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국제뉴스) 김옥빈 기자 = 고신대학교복음병원은 지난 18일 오후, 병원 내 장기려 기념암센터 대강당에서 '성산(聖山) 장기려 박사 서거 30주기 기념 예배 및 기념식'을 거행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대한민국 의료 현대화의 선구자이자, 평생을 소외된 이웃을 위해 헌신하며 '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린 장기려 박사의 삶과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현장에는 장기려기념사업회와 학교법인 고려학원 이사회 임원, 고신대병원 교직원, 고신의대·간호대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해 고인의 숭고한 뜻을 되새겼다.
1부 추모 예배에서는 고신총회 최성은 목사가 '점점 강하여 가니라' 라는 주제로 설교를 맡아, 장기려 박사가 남긴 영적·윤리적 유산이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 사회에 더 큰 울림을 주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진 2부 기념식에서는 최종순 병원장의 추모사를 시작으로 ▷정영호 학교법인 고려학원 이사 ▷손봉호 장기려기념사업회 이사장 ▷김관선 산정현교회 담임목사의 기념사가 이어졌다. 유족 대표로는 장기려 박사의 손자인 장여구 박사가 참석해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또 박형준 부산시장과 곽규택 국회의원(부산 서구·동구, 국민의힘)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부산 의료 발전의 기틀을 닦고 나눔의 가치를 실현한 장 박사의 업적을 기리며, 축하와 격려의 뜻을 보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장기려 박사의 제자이자 '이태석 봉사상' 수상자인 양승봉 박사의 회고가 참석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줬다. 양 박사는 30년 이상 네팔과 베트남 등지에서 의료 봉사에 헌신해 온 인물이다.
양 박사는 "1990년대 네팔 의료선교사로 활동하던 당시, 현지에 의료보험제도를 도입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스승님이 만드신 '청십자 의료보험조합'이었다"며 "장 박사님의 가르침은 국경을 넘어, 척박한 땅에서 인술을 펼치는 데 가장 큰 이정표가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평양 김일성대학교 교수이자 당대 최고의 외과의사였던 장기려 박사는 1951년 1·4 후퇴 당시 부산으로 피란해, 천막 진료소인 '복음병원'을 세우고 가난한 피란민들을 돌보기 시작했다.
그는 1959년 국내 최초로 '대량 간 절제술'에 성공하며 한국 외과학의 새 지평을 열었을 뿐만 아니라, 1968년에는 국내 최초의 사설 의료보험 조직인 '청십자 의료보험조합'을 설립해, 전국민 건강보험 제도의 효시가 됐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79년 아시아의 노벨평화상이라고 평가받는 '라몬 막사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종순 고신대복음병원장은 "장기려 박사님의 서거 30주기를 맞아 그분이 남기신 '가난한 환자를 위한 병원'이라는 설립 이념을 다시금 가슴에 새긴다"며 "앞으로도 우리 병원은 첨단 의료 기술과 따뜻한 인술이 공존하는 병원으로서 박사님의 유지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앞서 장기려 박사가 생전 거주했던 병원 3동 7층 옥탑방 입구에서는 과학기술유공자 기념 현판식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대한민국 과학기술유공자 유장렬 센터장과 이준규 실장, 그리고 장기려기념사업회 임원진들이 참석했다. 유장렬 센터장은 "30주기를 기념해 인술뿐 아니라, 대한민국 간학회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장 박사님의 업적을 영원히 기억하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