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의 사례] 상상력·창의력 시대 "원작 IP가 중요" 투바앤 임기택 이사

[ 사례뉴스 ] / 기사승인 : 2024-04-11 04:57:33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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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잔의 사례]는 '한 잔의 커피와 함께하는 이기자의 사례별 토크'라는 의미를 담아 사람이 아니라 '사례'에 집중하는 측면에서 다양한 업계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유명 애니메이션 '라바'의 제작사 투바앤 이사이자 수퍼스타 스튜디오 임기택 대표와 투바앤 사옥에서 한 잔의 커피와 함께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임기택 이사와의 대화를 통해 라바의 성공 요인과 그의 새로운 콘텐츠 시장 도전인 수퍼스타 스튜디오를 통한 콘텐츠 산업의 미래와 글로벌화 전략과 깊은 인사이트를 들을 수 있었다.



한편 '라바'는 경기도 시내버스 자체 TV인 G버스 TV와 서울 도시철도공사 등 여러 공공기관에서의 캠페인 캐릭터 활약을 통해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2003년 설립된 투바앤은 라바와 다이노코어 등 다양한 작품을 제작하며, 라바는 190여 개국에서 방영되는 한편 한국 첫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으로도 선보였다.




투바앤 임기택 이사
투바앤 임기택 이사




애니메이션 제작사 투바앤..."라바의 성공기"



이 기자: 경기 시내버스에 모니터가 생긴 후 초기에 라바가 방영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 라바를 알게 된 사람들이 많을 것 같은데, 라바가 성공하기 까지 쉽지 않은 과정들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임 이사: 투바앤도 참 우여곡절이 많은 회사에요. 라바가 처음 탄생한 건 2010년, 2011년도인데 초기엔 투자 받기도 힘들고 애니메이션 방영을 하기 힘들었다고 합니다.



사실 처음엔 방영이 안됐고, 사람들에게 노출하고 보여주면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대표님이 과감하게 경기 G버스에 넣으신 겁니다. 대단하신거죠. 아마 그때 이후 6개월 방영되고 라이선싱 사업이 이뤄졌어요. 투바앤의 흥망성쇠 중 ‘흥’이 그때 이뤄진거죠. 그러면서 2016년도에 중국에서 투자가 이뤄지고 제주도에 신화월드라는 테마파크도 만들어졌어요. 그때 라바라는 IP 저작권을 매각하라는 제안도 받으셨고, 많은 제안이 왔대요. 대표님은 그러시지 않으셨고 다 지키셨어요.



중국을 메인 비즈니스 마켓으로 생각하면서 사업을 진행했었죠. 라바 말고도 '다이노코어'라는 로봇 애니메이션도 인기를 끌고 있었고 매출도 많이 나왔어요. 당시 중국 완구 시장에서 2위를 하고 있던 링동이랑도 계약을 했었는데, 사드로 인한 한한령이 터지면서 현지 방영에 걸림돌이 생겼고, 매출이 2~3년 동안 하락하게 됐어요.



이 타이밍에 넷플릭스, 캐나다 채널사인 와일드브랜드와 계약을 하게 됐습니다. 2015년 경 아프리카 TV가 한창 인기를 얻고 있었고, 유튜브는 아직 수익 전환에 대해 사람들이 몰랐던 때가 있어요. 당시 대기업에서 샌드박스 네트워크 같은 회사에 투자를 대규모로 진행하면서 아프리카 BJ들을 유튜버로 전환시키고 콘텐츠를 창출해내는 그룹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죠.



이 타이밍에 대표님은 콘텐츠를 글로벌로 유통하는 측면을 주목했고,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만들어도 유튜브에 콘텐츠를 유통하는 채널사와 계약을 해서 콘텐츠를 많이 볼 수 있게끔 퍼블리싱 했고, 이로 인해 다시 매출이 회복될 수 있었습니다.









이 기자: 제가 알기론 라바가 한국 첫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라바의 성공 요인 3가지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그리고 넷플릭스가 라바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임 이사 : 쉽고, 언어의 장벽이 없고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다! 여기서 쉽다는 것은 재밌게 쉽다고 생각해요.



라바 시즌 1~3는 넷플릭스가 방영을 위해서 투바앤에서 만든 제품을 구매한 형태에요. 오리지널 콘텐츠인 '라바 아일랜드', '라바 팬던트' , '라바 패밀리'의 경우는 넷플릭스가 직접 투자해서 만든 작품인거죠. 아마 넷플릭스가 연속으로 다섯 작품을 오리지널 작품으로 투자한 애니메이션은 아마 없을 거에요.



넷플릭스는 결국 소비자 기준, 시청자의 타겟팅 자체를 글로벌하게 하기 때문에 누구나 볼 수 있고 넘버벌한 부분에서 라바가 잘 통하기 때문에 선택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채널 구매자 입장에서는 소비자의 선택 요인과 동일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죠.




[출처:투바앤]
[출처:투바앤]




◇ 애니메이션을 너머..."새로운 콘텐츠 시장으로의 도전"



이 기자 : 투바앤 이사 아니라 수퍼스타 스튜디오 대표이시기도 합니다. 따로 창업을 한 이유가 있으실까요? 어떻게 이 두 가지의 역할을 병행하게 되신 건지 궁금합니다.



임 이사 : (투바앤) 대표님께 콘텐츠에 대한 흐름이 이미 드라마나 영화에 있어서 웹툰과 웹소설 기반으로 단계 형태로 정착하고 있는데, 애니메이션도 이 흐름에 들어가야 하고 협업 형태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씀드리면서 기회를 잡고 싶다, 기회가 지나가는 걸 그냥 바라보는게 시간이 아깝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렇게 해서 수퍼스타 스튜디오를 하게 됐어요.



수퍼스타 스튜디오는 공동대표님인 왓더헬 작가님과 함께하고 있어요. 작가님은 칸느에서 프로듀서상을 수상하셨던 분으로 사업 감각도 뛰어나신 분이시고, 아이들을 교육시킬 수 있는 AR기능의 도서를 만드셨습니다.



스튜디오에서 다루고 있는 작품들이 네이버 측에 정식 연재 계약이 확정되면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2023년 12월에 네이버 웹툰 파트너십 체결을 했는데, 신규 법인으로 계약을 했어요. 직계 계약이라는 건 CP사라든가 에이전트사를 통해서 하는게 아니라 직접 파트너사로서 계약을 하는 거여서, 나중에 네이버 시리즈에서 보유하고 있는 웹소설을 구매해서 CP사 역할을 할 수 있거든요. 이로인해 성장할 수 있는 근간을 조금 마련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제공:수퍼스타스튜디오]
[제공:수퍼스타스튜디오]




이 기자 : 기회와 흐름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 콘텐츠 업계도 AI의 등장으로 인해 큰 격동의 시기를 겪게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점점 AI나 로봇에 의해 대체가 많이 될 것 같은데요.



임 이사 : 엔비디아가 5년 후에 사람만큼 생각할 수 있는 AI가 나올 거라고 얘기했어요. 오픈 AI 베이스 '소라'에 대해서도, 이것에 대한 기능과 생산적 내용을 일반 기업이 사용하기 위한 준비가 되어있느냐를 생각해야 해요.



서버라든가 하드웨어, 비용 등에 대한 준비에는 어마어마한 서버의 움직임이 필요하고 결국 그래픽 카드 PC도 어마어마 해야 하고 서버 그리고 이 데이터를 보유하고 끝나는게 아니라 원하는 내용을 뽑아내기 위해서 몇 번을 돌려야 하잖아요. 과연 일반 기업들이 감당할 만한 수준이 언제 되는가, 개발이 된 것이지 상용화가 된 것은 아니거든요. 상용화 시점이 언제냐에 대한 타이밍 싸움인거죠.



엔비디아는 5년 후로 예측하고 있는데, 이 예측이 아닐 수도, 더 빠를 수도 있죠. 결국 이 관점에서 봤을 때, 우리가 지금부터 해야 하는 역할은 무엇인가 했을 때, 유명해질 수 있는 원작 IP를 많이 확보하는게 미래적으로 우리가 지속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의 가치가 아닐까라고 생각 합니다.



그래서 저는 웹툰 회사가 가장 적격이라고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상상에 대한 시작과 그것에 대한 시각화의 첫 단추니까, 가장 저비용인 유명한 IP를 확보하고 있는 거다라는 거죠. 이제 첫 단추를 낸거고 결국 유명해지기 위한 시작점에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환경이 구축되어야 한다. 결국 그게 네이버 플랫폼인 것이고, 사업의 주체로서, 회사로서 직계 계약을 진행해서 브랜드 가치를 가져가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 기자 : 기회를 보고 그 기회를 잡고 싶어서 시작 하셨지만, 직접 사업을 한다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임 이사 : 원래는 공동 대표님과 함께 2015년 쯤 같이 사업을 해보려고 하다가 본업을 지키면서 사업을 시작하려다보니 잘 안됐어요.



저는 LCD TV 만드는 회사에서 첫직장을 시작했는데, 2008년도에 지인 권유로 사업을 처음 시작했던 경험이 있어요. 달인 콘텐츠로 개그맨 김병만이 인기가 많았어서 달인 시리즈에 경제의 달인이라는 것을 만들어서 학습 만화를 만들었는데, 투자도 받고 진행했었지만 잘 안됐죠.



근데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이 너무 재밌더라고요. 그때 글을 뽀로로 작가님께서 글을 써주셨고, 유명 웹툰 작가님이 메인 캐릭터를 맡아주셨다. 약간 엔터테인먼트적인 부분을 넣어서 진행하려고 했는데, 실패했죠.



결국 사업이라는 것은 소비자의 니즈에서 시작해야 하는데, 너무 엔터테인먼트적인 생각만 갖고 했다는 것을 알게 됐고 다시 직장생활을 이벤트 마케팅 대행사에서 하게 됐어요.



이때 제 나름대로 마케팅을 "마켓+ing" 시장 안에서 살아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정의내렸어요. 마켓 ing 하기 위해서 회사가 할 수 있는 비즈니스가 무엇인지 알아야 해요. 마켓에서 우리 회사가 있을 위치가 어딘지, 그리고 우리가 하는 사업이 뭔지를 명확이 정의를 내리고 그 안에서 이 사업이 갖고 있는, 시장이 원하는 구조가 뭔지를 파악해야 하는거죠.



그 다음에 그 구조 안에서 우리도 명확하게 위치를 잡은 상태에서 흐름을 만들어야만 비즈니스가 시작된다는 형태로 제 나름대로의 정의를 내리게 됐어요.



모든 사업을 열정만 갖고 했어서 뭔가 제대로 사업을 할 수 있고 돈을 벌 수 있게 된 것, 사업을 할 수 있고, 기획을 할 수 있게 된 건 30대 중반 부터였던 거 같아요. 결국 실패라는 시간도 있었고, 작은 성공도 있었죠. 결국 경험이 되게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알게 됐고, 그러면서 많이 겸손해지기도 하고 그런 것 같아요.




공동대표 작가, 작업하고 있는 모습 [출처:수퍼스타 스튜디오]
공동대표 작가, 작업하고 있는 모습 [출처:수퍼스타 스튜디오]




이 기자 : 지속적 시장의 기회와 흐름을 파악하면서 사업을 도전하시는 모습이 인상 깊습니다. 대표님으로서 '사업'을 하는 이유, 비즈니스를 하시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임 이사 : 지금 5학년이 되는 딸 아이 한명을 키우고 있어요. 이 아이가 컸을 때 돈을 벌 방법이 많지 않을 것 같아요. 그래서 사실 교육적 측면에서 예체능쪽을 집중하고 있거든요. 주말에는 캠핑이 됐든 뭐가 됐든 많이 같이 돌아다녀요. 결국 경험적 부분을 많이 신경쓰려고 노력하는거죠.



저는 30대 중반 이후 내가 진짜 뭘 하고 싶고, 나의 정체성이 무엇이고, 어떤 것을 했을때 즐겁고 행복하느냐, 성취감을 느끼느냐라는 것을 지금 찾았다고 생각하는데 아이들이 자라나면서 돈도 중요하지만 성취감을 느끼면서 일을 하는 사람은 몇명이나 될까라는 생각도 들게 됐어요. 우리 딸 아이가 즐겁게 자기 성취감을 느끼면서 창의적으로 자라났으면 좋겠어요. 그런 맥락으로 지금 사업 하는 내용은 짧게 나마 그런 환경을 만들어보고 싶어서 하는 것들입니다.



상상을 통해 원작이 만들어졌을때 그게 정말 핵심 가치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상상이라는 부분을 도와줄 도구는 점점 많이 나올 거고 이를 펼칠 수 있는 장터가 마련돼야 하잖아요. 그것에 대한 과정이 제가 하고 있는 사업인 것 같습니다. 상상력 넘치는 좋은 작가들이 많이 모이면 좋지 않을까, 그래서 사업을 해보고 싶고, 그래서 저는 이 사업을 매니지먼트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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