 짧은 시간 내 포토레지스트와 관련해 일본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지를 묻는 질의에는 이 교수는 “반도체 초미세 패턴 공정은 매우 민감하고 쉬운 기술이 아니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하기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임서우 기자 dlatjdn@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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