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데일리 조남준 기자] REC 가격 변동성과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고, 재생에너지 보급 방식을 정부 주도의 계약시장 체계로 전환하려는 입법이 추진된다. 공급인증서(REC) 가격 급등으로 기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전기요금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재생에너지 보급을 보다 체계적이고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정호 의원(더불어민주당, 경남 김해시을)은 8일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 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는 대규모 발전사업자에게 발전량의 일정 비율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의무를 부여해 보급 확대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최근 재생에너지 보급 환경 변화와 맞물려 REC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제도의 안정적 운영에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특히 발전사들이 자체 설비 투자보다는 REC 외부 구매에 의존하는 구조가 고착화된 데다, RE100(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려는 글로벌 기업) 수요와의 경합, 공급 불균형이 겹치면서 현물시장 REC 가격이 급등했다. 이로 인해 기업의 전력 조달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장기적으로는 그 부담이 가계 전기요금으로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개정안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 중심의 재생에너지 계약시장 제도 도입을 핵심으로 한다. 발전사업자와 공공기관 등에 재생에너지 보급목표를 설정·관리하도록 하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발전설비를 보유한 자에게는 재생에너지 보급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아울러 보급의무 대상자가 재생에너지 보급목표 및 보급의무를 기준금액 납부 또는 면제 방식으로 대체 이행할 수 있도록 해, 시장 여건에 따라 보다 유연한 제도 운영이 가능하도록 했다. 관련 조항은 제10조, 제12조의5 및 제12조의14부터 제12조의21까지 신설된다.
김정호 의원은 “이번 법 개정을 통해 재생에너지 보급을 보다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탄소중립 이행 목표 달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에는 대표발의자인 김정호 의원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윤후덕·이연희·이성윤·전진숙·박정·박해철·허종식·이수진·임미애 의원, 조국혁신당 서왕진 의원, 무소속 최혁진 의원 등 총 12명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안을 재생에너지 보급 정책의 ‘관리 방식 전환’으로 평가한다. RPS가 시장 자율성을 바탕으로 보급 확대에 기여했지만, REC 가격 급등과 수급 불균형이 반복되면서 투자 신호 왜곡과 전력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을 키워 왔다는 것이다.
에너지정책 전문가는 “REC 현물시장 중심 구조에서는 장기 설비 투자보다 단기 구매가 늘어 가격 변동성이 확대된다”며 “정부가 보급목표를 사전에 설정하고 계약 기반으로 물량과 가격을 관리할 경우 투자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RE100 기업 수요와 RPS 의무 수요의 경합 역시 가격 상승 요인으로 지목되며, 계약시장 도입 시 정책 의무 수요와 민간 자발적 수요를 분리·관리해 기업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정부 개입 확대에 따른 우려도 적지 않다. 기준금액 산정과 보급목표 설정이 경직될 경우 시장 기능을 제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계약시장 도입의 성패가 기준의 투명성, 목표의 합리성, 시장과의 정합성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은다.
결국 이번 개정안은 재생에너지 보급 정책을 ‘양적 확대’에서 ‘안정적 관리 단계’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실효성은 향후 하위법령과 운영 설계에 달렸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