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표는 먼저 “직원을 존중하는 문화의 본질은 따뜻함이나 선의가 아니라 구조”라고 강조했다. 트레이더조는 창업 초기부터 “직원은 수단이 아닌 목적”이라는 철학을 명확히 선언했으며, 이 철학을 실제 운영 구조에 반영해왔다. 모든 직원이 4시간 단위 순환근무를 하고, 매장에서 다루는 박스 무게를 18kg 이하로 제한하며, 특정 코너에 종일 서 있는 직원이 없도록 설계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는 “이런 설계가 가능했던 이유는 조직이 직원들을 단순 기능 수행자가 아니라 고객 경험을 함께 만드는 파트너로 바라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트레이더조의 채용 과정도 철저하게 ‘핵심 가치’ 중심으로 운영된다. 1차, 2차 인터뷰에서 반복적으로 가치 적합도를 확인하며, 회사가 중요하게 여기는 근본 철학에 동의할 수 있는지 면밀히 검증한다. 김 대표는 “이 과정 자체가 지원자에게는 오히려 매력으로 작용한다”며 “여러 단계의 허들을 통과하며 성취감을 느끼게 되고, 이것이 나중에 이직을 고민할 때 기회비용처럼 작동한다”고 말했다. 실제 사례를 언급하며, “사람은 자신이 투자한 만큼 애정을 갖게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강연에서는 한 지원자가 알바 목적으로 입사했다가 여러 단계를 거치며 회사에 매력을 느끼고 장기 근무로 이어졌던 사례도 공유됐다.
![2부 강연을 하고 있는 김경민 대표 [제공: 가인지컨설팅그룹]](https://www.casenews.co.kr/news/photo/202511/18912_40927_4729.jpg)
김 대표는 과거 자신이 관리하던 조직에서 연간 이직률이 300%에 달했던 시절을 회고했다. 평균 근속 기간이 3.4개월에 불과하던 상황에서 그는 문제를 인건비 관점으로 환산해보았고, 이를 근거로 최저시급을 20% 인상하는 방안을 대표이사에게 제안했다. 여러 차례 데이터를 보완해 다시 설득한 끝에 실행된 정책은 실제로 평균 근속 기간을 크게 늘렸으며, 아웃렛 매장이었음에도 백화점 출신 인력들이 지원할 정도로 브랜드 매력이 높아졌다. 그는 “임금 인상은 비용이 아니라 사람을 붙잡는 구조적 투자였다”고 말했다.
특히 강연에서는 트레이더조 특유의 ‘벨 시스템’이 소개됐다. 계산대가 붐비면 벨 한 번, 직원의 도움 요청은 두 번, 매니저 호출은 세 번, 긴급 상황은 연속 벨로 알려 전 매장이 즉시 협력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이 시스템이 가능한 이유는 직원들이 특정 영역에 고정된 사람이 아니라, 전체 매장을 이해하고 움직일 수 있는 파트너로 성장하도록 훈련받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가치–원칙–시스템–직원 행동–고객 경험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모델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가치는 선언만으로는 유지되지 않는다”며, 조직의 핵심 가치를 운영 기준과 일하는 방식에 구체적으로 녹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객 관점에서 경험을 팔 것, 직원을 판매 사원이 아니라 경험의 파트너로 대할 것, 가치를 원칙과 기준으로 실천할 것”이라는 세 가지 메시지로 강연을 정리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문화는 결과가 아니라 설계의 산물이며, 경영자가 설계자일 때 조직은 비로소 지속적인 경쟁력을 갖는다”고 전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