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경제신문=서아론 기자] 서울에서 가장 긴 8.2km의 한강을 품은 마포구가, 역사적 수변도시의 정체성을 되찾기 위한 대규모 도시재편 프로젝트를 본격화했다. 이름도 한강의 길이에서 가져온 ‘마포 강변 8.2 프로젝트’는 그동안 도심 성장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한강변을 문화·관광·체육·복지·주거가 어우러진 새로운 도시축으로 재탄생시키는 구의 핵심 전략이다.
지난 17일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프로젝트 청사진을 밝히며 “한강과 도시의 경계를 없애는 ‘바운드리스 마포’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마포는 예로부터 마포나루·양화나루를 중심으로 한강 물류·문화의 중심지였으나, 한강 양안 정비와 제방 건설로 인해 한강은 오히려 마포의 ‘경계’가 되었다. 서울화력발전소·마포유수지 같은 제반 시설은 한강 접근을 제한하는 요인이 돼왔다.
그 사이 홍대·상암·공덕 등 역세권 중심의 내부 도시는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지만, 한강변은 오랫동안 잠재력에 비해 활용도가 낮은 공간으로 남아있었다.
마포구는 여러 차례의 용역과 부서 협의를 통해 “한강으로 도시축을 확장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확보했고, 이번 발표를 통해 한강변을 다시 마포의 중심축으로 회복시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한강 중심으로 새로운 구조를 만드는 마스터플랜
‘마포 강변 8.2 프로젝트’의 중심에는 가고 ‘싶은·걷고 싶은·머물고 싶은 마포’라는 세 가지 플랜이 있다. 이는 한강변의 공간을 단순히 개발하는 차원을 넘어, 주민과 방문객 모두가 일상 속에서 한강을 자연스럽게 경험하고 체류할 수 있는 도시로 재편하겠다는 구의 장기적 방향성을 담고 있다.
첫째, ‘가고 싶은 마포강변’은 한강의 잠재력을 관광·문화·체육·주거와 결합해 매력적인 수변 서점을 만드는 데 집중한다. 이를 위해 마포구는 마포종점 나들목 미디어 쇼 설치, 레드로~한강 연결 개발, 마포유수지 복합 문화체육센터 조성 등 ‘10대 핵심 프로젝트’를 뼈대로 삼았다. 한강을 단지 ‘보는 공간’이 아니라 ‘찾아가고 싶어지는 목적지’로 만들기 위한 전략이다.
둘째, ‘걷고 싶은 마포강변’은 접근성 회복에 초점을 맞춘다. 지금까지 한강은 도로와 제방으로 인해 일상과 단절돼 있었지만, 구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내부 시가지와 한강을 잇는 8개 보행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자연형 경사공원, 개선된 나들목, 지천 산책로 확장, 마포 순환버스 노선 조정 등을 통해 ‘마포 어디에서나 30분 안에 한강에 닿는 도시’라는 구체적 목표를 제시했다.
셋째, ‘머물고 싶은 마포강변’은 한강을 ‘스쳐지나가는 길’이 아닌 머물며 즐기는 체류형 도시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있다. 버스킹, 축제, 예술 콘텐츠, 미디어 파사드 등 문화 요소를 적극 도입해 수변의 공공 공간을 고도화하고, 레드로드·당인리 문화창작발전소·절두산 성지 일대의 특성을 살린 지역 밀착형 콘텐츠도 개발한다.
이와 함께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한 마포 패스(통합 관광·교통권) 등도 검토하며 관광·생활·문화가 맞물린 종합적 체류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여기에 마포구는 3대 목표와 병행해 16개의 주거정비 사업을 추진하며 ‘살고 싶은 마포강변’이라는 추가 비전도 제시했다. 이는 오래된 주거지 정비와 한강변 스카이라인 개선을 통해 수변 도시의 생활 품격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으로, 프로젝트 전체의 완성도를 높이는 핵심축으로 평가된다.
세 가지 목표와 34개 사업으로 구성된 이 마스터플랜은 결국 한강을 중심으로 마포의 도시 구조를 다시 짜는 대전환의 로드맵이다. 구는 이 거대한 계획을 통해 한강이 더 이상 경계가 아닌 삶의 무대가 되는 도시, 누구나 찾아오고 걷고 머물고 싶은 새로운 마포를 완성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도시 정체성 회복 위한 미래 전략
마포구는 수변 도시 전략과 함께 노후 주거지의 정비·재생을 병행해 ‘한강 옆에 사는 삶’의 품격까지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성산시영 재건축, 아현1구역 주택재개발, 망원·합정 모아타운 등 16개 정비사업은 인허가 절차 단축과 행정지원을 통해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한강변 스카이라인 개선, 기반시설 현대화, 생활 인프라 확충 등이 동시에 이뤄지며, 마포의 수변 도시 경쟁력은 한층 더 강화될 전망이다.
박강수 구청장은 “이 사업은 민선 8기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까지 이어질 장기 청사진”이라며 “마포의 문제와 가능성을 가장 잘 아는 만큼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 이허가권 등 제약은 있지만, 마포가 먼저 비전을 제시하고 서울시와 지속적으로 협의하며 추진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포가 그리는 10년 후 도시는 한강이 삶의 축이 되는 도시, 경계 없는 수변 도시다. 한강에서 시작해 레드로드·상암·공덕으로 이어지는 지역 내 성장축은 관광·문화·주거·산업이 균형 있게 순환하는 구조를 갖추게 된다.
이번 ‘강변 8.2 프로젝트’는 단순한 개발계획이 아니라 마포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미래 전략이다. 수백 년 동안 한강과 함께 성장해온 도시 마포가 한강과 다시 연결될 때, 마포는 서울 서북권의 새로운 중심지로 도약할 기반을 갖추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