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손흥민·호날두와 갈등…늦은 전성기 원동력?

[ MK스포츠 축구 ] / 기사승인 : 2024-04-14 08:00:36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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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알불라이히(35)는 2019~2023년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 국내파 수비수로 장현수(33)와 100경기 8296분 동안 센터백 듀오로 함께 뛰어 대한민국에도 어느 정도 친숙하다.

알힐랄은 장현수-알리 알불라이히의 안정적인 후방을 바탕으로 ▲2020~2022 사우디아라비아 1부리그 ▲2020·2023 사우디아라비아축구협회 컵대회 ▲2021 사우디아라비아 슈퍼컵 ▲2019·2021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알힐랄 중앙수비 리더는 알리 알불라이히가 아닌 장현수였다. 장현수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올스타 선정 등으로 국제적인 실력을 인정받는 동안 알불라이히가 개인적인 영예를 얻지 못한 이유다.



장현수는 2023-24시즌 알가라파(카타르)로 떠났다. 알리 알불라이히는 올해 2월 막을 내린 제18회 AFC 아시안컵 베스트11 선정으로 축구선수 데뷔 후 가장 큰 영광을 누렸다.

알힐랄 경력뿐 아니라 세계랭킹 53위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대표로 ▲2018년 제21회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2019년 제17회 AFC 아시안컵 같은 메이저대회에 이미 참가한 알리 알불라이히다.

30대 중반에 뒤늦게 맞이한 전성기에는 ‘마음을 독하게 먹은 듯한’ 알리 알불라이히의 달라진 태도가 있었다. 2022년 제22회 FIFA 카타르월드컵부터 이러한 변화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카타르월드컵 32강 C조 1차전에서 당시 세계랭킹 3위 아르헨티나를 2-1로 이겨 글로벌 축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알리 알불라이히는 끊임없는 신경전으로 상대 간판스타 리오넬 메시(37)를 곤란하게 만들었다.

한국에서 알리 알불라이히가 ‘장현수의 동료’가 아닌 ‘꼴보기 싫은 밉상’으로 이미지가 바뀐 것은 제18회 아시안컵 16강전부터다. 알불라이히는 손흥민(32·토트넘) 황희찬(28·울버햄튼) 등 유럽축구연맹(UEFA) 랭킹 1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하는 스타들을 견제했다.

손흥민은 머리채가 잡혔고, 황희찬은 목이 졸렸다. 사우디아라비아는 1-1 무승부 후 승부차기 2-4로 준준결승 진출이 무산됐지만, 한국 EPL 선수들을 공격포인트 없이 막은 알리 알불라이히는 제 몫을 충분히 다했다.



16강에서 탈락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아시안컵 베스트11로 뽑힌 것은 알리 알불라이히가 유일하다. 임무를 위해서는 얄미운 짓도 마다하지 않는 알불라이히 수비력을 아시아축구연맹도 높이 평가했다는 얘기다.

공격수를 열받게 하는 디펜스 노하우가 쌓인 알리 알불라이히는 4월9일 2023-24 사우디아라비아 슈퍼컵 4강 알나스르전을 통해 다시 한번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리오넬 메시 다음가는 월드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9·포르투갈)가 폭력을 행사하여 퇴장당하도록 유도했다.



알나스르는 10명으로 뛰면서도 13분 만에 만회골을 넣었다. 알힐랄이 2-1로 이겨 사우디아라비아 슈퍼컵 결승에 진출하는 데 있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레드카드를 받게 한 알리 알불라이히의 공이 작지 않다.

알리 알불라이히는 182㎝로 센터백 기준 크지 않은 신장이다. 35살에야 황금기가 찾아온 이 남자가 다음에 신경을 예민하게 만들 축구 스타는 또 누구일지 궁금해진다.

강대호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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