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 14일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와 계약했다. 디아즈는 연봉 5만, 옵션 2만, 이적료 10만 등 총액 17만 달러의 조건에 사인했다”라고 전했다.
디아즈는 1996년생 만 28세의 도미니카 출신으로 키 188cm, 몸무게 105kg의 체격조건을 갖춘 좌투좌타 1루수다. 2013년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하며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2020년 마이애미 말린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 데뷔 3시즌 동안 112경기 타율 0.181 58안타 13홈런 27타점 30득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멕시코 프로야구리그 캄페체, 멕시코시티 팀에서 뛰며 75경기 타율 0.376 101안타 19홈런 77타점 52득점 OPS(장타율+출루율) 1.099라는 타격 지표를 기록하며 소속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었다.
디아즈는 올 시즌 삼성의 세 번째 외국인 타자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함께 했던 호세 피렐라와 재계약을 포기하고 2023시즌 일본프로야구 15홈런을 기록한 데이비드 맥키넌과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
맥키넌은 시즌 초반 4할에 육박하는 타율로 맹활약을 펼쳤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6월 타율은 0.209에 불과했다. 무엇보다 기대하는 장타가 터지지 않았다. 전반기 홈런 개수가 4개였다. 72경기 타율 0.294 80안타 4홈런 36타점 28득점이라는 다소 평범한 기록을 남기고 삼성에서 방출됐다.
그리고 삼성이 데려온 선수는 루벤 카데나스. 연봉 32.7만, 옵션 10만, 이적료 5만 등 총액 47.7만 달러의 조건에 삼성과 사인했다. 삼성 오기 전까지 투고타저의 트리플A 인터내셔널 리그에서 홈런 2위, 타점 6위 등 타격 부문 상위권에 랭크되어있다. 올해 75경기에 출전해 289타수 80안타 56타점 20홈런 OPS 0.895를 기록 중이었다.
기대대로 카데나스는 데뷔전부터 2루타를 때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7월 20일과 21일 대구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시원한 홈런쇼를 펼쳤다. 20일에는 비거리 140m에 달하는 대형 홈런을, 21일에는 롯데 마무리 김원중을 상대로 역전 끝내기 투런홈런으로 삼성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그러나 7월 26일 대구 KT 위즈전에서 허리 통증을 호소한 이후 카데나스는 삼성 팬들의 기억에 복덩이가 아닌 먹튀로 자리 잡아가기 시작했다. 검진 결과에서 아무런 이상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통증을 느끼고 있다고 말해,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그가 호전되길 기다리며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던 삼성으로서도 답답했다.
그리고 8월 6일 대구 한화 이글스전에서 대타로 나와 삼진으로 물러난 것은 물론 9회초 수비에서 안일한 산책 수비로 2루타 장타를 허용하면서 삼성 벤치는 물론 팬들을 실망시켰다. 바로 교체됐고, 다음 날인 8월 7일 2군으로 내려갔다.
삼성은 빠르게 대체 외인 레이더망을 돌렸다. 가을야구 그 이상을 바라보는 삼성으로서는 8월 15일까지 모든 취업 비자 등을 마무리해야 했다. 만약 15일을 넘기면 영입을 한다고 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포스트시즌에서 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은 빠른 일 처리를 통해 디아즈를 영입했다. 멕시코 영사관에서 비자 발급을 마무리한 후 13일 한국행 비행기에 올라, 14일 새벽 대구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마쳤다. 등록 마감일 하루 전에 오피셜을 내는 데 성공했다.
삼성이 앞선 두 명의 외국인 타자에 투자한 금액은 147.7만 달러. 20억이 넘는다. 결국 그 누구도 시즌 마지막을 함께 하지 못했으니 실패한 투자가 되어 버렸다.
삼성은 카데나스가 빠진 후에도 흔들리지 않고 착실하게 순위 싸움을 이어왔다. 디아즈의 오피셜이 나오기 전까지 최근 10경기 7승 3패였다.
무엇보다 홈런 1위 팀이다. 14일 경기 전까지 134홈런. 김영웅이 24홈런, 구자욱과 이성규가 20홈런, 강민호가 16홈런, 박병호와 이재현이 12홈런으로 무려 6명이 두 자릿수 홈런을 때리고 있다.
디아즈는 삼성의 마지막 퍼즐이 될 수 있을까.
삼성은 “디아즈 선수는 라이온즈파크에서 필요한 일발 장타력뿐만 아니라 1루 수비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팀에 헌신적인 태도와 열정을 가진 선수로 KBO리그에 빠르게 적응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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