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이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하는 가운데 현대홈쇼핑 정교선 대표이사 부회장이 14년 만에 대표이사 회장으로 승진한다. 다만 그룹 부회장직은 유지하며 맏형인 정지선 회장과 함께 형제경영은 이어간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승진 29명, 전보 31명 등 총 60명에 대한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고 31일 밝혔다.
정 부회장은 2009년부터 현대홈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아오다 2012년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번에 현대홈쇼핑 회장으로 승진하게 됐지만 그룹 부회장직도 유지하기에 맏형인 정 회장을 보좌하며 그룹 경영 전반을 계속 이끌게 된다.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은 정몽근 명예회장의 장남과 차남이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현대백화점그룹 단일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를 중심으로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은 그룹 공동경영을 이어가 책임경영을 강화할 전망이다.
다만 정 부회장이 현대홈쇼핑 회장으로 승진하며 수장직에 오르게 된 배경에는 한때 캐시카우로 불리던 홈쇼핑의 업황 악화와 무관치 않다. 국내 홈쇼핑 시장이 악화일로인 가운데 현대홈쇼핑의 성장 둔화도 지속돼 기존 사업의 역량 강화와 신성장동력 확보가 중요해진 상황이다.
이에 2009년부터 16년간 현대홈쇼핑 대표이사를 맡아온 정 부회장이 신성장동력 확보 및 장기 전략에 집중한 강력한 리더십을 이어가는 동시에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한광영 전문 경영인은 중·단기적 사업 전략에 대한 계획 및 추진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도 현대백화점은 이번 인사에서 더현대 서울 출점을 주도한 김창섭 영업본부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ICT전문기업인 현대퓨처넷 김성일 대표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헬스케어 사업 확장에 성과를 거둔 현대바이오랜드 이희준 대표 역시 부사장으로 올랐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이번 정기 임원 인사의 핵심 키워드는 안정 기조 속 미래 성장을 위한 변화 추구”라며 “지난해 주력 계열사 대표들이 교체된 만큼 올해는 국내외 불확실한 경제상황을 감안해 주요 계열사 대표들을 전원 유임시켜 불황 속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중장기 사업전략 구상 및 혁신에 매진토록 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각 계열사 상황에 맞춰 일부 필요한 경우 대표이사 교체를 통한 새로운 경영 체제로의 변화를 추구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 기반을 공고히 해 나갈 계획”이라며 “경영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전문성과 업무 추진력,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미래 지향형 인재를 신규 임원으로 선임함으로써 그룹의 지속 성장에 필요한 변화와 혁신을 리드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달님 기자 pmoon55@tleav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