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고민했던 기성용, 여전히 '핵심'인 이유

[ MK스포츠 축구 ] / 기사승인 : 2024-04-06 07:35:01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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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35·FC 서울)은 2023시즌을 마치고 FC 서울과의 계약이 끝났다. 기성용은 은퇴를 고민했다.

서울은 기성용이 팀에 복귀한 2020시즌부터 4시즌 연속 파이널 B에 머물렀다. 기성용은 큰 책임을 느꼈다. 2022시즌 중반 주장 완장을 내려놓은 것도 같은 이유였다. 기성용은 “팀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후회 없이 유니폼을 벗을 것”이란 말을 자주 했다.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마친 뒤 국가대표팀을 떠날 때도 그랬다.

서울은 기성용을 떠나보낼 생각이 없었다. 기성용은 여전히 K리그 정상급 미드필더이자 팀 핵심 중의 핵심이었기 때문이다.







서울 공격수 조영욱은 “(기)성용이 형과 생활하는 것만으로 배우는 게 한둘이 아니”라며 “성용이 형은 훈련 준비 과정부터 경기에 임하는 자세까지 확실히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성용의 형의 한 주는 실전에서 최고의 경기력을 보이는 데 맞춰진다. 후배들이 어려워하는 게 있다면 이야기를 들어주고 해결책을 찾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후배들이 믿고 따를 수밖에 없는 선배”라고 했다.

기성용은 서울만의 레전드가 아니다. 기성용은 한국 축구의 살아 있는 전설이기도 하다.

기성용은 세 차례 월드컵(2010·2014·2018)에 출전했다. 기성용은 2008년부터 2019년까지 A매치 110경기에 출전해 10골을 기록했다. U-23 대표팀 시절이었던 2012 런던 올림픽에선 한국 축구 최초 올림픽 메달 획득에 앞장섰다.

기성용은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도 인정받은 미드필더다. 기성용은 2009년 12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유럽 무대에 몸담았다.

기성용은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 명문 셀틱 FC를 시작으로 스완지 시티, 선덜랜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이상 잉글랜드), 레알 마요르카(스페인) 등을 거쳤다. 기성용은 세계 최고의 리그로 손꼽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만 187경기에 출전해 15골 9도움을 기록했다. 아시아에서 기성용보다 EPL 출전 경기 수가 많은 건 손흥민뿐이다.

2019년 4월 21일엔 차범근, 박지성, 손흥민에 이어 유럽 리그 통산 300경기 출전 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기성용이 축구계 예상보다 일찍 한국 복귀를 결정한 이유는 명확했다. 힘이 조금이라도 더 남아 있을 때 서울과 K리그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런 기성용이 2023시즌 후 은퇴를 고민했다. 기성용에겐 다시 한 번 축구화 끈을 조일 강력한 동기부여가 필요했다.

기성용의 은퇴는 시기상조(時機尙早)라고 판단한 서울이 나섰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김기동 감독이 기성용에게 전활 걸어 “함께 하자”는 진심 어린 의사를 전했다.

기성용은 고심 끝 서울과의 재계약에 서명했다. 기성용은 2월 4일 일본 가고시마에서 시작된 서울의 2차 동계전지훈련부터 팀과 함께했다.

이전까지 휴식만 취했던 건 아니다. 기성용은 호주에서 굵은 땀방울을 아끼지 않았다.

기성용은 “호주에서 훈련을 정말 많이 했다”며 “호주에서 죽을 정도로 훈련했다”고 말했다.

“올 시즌엔 꼭 파이널 A에 들어야 한다. 4시즌 연속 파이널 B에 머물렀다. 후회를 남긴 채 시즌을 마치길 반복했다. 올 시즌을 마친 뒤엔 ‘후회 없이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을 하고 싶다. 감독님이 편하게 잘 대해 주신다. 선수들도 잘 따라준다. 팀 주장으로 감사한 마음이다.” 기성용의 얘기다.





기성용은 올 시즌 서울이 치른 5경기 모두 나섰다.

기성용은 3월 16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에서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서울은 이날 기성용의 득점에 힘입어 올 시즌 첫 승리를 알렸다. 4월 3일 김천상무전에선 날렵한 침투에 이은 낮고 빠른 크로스로 도움을 기록했다. 기성용은 이날 서울의 5-1 승리에 이바지했다.

기성용은 김천전을 마친 뒤 “선수들에게 ‘일관성 있게 플레이해야 한다’는 얘길 했다”면서 “꾸준한 경기력으로 승점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동료들이 4골 차 승리로 교만함이 아닌 자신감을 더했으면 한다. 새로 합류한 선수들이 팀에 잘 녹아들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도 한국 문화에 잘 적응한다. 그러다 보니 주장으로 크게 힘든 게 없다. 나는 운동장에서 더 땀 흘리고 좋은 경기력을 보이면 된다. 팬들께서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더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겠다.” 기성용의 얘기다.

서울은 4월 7일 DGB 대구은행파크에서 2024시즌 K리그1 6라운드 대구 FC와의 대결을 벌인다. 서울은 대구 원정에서 올 시즌 첫 연승에 도전한다. 그 중심엔 서울 중원을 변함없이 책임질 기성용이 있다.

상암(서울)=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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