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세금 환급 플랫폼, 부양가족 중복공제 묵인 논란

[ 더리브스 ] / 기사승인 : 2024-08-02 13:00:12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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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현지 기자]
[그래픽=김현지 기자]




삼쩜삼 등 세금 환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 매출 증대를 위해 고객에게 부양가족 중복공제에 대한 경고를 제대로 하지 않고 사실상 묵인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일 세무공무원인 제보자 A씨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플랫폼 업체들은 매출 증대를 위해 과다공제 신고를 대량으로 하고 있다”며 “인적공제를 이중삼중으로 받아 부당환급금을 신청하는 사례가 상당수이며 플랫폼은 이를 이용자 귀책으로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과다 환급에 부양가족 중복공제 묵인





수년 새 프리랜서 등 직업군이 다양해지면서 손쉽게 세금업무 처리가 가능한 세무플랫폼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 대표적인 세무플랫폼으로는 삼쩜삼, 토스 세이브잇 등이 있다.



세무플랫폼은 기존 국세청 신고보다 접근성과 편리성 면에서 앞선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A씨는 지난 5월 세무플랫폼을 둘러싼 허위·과장광고 논란의 연장선상에서 과다 환급과 인적공제 중복 신청 등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A씨는 더리브스 질의에 “인적공제는 합법적인 절세방법으로 세금 환급을 위해 (보통) 소득이 높은 사람이 하는데 (종합소득세 기간에 전산상 가족 중) 누가 이미 공제를 받았는지 필터링할 수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는 “(문제는) 플랫폼들은 광고를 통해 직접신고가 어려운 것처럼 어플로 환급신고를 유도하면서도 중복공제에 대한 경고는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며 “환급액이 많을수록 매출금액이 올라가니까 사실상 묵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쩜삼 등 플랫폼 입장은?






삼쩜삼, 토스 세이브잇에서 환급금 신청시 보이는 부양가족 기준 안내글. [사진=각사 제공]
삼쩜삼, 토스 세이브잇에서 환급금 신청시 보이는 부양가족 기준 안내글. [사진=각사 제공]




세무플랫폼들은 부양가족 공제 기준을 분명히 안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삼쩜삼은 부양가족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 5월 1일부터 해당 안내 문구를 환급 신청절차 중 안내해왔다고 답했다. 토스 세이브잇도 종합소득세 신고 기한 전인 지난 4월부터 중복공제와 관련한 경고 메시지를 상단에 띄웠다고 설명했다.



삼쩜삼 관계자는 묵인 논란과 관련한 더리브스 질의에 “그건 아니다”라며 “삼쩜삼의 기본적인 가치는 고객들이 세금환급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최대한 제공하는 것”이라며 “합법적인 범위 안에서 인적공제를 추가해 환급 범위를 키운 것“이라고 말했다.



부양가족 공제 안내에 대해서는 이 관계자는 “중복으로 공제 신청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 삼쩜삼에서도 빠르게 해소하려고 보고 있다”며 “어플로 환급금을 신청하는 플로우 과정에서 부양가족의 기준이 안내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쩜삼에서 가족공제를 처음 시행하다 보니 오류도 있고 고객들도 모르고 신고를 못하는 경우가 있어 문제가 된 것 같다”며 “삼쩜삼을 통해 신고했는데 삼쩜삼의 과실이 확인되면 이용료 환불과 전액 대납을 해드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업계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플랫폼이 등장함으로 환급 신청량이 증가한 건 맞을 것”이라며 “그렇다 보니 (중복 신청)양이 늘지 않았을까 연결해서 생각할 수 있지만 플랫폼들은 어떻게 하면 신고를 잘할 수 있는지를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처음부터 (세금) 신고가 잘못된 분들이 꽤 있었던 게 플랫폼들이 등장하게 된 하나의 배경”이라며 “아마 비중을 따지면 신고를 잘못하는 경우는 더 줄었을 거라고 생각된다”고 언급했다. 또한 “세무에 대한 투명성은 강화되고 있다고 본다”고도 덧붙였다.





A씨 “중복신청 경고, 삼쩜삼에선 없었다”





세무플랫폼이 지난 5월 인적공제를 중복으로 신청하지 않도록 안내했다는 주장이지만 여전히 논란의 여지는 있다. 세무플랫폼이 밝힌 입장에 대해 일부는 맞지 않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올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기간에) 삼쩜삼과 토스 세이브잇 어플을 사용했는데 부양가족 공제에 대한 팝업은 세이브잇만 떴고 삼쩜삼에서는 확인이 안 됐다”며 “세이브잇에서는 사이렌 표시와 ‘(공제 신청을) 잘못하면 고지가 나갈 수 있으니 생각을 잘하라’는 내용이 있어서 필터링이 됐는데 삼쩜삼에서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님 두분 다 장애인이 아님에도 방금 전 (삼쩜삼 어플로) 장애인 공제 항목을 체크해 보니 (문제없이) 다음 화면으로 넘어갔다”며 “최근에는 삼쩜삼이 고시원·헬스장 못 받은 돈 찾아주기, 보험료 등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데 그 서비스 팝업에서도 ‘확인’ 버튼을 누르면 내용이 다 넘어가게 돼있었다”며 의도가 묵인돼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세무플랫폼으로 인해 중복공제 문제가 점차 확대되면 납세자들의 인적공제의 자유를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A씨는 “(인적공제 중복입력을 막을 수 없는 건) 국세청 홈페이지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추후 세무플랫폼에 대한 문제로 인적공제를 제한하는 개정안이 나오게 된다면 결국 납세자 손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민 기자 hjm@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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