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붉은 고기나 가공육의 일부를 콩류와 채소, 과일 등 식물성 식품으로 대체하면 심혈관 질환 위험이 감소할 수 있다는 국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유럽 역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Epidemiology)에 게재된 이번 연구는 핀란드 성인 4만2천868명을 대상으로 평균 12.7년간 진행된 장기 추적 연구다. 연구팀은 주당 붉은 고기 100g 또는 가공육 50g을 식물성 식품으로 부분적으로 대체했을 때의 심혈관 질환 발생 여부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채소를 가장 많이 섭취한 그룹은 심혈관 질환 위험이 15% 감소했다. 다만 콩류, 과일, 통곡물 등 다른 식물성 식품의 개별 섭취로는 유의미한 위험 감소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남성의 경우 가공육을 채소나 식물성 식품 혼합으로 대체할 때 심혈관 질환 위험이 작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반면 여성의 경우 붉은 고기를 콩류로 대체했을 때 오히려 심혈관 질환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현상에 대해 핀란드 여성의 콩류 소비량이 워낙 적기 때문일 가능성을 제기하며,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추적 관찰 기간을 단축해 최근의 식습관 변화를 반영한 분석에서는, 남성은 가공육을 콩류 또는 채소로, 여성은 붉은 고기를 과일이나 식물성 식품 혼합으로 대체할 경우 모두 심혈관 질환 위험이 뚜렷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핀란드 내 식물성 식품 섭취 증가 추세가 심혈관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연구를 이끈 국제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개인 차원에서는 효과가 크지 않아 보이더라도 인구 전체로 보면 공중 보건상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작은 변화만으로도 심장 건강과 같은 만성 질환 예방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으므로 식물성 식단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구팀은 자기 보고 방식의 식단 평가로 인한 오류 가능성과 시간이 지남에 따른 식습관 변화가 반영되지 않은 점을 연구의 한계로 지적하며, 후속 연구에서 이러한 부분이 보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