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HN 윤세호 인턴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여파가 미국 음료 시장에 본격적인 파장을 일으키며, 한국 음료 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펩시콜라의 농축액을 아일랜드에서 제조하는 펩시코가 미국 수입 시 10%의 관세를 적용받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국 내에서 농축액을 조달하는 코카콜라보다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는 분석이다.
콜라 제품은 통상 특수시설에서 생산된 농축액에 물, 탄산, 감미료를 혼합해 완제품으로 제조되는데, 농축액의 원산지에 따라 관세 적용 여부가 갈린다.

펩시코는 수십 년 전부터 낮은 법인세율을 이유로 아일랜드에서 농축액을 생산해 왔다. 그러나 이제 미국으로 이 농축액을 들여오면 10%의 관세가 부과된다.
반면, 코카콜라는 미국 내 애틀랜타 및 푸에르토리코에서 농축액을 주로 생산한다. 아일랜드 생산분도 있으나 이는 해외 수출용으로 주로 사용된다. 이에 따라 같은 회사 제품인 스프라이트 역시 관세 부담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다.
영국의 금융 기업 HSBC의 애널리스트 카를로스 라보이는 아일랜드가 오랫동안 세금 혜택을 누려왔다고 지적하며, "아무도 이번 관세전쟁을 예측하지 못했고, 펩시가 지금 불리한 입장에 처한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알루미늄 캔에 부과되는 25% 관세는 펩시와 코카콜라 모두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코카콜라는 일부 알루미늄을 캐나다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원가 상승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CEO는 지난 2월 "콜라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대안으로 플라스틱 병 비중을 높이거나 미국 내 알루미늄 조달을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코카콜라음료는 오는 5월 1일(이하 국내시간)부터 스프라이트, 환타, 파워에이드, 미닛메이드 등 일부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5.5% 인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주력 제품인 코카콜라는 인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스프라이트 350㎖ 캔은 1천800원에서 1천900원으로, 환타 350㎖ 캔은 1천600원에서 1천700원으로 오른다. 파워에이드 600㎖ 페트는 2천400원으로, 미닛메이드 350㎖ 페트는 2천원으로 각각 100원씩 인상된다.

알루미늄 원자재의 연평균 가격은 지난해 대비 7.4% 상승했고,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20% 가까이 급등해 최근 10개 분기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플라스틱 원료인 페트는 가공비 상승으로 비용이 8% 정도 오를 것으로 예상되며, 여기에 기상 이변으로 인한 작황 부진, 원두 가격 급등, 환율 상승 등도 제조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코카콜라음료 관계자는 "관세 부과와 같은 대외적 변수로 비용 상승이 지속되고 있다"며 "소비자 물가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품목과 인상폭을 신중히 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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