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코너 시보드가 팀 동료이자 대학 시절 함께 했던 루벤 카데나스를 옹호했다.
코너는 지난 8일 자신의 개인 SNS에 “라이온즈 팬 여러분들. 여러분들은 카데나스의 뒤에 있는 모든 상황을 알지 못합니다. DM과 댓글들을 봤는데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실망스럽고 참담했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코너는 “카데나스는 항상 열심히 하는 선수이고 훌륭한 선수입니다. 응원을 했던 분들에게 푸대접을 받을 수 있는지 실망스럽습니다. 루벤(카데나스)은 훌륭한 인간이고, 그렇게 대접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배려와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누구도 이런 대우를 받아선 안 됩니다”라고 이야기했다.
코너와 카데나스는 캘리포니아 주립대를 함께 다녔으며 서로의 결혼식에도 오고 간 절친한 사이. 카데나스가 데이비드 맥키넌의 대체 외인으로 합류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그 누구보다 반겼던 이가 코너다.
카데나스는 7월 중순 맥키넌을 대신해 삼성에 합류했다. 1997년생 만 27세의 미국 출신으로 키 185cm, 몸무게 83kg의 체격조건을 갖춘 우투우타 외야수인 카데나스는 2024시즌 뛰어난 타격 컨디션으로 투고타저의 트리플A 인터내셔널 리그에서 홈런 2위, 타점 6위 등 타격 부문 상위권에 자리했다. 올해 75경기에 출전해 289타수 80안타 56타점 20홈런 OPS 0.895를 기록 중이었다.
오자마자 삼성의 기대에 충족하는 활약을 펼쳤다. 7월 20일과 21일 대구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일에는 비거리 140m 대형 홈런, 21일에는 장발 마무리 김원중을 상대로 끝내기 투런포를 날렸다. 7월 19일 데뷔전에서도 2루타를 쳤으니 단 세 경기만에 삼성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외국인 타자들은 새로 오면 처음 보는 투수들이고 패스트볼, 변화구 각도 쉽지 않아 항상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런데 김원중의 제일 장점인 포크볼을 공략해 홈런 칠 것이라는 생각을 못했다. 홈런은 아니어도 장타로 좋은 결과를 냈으면 했는데, 최고의 선물을 줬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7월 26일 대구 KT 위즈전부터 카데나스에 악재가 닥쳤다. 1회말 스윙 도중 허리 통증을 느끼면서 경기를 다 마치지 못하고 교체됐다. 병원 검진에서 큰 문제가 없다는 소견을 받았는데 카데나스는 이후 정상적으로 경기를 뛰지 못하고 있다. 7월 30일~8월 1일 잠실 LG 트윈스전, 8월 2일~4일 대구 SSG 랜더스전에 나오지 못했다.
그리고 8월 6일 대구 한화 이글스전에서 복대를 차고 경기를 지켜보던 카데나스는 8회말 1사 1루에서 김현준을 대신해 타석에 섰다. 삼진으로 물러났다. 더 아쉬웠던 건 수비. 9회초 중견수로 나섰는데 김태연의 타구를 안일한 대처로 2루타를 허용했다. 삼성 벤치는 카데나스를 빼고 김헌곤을 투입했다. 누가 봐도 문책성 교체였다. 이때 벤치에서 다독인 유일한 선수가 코너였다. 그리고 다음날 카데나스는 1군에서 제외됐다.
중요한 시기에 외인 타자의 도움 없이 순위 싸움을 펼쳐야 하는 현실에 삼성 팬들은 답답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삼성 구단 측은 태업이 아니라고 하지만, MRI 검진 결과는 문제없는데 자신은 계속 아프다고 하니 답답한 노릇이다.
물론 교체를 할 수 있지만, 외국인 선수 포스트시즌 등록 마감은 15일까지다. 이때 취업 비자 발급까지 모두 완료해야 한다. 아예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시간이 촉박하기만 하다.
코너는 올 시즌 23경기 9승 5패 평균자책 3.75로 1선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카데나스도 7경기 타율 0.333 8안타 2홈런 5타점 2득점을 기록 중이다. 삼성으로서 최상의 시나리오는 카데나스가 빠르게 컨디션을 회복한 후 복귀를 해 코너와 카데나스가 투타에서 최고의 시너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과연 카데나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이정원 MK스포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