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이 선수를 도닥이니 저 선수가 부진하고, 선수단을 질타하면 다른 곳에서 물이 샌다. 마침내 후벵 아모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감독은 "힘들다"고 토로했다. 본머스전 대패가 그를 더욱 막막하게 만들었다.
맨유는 지난 22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에서 24-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7라운드 홈 경기에서 본머스에 0-3으로 패했다.
맨유는 안방에서 어느 한 팀에 3골 이상을 얻어맞고 패한 적이 드물다. 이 날 맨유가 당한 3점 차 이상의 참패는 1962년 번리에 2-5 패배 이후 62년 만이다.
맨유는 이 경기 패배로 6승4무7패, 승점 22점으로 13위에 머물렀다.
전반 29분만에 딘 하위선에게 선제골을 내준 맨유는 이어 후반 16분에 저스틴 클라위버르트에게 페널티킥 기회까지 내줬고, 후반 18분에 앙투안 세메뇨가 쐐기골을 박으며 완전히 사기가 꺾였다.
영국 매체 'BBC'는 23일 "맨유는 두 번째 시즌 연속으로 본머스에게 홈에서 0-3으로 졌다"며 "이 결과는 맨유가 크리스마스를 13위로 보낼 것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프리미어리그 이전 이후로 이쯤에서 하위권에 있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아모림의 팀을 야유했던 팬들은 티켓 가격이 66파운드(한화 약 12만원)로 인상된데에 더욱 화를 냈다. 때문에 1월 5일 안필드에서 리버풀과의 경기를 앞두고 리버풀 팬들과 연대해 항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날 패배한 것도 충분히 힘이 빠지는 일인데, 기자회견 도중에는 천장에서 물이 새며 취재진 일부가 이탈하는 일도 벌어졌다.
아모림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지금 이 순간 모든게 힘들다"며 "맨유같은 클럽이 홈 구장서 3-0으로 패하는 것은 모두에게 정말 힘든 일이다. 물론 팬들도 실망하고 지쳐있다. 첫 플레이에서 느낄 수 있었는데 안드레 오나나와의 첫 골킥에서 뭘 해야할지 생각하고, 다른 선수들을 밀어내고 모두가 너무 불안해한다"고 말했다.
'BBC'는 "에릭 텐 하흐의 후임자로 부임한 아모림 감독은 짧은 시간 내에 맨유가 경기장에서 더 많은 주도권을 행사하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날 맨유는 볼 점유율 60%를 기록하고도 패배를 면치 못했다.
이어 해당 매체는 "세트피스에서 골만 허용치 않는다면 괜찮을 것"이라며 "이번 달 초 아스날에서 두 번 벌어졌고 홈 경기에서 노팅엄 포레스트를 상대로도 벌어진 일이다. 목요일 토트넘전에서는 손흥민의 코너킥에 무너졌다"고 덧붙였다.
이어 세트피스 코치인 카를로스 페르난데스의 역할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BBC'는 그러면서 "아모림 감독은 카를로스 코치에게 책임이 없다고 말했다"며 "그는 '책임이 카를로스가 아니라 나에게 있다'고 말했다며 우리는 일을 처리하는 방식이 있고, 노력하고 있으며 개선할 것이다. 세트피스때문에 진게 아니라 골을 못 넣어서 진 것"이라며 아모림 감독이 코치를 감쌌다고 전했다.
디아고 달롯은 진영을 바꿨음에도 골에 확신이 없었고, 마즈라위는 왼쪽 윙백으로 옮겨가 뛰었지만 본머스에게 흐름만 넘겼다는 혹평을 받았다. 부진하다고 평가받는 공격수 마커스 래시포드는 벌써 3경기째 엔트리에서 이름이 빠졌다.
현지 팬들은 해당 보도를 접하고 댓글을 통해 "지금 있는 선수들로 아모림이 뭘 어쩌란 말이냐"며 "못하는데 연봉만 높은 애들을 데리고 있으니 문제가 벌어지는 것"이라며 분노를 표했다. 한 팬은 "래시포드같은 패배자는 4시즌 전에 갖다 버려야 했다. 뭔 자신감으로 그 돈을 주고 계약을 했느냐"고 분개했고, 또 다른 팬은 "5시즌 동안 5억 5천만 파운드(한화 약 1조 37억)의 돈을 털었는데 스카우팅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느냐"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한편 맨유는 오는 27일 한국시간으로 오전 2시 30분에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리그 18위 울버햄턴과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치른다.
사진= 연합뉴스, 래시포드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