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단백질 섭취가 건강관리의 주요 요소로 떠오르는 가운데, 고단백 식단이 중장년층의 심혈관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최근 영국에서 수집된 장기 건강 데이터를 활용한 분석에서 연령대별 단백질 섭취 영향이 상이하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영국 UK 바이오뱅크 자료를 바탕으로 2009년부터 2012년 사이 식이조사를 완료한 성인 1만942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참여자는 심부전·심근경색·뇌졸중·만성신장질환 이력이 없는 이들로 구성됐으며, 중앙 연령은 54세, 여성 비율은 약 73퍼센트였다. 연구진은 하루 체중 1kg당 단백질 1.8g 이상 섭취를 고단백 식단으로 정의했다.
평균 13년 추적 조사 결과 주요 심혈관 사건(MACE)은 967건 발생했다. 연구진은 성별·체질량·활동량·혈압 등 주요 변수를 보정해 분석한 결과, 고단백 식단을 유지한 참여자에게서 주요 심혈관 사건 위험이 약 21퍼센트 높은 경향을 확인했다. 세부 항목별로는 심부전 43퍼센트, 심근경색 50퍼센트, 심혈관 사망 73퍼센트 증가 가능성이 제시됐다.
연령대별 차이도 뚜렷했다. 분석에 따르면 55세 이상에서는 고단백 식단이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을 36퍼센트 높였으나, 55세 미만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연령 증가에 따라 대사 부산물 배출 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연령별 영향 차이를 설명했다.
고단백 식단과 심혈관 질환 위험 간 연관성에 대해 연구진은 몇 가지 생리적 경로를 제시했다. 단백질 섭취가 늘어날 경우 분지사슬아미노산(BCAA)이 증가해 염증 반응과 산화 스트레스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단백질 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트리메틸아민-N-옥사이드(TMAO)가 동맥경화와 관련된 물질로 알려져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관찰 연구 특성상 인과관계를 직접 증명하는 것은 아니며, 참여자의 다수가 백인으로 구성돼 일반화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또 식이정보가 자가보고 방식이며 일부 참여자는 1회만 식단 조사를 완료해 정확도에 제약이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의들은 고령층의 근감소 예방을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단백질 섭취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하루 체중 1kg당 1.8g 이상과 같은 과도한 섭취가 모든 성인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라는 의견을 제시한다. 일반 성인의 권장량은 0.8~1.0g이며, 고령층에서는 1.0~1.2g 수준이 권장되는 경우가 많다.
식단 구성에서는 콩류·렌틸콩·견과류 등 식물성 단백질원을 포함한 균형 있는 섭취가 심혈관 건강 관리에 적합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아울러 단백질 섭취량뿐 아니라 체중관리, 신체활동, 혈압 등 복합적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단백 식단을 실천하는 성인, 특히 55세 이상은 개인별 건강 상태에 맞는 적정 섭취량을 의료진과 상담해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