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HN 이건희 인턴기자)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지하터널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붕괴 사고 전날 밤, 이미 터널 천장이 무너진 모습이 CCTV에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2025년 4월 10일 오후 9시 50분을 전후하여 신안산선 지하터널 2개 중 좌측 터널의 아치형 천장이 완전히 붕괴되는 장면이 경찰 조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당초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는 사고 직후 관계기관에 제출한 보고서에 터널을 지탱하는 기둥이 파손된 정도의 사진만 첨부했다.
그러나 경찰이 확보한 CCTV 영상에는 터널 벽체가 밀려 내려가며 지붕이 붕괴하고, 콘크리트와 흙더미가 쏟아지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담겨 있었다.

이로 인해 시공사가 천장 붕괴 사고를 기둥 파손 사고로 축소 보고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수사기관 관계자는 "포스코이앤씨가 기둥 파손 시점으로 보고한 당시 CCTV 영상을 보면 이미 붕괴가 발생한 상태였으며, 누가 보더라도 '절대 안으로 들어가선 안 된다'는 판단이 들 정도로 위험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초 상황보고서상 사고 발생 시간보다 앞서인 10일 오후 9시 30분부터 붕괴의 조짐이 나타났으며, 이후 좌측 터널이 붕괴됐다. 보도된 사진은 CCTV 설치 지점과는 다른 곳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고 직후, 시공사는 현장 근로자 17명에게 대피 명령을 내렸고, 2시간여가 지난 후인 같은 날 오후 11시 58분에 붕괴 우려를 신고했다.
이후 모든 작업이 중단되었고, 11일 오전 3시부터 전문가들의 현장 확인이 시작되었으며, 대책 마련을 위한 관계기관 회의가 진행됐다.

이 사고로 포스코이앤씨 근로자 1명이 사망하고, 하청업체 굴착기 기사 1명이 크게 다쳤다. 실종된 근로자는 125시간 만인 16일에 숨진 채 발견됐다.
사고 발생 17시간 전부터 붕괴의 조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공사가 근로자들을 무리하게 투입한 점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고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며, 포스코이앤씨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그리고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다.
경기남부경찰청 수사전담팀은 "CCTV 영상에 대한 포렌식을 진행하고 있으며, 사고 전후 상황을 면밀히 분석할 계획"이라며 수사가 진행 중임을 밝혔다.
한편, 실종자 수색이 완료됨에 따라 경찰은 구조 작업 투입의 이유로 일시적으로 조사대상에서 제외 되었던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와 감리사, 현장 소장 등 관련 핵심 관계자들의 소환 조사를 시작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