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신한금융 진옥동 회장, 그룹 차기 리더십 이어갈까

[ 더리브스 ] / 기사승인 : 2025-12-04 09:01:14 기사원문
  • -
  • +
  • 인쇄

(왼쪽부터) 신한은행 정상혁 행장, 신한금융지주 진옥동 회장, 신한투자증권 이선훈 사장. [그래픽=황민우 기자] 
(왼쪽부터) 신한은행 정상혁 행장, 신한금융지주 진옥동 회장, 신한투자증권 이선훈 사장. [그래픽=황민우 기자]




진옥동 회장이 임기 만료를 앞두면서 신한금융그룹을 이끌 지주회장 인선 절차가 진행 중이다. 숏리스트에는 그를 포함해 다른 후보들도 올랐지만 진 회장이 연임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감독원 수장이 최근 현직 금융지주 회장과 다른 후보들이 나란히 후보군에 오르는 점을 두고 우려를 표명한 상황은 부담이다. 다만 객관적인 실적과 성과로 결정된다면 문제는 없다.





진 회장 외 후보 3인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18일 차기 회장 후보를 위한 숏리스트에 진옥동 회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신한투자증권 이선훈 사장, 본인 요청에 따라 비공개된 외부 후보 1명을 올렸다.



진 회장은 명실상부한 유력 후보다. 지난 2023년 취임 이후 그룹 실적은 가파르게 성장했다. 신한금융은 2년 연속 사상 최대 이익을 거뒀으며 올해 3분기까지도 당기순이익이 4조4609억원에 달해 5조 클럽을 목전에 뒀다.



다만 그룹 실적을 견인하는 신한은행을 성공적으로 이끈 정 행장은 대항마다. 지난해 신한은행은 6년 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꿰차는 쾌거를 이뤘다. 신한금융그룹이 KB금융그룹에 비해선 비은행이 다소 부진해 리딩금융 지위에서 밀리고 있는 결과와 상반된다.



순수 증권사 출신인 신한증권 이 사장은 최근 성과만으로 이름을 올렸다. 금융지주 회장은 그간 은행 출신이 도맡아온 만큼 선임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되나 신한증권에 오랜 기간 몸담다 외부 증권사 CEO를 지내고 돌아온 그는 취임 첫해인 올해 상반기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





들러리식 후보?…회추위 ‘아니다’





이번 숏리스트에는 신상이 알려지지 않은 외부 후보가 1명 더 있다. 해당 후보는 본인 요청에 따라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대외적으로는 깜깜이 후보로 올라있는 셈이다.



진 회장이 연임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상황에서 비공개 외부 후보까지 이름이 올라있는 건 당국으로선 심기가 불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1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금융지주 회장 선임과 관련 “인위적으로 연임을 위해 이사회를 자기 사람으로 구성하고 후보자들도 경쟁이 되지 않는 분들을 들러리식으로 한다면 이는 굉장히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숏리스트 후보 구성에 선출 가능성이 낮은 비공개 외부 후보가 포함되면서 업계에서도 현직 회장이 연임하도록 들러리 후보를 세운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부 제기된다. 통상 외부 후보라면 사전에 정보를 공개해야 지배구조 투명성이란 명분도 살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회추위는 본인 요청에 따른 미공개 조치임을 분명히 하며 독립성과 공정성을 바탕으로 투명하게 절차를 진행했단 입장이다. 회추위는 지난 9월 경영승계 절차 개시 이래 세 차례 회의를 열고 내·외부 인사를 폭넓게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4일 회추위에선 각 후보를 종합 검증한 뒤 발표와 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 1인을 확정한다.





신한금융 “회추위, CEO 견제적…숏리스트만 통보”






신한금융지주. [그래픽=황민우 기자]
신한금융지주. [그래픽=황민우 기자]




특정 인물이 시장에서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더라도 신한금융을 비롯한 4대 금융지주가 단독 후보를 세우는 일은 전에도 없었다. 비공개를 요청한 외부 후보가 포함된 건 처음일지언정 신한금융 임추위는 복수 후보를 숏리스트에 올려왔다.



후보 선정 이유와 이를 뒷받침할 성과 등은 모두 공개되는 만큼 현직 회장이라고 특별히 유리한 대우를 받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단지 진 회장은 실적 외에도 지배구조 규정을 충족한 점, 주주가치 제고와 정부 기조에 발맞춘 생산적·포용금융 실천 등으로 연임 가능성이 객관적으로도 유력할 뿐이다.



더욱이 신한금융이 장수 CEO 관행을 이어온 점을 감안하면 취임한 지 3년 차에 불과한 진 회장에게 기회가 많은 셈이다. 앞서 라응찬 전 회장과 한동우 전 회장, 조용병 전 회장 모두 경영 안정성 등을 이유로 연임에 성공했는데 진 회장은 선대 회장들과 달리 사법 리스크도 없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상황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외부 후보에 관한 더리브스 질의에 “외부 후보가 어떻게 선정되는지 세세하게 공유되지는 않는다”라며 “회추위 주관으로 진행이 되기에 본인 요청으로 신변을 밝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면 공유가 되지 않는 것”이라고 답했다.



진 회장 연임이 유력한 상황이라면 처음부터 단독 후보로 추진될 수는 없었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한 번도 단독 후보로 올린 적이 없고 숏리스트까지는 다 나온다”라고 이 관계자는 답했다. 이어 “그룹의 대표 CEO들은 대부분 포함되고 육성 후보군이라고 한다”며 “회추위도 CEO 견제적이기에 사전 공유가 없고 숏리스트도 확정된 명단만 통보된다”라고 덧붙였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 글자크기
  • +
  • -
  • 인쇄

포토 뉴스야

랭킹 뉴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