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6년 서울 도심에서 발생한 총격 테러 사건이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를 통해 재조명되며 충격을 안겼다.
피해망상에 사로잡힌 범인의 치밀한 범행과 사건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 그리고 정신질환 범죄자에 대한 사회 시스템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2016년 10월 19일 저녁, 서울 강북구 번동에서 헬멧과 방탄조끼를 착용한 남성이 신발 가게 주인을 향해 사제 총기를 발사하고 망치로 무참히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유동 인구가 많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범인은 아무렇지 않게 현장을 떠났고, 이를 목격한 시민 이 씨와 김 씨가 그의 뒤를 쫓으며 경찰에 신고했다.
범인은 도주 중 전자 발찌를 훼손하며 동선을 숨기려 했고, 오패산 터널 인근 화단에 몸을 숨겼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접근하자 범인은 다시 총격을 가했고, 이 과정에서 김창호 경위가 총에 맞아 순직했다.
이후 형사기동대가 도착해 대치 상황이 벌어졌고, 시민들의 도움과 경찰의 대응 사격 끝에 범인 성병대(당시 46세)는 제압됐다.
조사 결과 범인 성 씨는 과거 성범죄 등으로 전과 7범이었으며, 출소 후 경제적 궁핍과 함께 경찰이 자신에게 누명을 씌우고 살해하려 한다는 심각한 피해망상에 시달려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수개월에 걸쳐 살상 능력이 있는 사제 총기 17정과 칼, 사제 폭탄 등을 직접 제작하고 방탄조끼까지 준비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다.

성 씨는 재판 과정에서도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고 모든 것이 조작되었다고 주장했으나, 심리 분석 결과 인지 기능에 문제가 없고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하고 실행할 능력이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 전원 유죄 평결을 내렸고, 1심과 2심, 대법원 모두 무기징역을 선고하며 형이 확정되었다.
이번 사건을 통해 정신질환 범죄자에 대한 사회 시스템의 허점이 드러났다. 성 씨는 사건 전 4차례 조현병 진단을 받았지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고, 수감 중에도 본인이 거부하면 강제 치료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전문가들은 교정기관 내 정신과 전문의 부족과 출소 후 치료 연계 시스템 부재를 지적하며, 정신질환 수용자 치료 관리 및 사회 연계 시스템 구축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최근 몇 년간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테러 사건 범인들이 대부분 스스로 정신 질환 치료를 중단한 인물들이었다는 점은 이러한 시스템 개선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