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1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염경엽 감독의 LG 트윈스를 10-4로 눌렀다.
정규리그에서 78승 2무 64패를 기록,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삼성은 이로써 한국시리즈 진출의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 역대 5전 3선승제로 진행된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은 약 75.8%(25/33)에 달한다.
선발투수 데니 레예스(6.2이닝 4피안타 1피홈런 2사사구 1탈삼진 3실점 1실점)가 역투를 선보인 가운데 타선의 활약 역시 삼성의 주요 승인 중 하나였다. 이날 삼성 타선은 LG 마운드를 맹폭하며 화끈한 공격력을 과시했다.
이러한 삼성 타선의 화력은 비단 이날만의 일이 아니다. 삼성은 올해 정규리그에서 팀 타율 0.269로 10개 구단 중 9위에 그쳤지만, 185홈런으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단 이번 일전을 앞두고는 우려가 있던 것도 사실이었다. 지난 9월 28일 대구 LG전 이후 삼성에 짧지 않은 휴식기가 부여된 까닭이었다. 휴식은 지친 투수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만, 타격감이 좋았던 타자들에게는 다소 감각이 무뎌지는 결과로 돌아올 수도 있었다.
경기 전 만난 박진만 삼성 감독은 “우리가 2주 동안 (쉬면서)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다. 중간에 연습 경기 하긴 했지만 긴장도 부분에서 차이가 있다. 우리의 장점인 장타력을 폭발시키기 위해서는 얼마나 컨디션이 빨리 올라오느냐가 포인트다. 충분히 준비를 잘했다. 경기 감각이 얼마나 빨리 돌아오느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삼성 타자들은 이날 초반부터 LG 마운드를 몰아붙이며 이러한 걱정을 기우로 만들었다. 1회말 윤정빈의 우전 2루타와 구자욱의 2루수 방면 내야 안타로 1사 1, 3루가 연결되자 르윈 디아즈가 중견수 방면 희생플라이를 쏘아올렸다. 3회말에는 김지찬, 윤정빈의 연속 안타에 이어 구자욱의 비거리 130m의 3점포가 나왔다.
4회초 오지환에게 솔로포를 내주긴 했지만, 삼성은 흔들리지 않았다. 4회말 김영웅이 비거리 110m의 우월 솔로 아치를 그렸다. 5회말 1사 후에는 구자욱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디아즈가 비거리 120m의 우월 투런포를 날렸다.
이후 삼성은 7회초 실책과 신민재의 1타점 적시타로 3점을 헌납했으나, 7회말 나온 이재현의 중견수 방면 희생플라이로 분위기를 내주지 않았다. 8회말에는 상대 투수의 연이은 폭투로 두 점을 더 보태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삼성 타선은 이날 14안타 3홈런 10득점을 폭발시키며 LG 투수들을 괴롭혔다. 선발 타자 전원이 안타를 기록했는데, 이는 플레이오프 5번째이자 포스트시즌 18번째 기록이다. 그 중에서도 구자욱(4타수 3안타 1홈런 3타점)과 디아즈(2타수 1안타 1홈런 3타점), 김영웅(3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은 단연 돋보였다. 이 밖에 윤정빈(4타수 3안타), 박병호(4타수 2안타)도 뒤를 든든히 받쳤다.
해당 경기 중계를 맡은 박용택 위원은 “기다리는 팀이 1차전부터 이렇게 뜨거운 공격력을 보이는 것은 해설 4년차인 제 기억에 없다”고 놀라움을 표했다.
[대구=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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