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자의 중경삼림] 뿔난 중국, 넥스페리아 사태 장기화 촉각

[ 더리브스 ] / 기사승인 : 2025-11-24 09:44:21 기사원문
  • -
  • +
  • 인쇄

한국과 중국은 1992년 수교 이래 경제 협력 관계를 비약적으로 발전시켜 왔습니다. 특히 2015년 6월 한중 FTA가 체결된 후에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강화됐지요.



이를 토대로 한국에게 중국은 최대 수출국이자 수입국이 됐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중국 경제를 잘 모르거나 이해가 부족해 사업적으로 손해를 보는 경우들을 보게 됩니다.



중국 경제를 알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알면 돈이 되지만 모르면 손해 보는 중국 경제 이야기. 임기자가 쉽고 재밌게 ‘중국 경제 삼켜버림’ 시리즈로 풀어드리겠습니다.





임기자의 중경삼림. [그래픽=황민우 기자]
임기자의 중경삼림. [그래픽=황민우 기자]




글로벌 자동차업계를 긴장하게 만든 넥스페리아(Nexperia) 사태가 일단락됐습니다. 네덜란드 정부가 중국 기업이 소유한 반도체 기업 넥스페리아에 대한 개입을 중단하면서 양국 사이에서 감돌던 긴장감이 한층 완화된 모습입니다.



다만 안도하기에는 이릅니다. 넥스페리아를 둘러싼 갈등에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반도체 공급난이 심화될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네덜란드 정부가 넥스페리아에 대한 개입 중단이 아닌 완전한 철회를 요구하며 사태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넥스페리아 사태, 살펴보니





네덜란드 빈센트 카레만스 경제부 장관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넥스페리아에 대해 내렸던 경영권 장악 조치를 일시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네덜란드 당국은 지난 9월 넥스페리아의 경영권을 박탈하는 행정명령을 내렸습니다.



문제는 넥스페리아가 중국 윙테크테크놀로지가 소유하고 있는 기업이란 점입니다. 윙테크는 지난 2019년 넥스페리아의 지분 전량을 인수했습니다.



네덜란드 당국이 보인 이례적인 행보에 중국 정부는 보복에 나섰습니다. 넥스페리아가 생산하는 자동차용 반도체 중 70%가 중국으로 보내져 재수출되는데 중국이 자국에서 생산되는 넥스페리아 제품에 대한 수출을 금지한 것이죠.



이후 중국 정부는 다시 넥스페리아 칩에 대한 수출 통제를 완화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네덜란드 정부가 지배권을 받은 넥스페리아 본사는 중국 자회사에 공급해 오던 반도체 웨이퍼를 전면 중단하겠다고 결정하자 긴장감은 다시금 고조됐습니다.



넥스페리아는 자동차 반도체 생산 업체로 기초 반도체 장치를 개발 및 생산합니다. 매년 1100억개 이상의 제품을 출하하며 폭스바겐 등 주요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핵심 공급사죠. 이점을 고려하면 넥스페리아발 공급난이 글로벌 자동차업계에 주는 타격은 클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독일 자동차 부품업체 보쉬는 생산량을 조정하는 차원에서 공장 근로시간 단축을 노동당국에 신청했습니다. 일본 자동차 업체 혼다도 차량용 반도체가 부족해 멕시코 공장 생산을 중단했습니다.





중국, 네덜란드 정부가 책임지고 사태 해결해야






[그래픽=황민우 기자]
[그래픽=황민우 기자]




네덜란드가 넥스페리아에 대한 경영권 개입을 중단하기로 했지만 넥스페리아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은 남아 있습니다. 중국 상무부는 네덜란드 정부가 행정명령을 중단이 아닌 취소하는 결정을 내리기까지 건설적인 해결방안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19일 대변인 입장문을 통해 상업법원이 윙테크의 네덜란드 넥스페리아 지배권을 박탈하는 잘못된 판결을 내리도록 네덜란드 경제부가 주도하는 건 문제 해결을 방해하는 핵심 요소라고 지적했습니다.



암스테르담 상업법원은 앞서 중국인인 윙테크 장쉐정 최고경영자(CEO)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장 대표는 지난 2020년부터 넥스페리아 CEO로 취임했습니다.



또한 중국 상무부는 네덜란드 정부와 지난 18일과 19일 베이징에서 넥스페리아 문제에 대해 두 차례 대면 협의를 가졌다고 설명하며 현재 글로벌 반도체 생산 및 공급망 혼란의 근원과 책임이 네덜란드 측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넥스페리아 모회사 윙테크도 네덜란드 법원이 내린 판결은 여전히 효력이 있다고 설명하며 주주들에게 공지를 내렸습니다.



윙테크는 공시를 통해 지난달 10월 7일(네덜란드 시간) 상업법원의 판결은 여전히 효력이 있으며 그 효력은 중단된 장관 명령으로부터 어떠한 영향도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회사는 지난달 13일 공고를 통해 상업법원이 지시한 모든 긴급 조치가 진행 중이며 넥스페리아에 대한 통제권은 여전히 제한된 상태라고 언급했습니다.



넥스페리아 사태가 우리나라 자동차 업계에 끼치는 영향은 아직 제한적입니다. 다만 사태가 길어질 경우 리스크 관리는 필수적이라는 게 자동차업계의 시각입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반도체) 일정 재고를 확보한 상황이라 생산에는 문제가 없다”라면서도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 관리를 위해 지속 모니터링 하고 있다”라고 답했습니다.



임서우 기자 dlatjdn@tleaves.co.kr

  • 글자크기
  • +
  • -
  • 인쇄

포토 뉴스야

랭킹 뉴스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