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뜨거운 차 안 작은 물건이 부르는 큰 화(禍)

[ 국제뉴스 ] / 기사승인 : 2025-06-09 14:45:16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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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119안전센터 소방위 김동석
작전119안전센터 소방위 김동석

본격적인 여름철, 잠시 주차해 둔 차량 내부의 온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게 상승한다.

잠깐 사이에도 60도를 훌쩍 넘어 80도에 육박하는 찜통으로 변해버리곤 한다. 이러한 고온 환경은 단순히 불쾌감을 주는 것을 넘어 우리 주변의 작은 물건들을 ‘화’(禍)의 씨앗으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매년 여름 현장에서는 차량 내부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사고들을 마주하게 된다. 대시보드 위에 놓아둔 라이터가 폭발하여 차량 유리창이 깨지고 내부가 손상되는가 하면 안경이나 선글라스의 렌즈가 햇빛을 모아 시트에 불을 붙이는 아찔한 상황도 발생하기도 한다.

플라스틱 물병이나 탄산음료 캔 역시 고온에 방치될 경우 내부 압력 상승으로 터지거나 폭발해 차량 내부를 엉망으로 만들 수 있으며 심지어 인체에 유해한 물질을 내뿜기도 한다.

소중한 건강을 위해 차 안에 두신 안약이나 약품류 또한 고온에서는 변질돼 오히려 해를 끼칠 수 있다. 이처럼 우리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물건들이 뜨거운 차 안에서는 예기치 않은 위험으로 돌변할 수 있다.

‘설마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은 소중한 재산과 안전을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에 여름철 안전한 차량 관리를 위해 몇 가지 예방 수칙을 당부드린다. 첫째, 차량에서 내리실 때 라이터, 음료수, 안약, 전자기기, 약품 등은 반드시 챙겨서 하차해야 한다.

둘째, 차량 내부에는 불필요한 물건을 최소화하고 햇볕이 직접 닿는 창가나 대시보드 위에 물건을 올려놓지 말아야 한다. 셋째, 차광막이나 썬팅, 창문 환기 장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차량 내부 온도 상승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

넷째, 차량 내 보관함 역시 고온에서 안전한 공간이 아니다. 밀폐된 공간일수록 온도가 더욱 빠르게 올라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반려동물 등 생명을 절대 차량에 홀로 남겨두지 않는 것이다. 이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소방관으로서 매년 여름 차량 내 폭발이나 화재 현장에 출동할 때마다 예방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낀다. 사고의 규모는 크고 작음을 떠나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잠깐의 방심은 귀중한 재산과 생명을 위협한다.

국민 여러분의 작은 관심과 실천이 우리 모두의 안전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안전한 여름을 위해 함께 노력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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