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개 점검에서 ‘공개 이행’으로

[ 환경일보 ] / 기사승인 : 2026-01-15 08:40:00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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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일보] 기후재난은 눈앞에 닥친 현실이다. 홍수와 가뭄은 빈도의 문제가 아닌 삶의 전제가 됐고, 자원순환과 탄소중립은 산업·지역의 생존 조건으로 굳어졌다. 요즘 각 부처 업무보고가 생중계로 공개된 것도 정책을 말이 아닌 성과로 검증하겠다는 시대의 요구를 반영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1월 14일 산하 11개 환경 공공기관 업무보고를 공개 점검한 것도 같은 흐름이다. 물관리·배출권·자원순환·국립공원 관리까지 과제를 한자리에 올려놓고 현장 적용성과 한계를 따진 것은 분명 의미가 크다. 공공기관은 실행의 핵심 축이다. 현장에서 정책이 멈추면 안전과 환경의 신뢰도 함께 흔들린다.




기후부 산하 11개 환경 공공기관 업무보고 /사진제공=기후에너지환경부
기후부 산하 11개 환경 공공기관 업무보고 /사진제공=기후에너지환경부




이번 점검에서 수자원공사에는 AI 정수장 고도화, 디지털트윈·위성을 활용한 수자원 관리, 발전댐·저수지 연계 대응 등 ‘물재해 대응체계’를 촘촘히 묻고,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8.5GW 신속 개발과 주민참여형 태양광 확대를 과제로 제시했다. 환경공단에는 배출권거래제의 안정 운영과 국제 탄소무역 규제 대응, 재생원료 사용의무제 이행 관리, 폐배터리 자원순환 체계와 핵심광물 회수 기술을 주문했다. 국립공원공단에는 산불·산사태 대응, 불법 점유시설 정비와 엄정 집행을, 수도권매립지공사에는 직매립 금지 이후의 운영 전환과 매립가스 기반 메탄 감축 확산을 강조했다. 현장에서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가 비교적 선명해졌다.



비전이 선명해질수록 이제는 ‘어떻게 증명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재생에너지나 자원순환도 목표 숫자만 앞세우면 현장은 갈등과 비효율로 흔들리기 쉽다. 성과지표를 ‘얼마나 했나’가 아니라 ‘얼마나 제대로 됐나’로 바꿔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칸막이다. 물관리·에너지·폐기물·생태는 한 덩어리 리스크인데 기관별 목표가 따로 놀면 책임도 성과도 흐려진다. 주민참여형 사업은 이익 공유, 갈등 조정 장치가 갖춰져야 속도가 붙고, 직매립 금지 같은 제도 전환은 시설·재원·인력·지자체 협력이 동시에 돌아가지 않으면 혼선이 커질 수 있다.



다음 단계는 공개 점검에서 공개 이행이다. 기관별로 올해 상반기·연말까지의 핵심 과제를 수치와 일정으로 쪼개 공개하고, 제3자 기술 검증과 성과평가를 정례화해야 한다. 부정부패 근절과 안전·일자리·지역상생을 구호가 아니라 계약·조달·운영 기준에 새겨 넣어야 한다. 공공부문 이동수단 전동화 선언처럼(선박·차량·건설기계 전환) 방향이 잡힌 분야는, 선언 이후의 구매 원칙·인프라·실적 공개로 민간까지 끌어당겨야 한다.



“현장에서 답을 만들라”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국민이 체감하는 안전과 환경의 질이 나아질 때, 기후부와 공공의 산하 기관에 대한 신뢰도 함께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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