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박연준 기자) 2023시즌 KIA 타이거즈에서 극적인 부활을 이룬 서건창(35)이 FA 자격을 처음 행사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보상선수 부담이 없는 C등급임에도 불구하고 그를 적극적으로 영입하려는 구단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서건창은 광주제일고를 졸업하고 2008년 LG 트윈스에 육성선수로 입단했지만 단 한 타석만 소화한 채 방출됐다. 이후 군 복무를 마치고 2012년 입단 테스트를 통해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으며 재기에 성공했다.
특히 2014년은 서건창의 커리어 정점이었다. 128경기에서 타율 0.370, 201안타, 7홈런, 67타점, 48도루, OPS 0.985를 기록하며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안타 기록을 세웠고, 정규시즌 MVP와 2루수 골든글러브를 동시 수상했다.
하지만 2016년 이후 그의 타격은 점차 내리막길을 걸었다. 2020년에는 3할 타율이 무너졌고, 2021년 LG 트윈스로 트레이드된 후에도 반등하지 못하며 FA 재수를 택했다. 그러나 2022년과 2023년에도 타율이 각각 0.224, 0.200에 그치며 부진을 이어갔고, 결국 시즌 후 LG에 방출을 요청하며 팀을 떠났다.
이때 고향 팀 KIA 타이거즈가 손을 내밀었다. 서건창은 2024시즌 KIA에서 9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0(203타수 63안타), 1홈런, 26타점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그는 KIA의 통합 우승에 기여하며 생애 첫 우승 반지도 손에 넣었다.
부활에 성공했지만 서건창의 가치는 예전만 못했다. 내년이면 만 36세가 되는 그의 나이와 제한적인 수비 포지션(1루수, 2루수)은 주요 구단의 관심을 끌기에 부족했다. 타격의 정교함을 회복했지만, 장타력 부족과 기동력 약화도 약점으로 지적됐다.
원소속팀 KIA에 잔류할 가능성이 커 보였으나, 또 다른 난관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KIA가 외국인 내야수 패트릭 위즈덤을 영입하면서 서건창의 입지가 더 좁아질 전망이다. 위즈덤은 미국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에서 3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파워히터로, 주로 3루수와 1루수로 뛰었다. KIA에서는 1루수로 기용될 가능성이 커 서건창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와 함께 KIA에는 이우성, 변우혁 등 1루 자원이 이미 포진해 있어 서건창의 출전 기회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FA 자격을 세 번이나 미뤘던 서건창은 이번에야말로 FA 시장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그는 부활을 증명했음에도 나이와 포지션 제한, 그리고 시장 내 냉정한 평가 속에서 새로운 계약을 얻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