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우리집 왕빠 애경 씨, 어머니에 쏟아내는 원망

[ 국제뉴스 ] / 기사승인 : 2025-06-12 08:04:18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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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우리집 왕빠 / KBS 제공

12일 방송되는 KBS '인간극장'에서는 '우리집 왕빠' 편이 그려진다.

애경 씨의 세무사 사무실은 단순한 일터가 아니다. 첫째 애경 씨와 막내 대권 씨(40)가 세무사로, 둘째 미경 씨(49)와 셋째 은경 씨(46)가 직원으로 일하며 어머니까지 함께, 온 가족이 한솥밥을 먹는 삶의 공간이다. 세무사에게 가장 바쁜 5월에도 이들 가족은 일주일에 한두 번씩 텃밭으로 향한다. 셋째 은경 씨가 직접 키운 모종으로 고추, 가지, 호박 등 다양한 작물을 심고 가꾸는 고된 농사일을 마다하지 않는 데에는 이들 가족의 아픈 과거가 담겨 있다.

제주도에서 가난하게 살았던 애경 씨 가족에게 고향은 늘 결핍의 다른 이름이었다. 남의 밭을 빌려 농사를 지으며 입에 풀칠하기도 빠듯했고, 늘 술에 취해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와 기댈 언덕이 되어주지 못했던 어머니 밑에서 힘든 유년 시절을 보냈다. 특히 아홉 살 무렵 어머니가 집을 나갔던 기억은 맏딸 애경 씨에게 평생의 상처로 남았다. 이러한 불행한 유년 시절 탓인지, 마흔이 넘은 4남매 모두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맏이였던 애경 씨는 동생들이 기댈 수 있는 언덕이 되어주기로 결심했다. 중학생 때부터 경운기를 몰고 농기구를 고쳐가며 가장 역할을 했고, 이 악물고 공부하여 서른 넘어 세무사가 되었다. 가족들을 이끌고 제주도를 떠나 동생들 공부를 시킨 애경 씨를 동생들은 '왕초이자 아빠'라는 뜻으로 '왕빠'라 부르며 깊은 존경과 애정을 표한다.

하지만 무쇠 같던 '왕빠'에게도 시련이 찾아왔다. 4년 전 갑상샘암 수술과 십자인대 파열로 연이어 수술대에 오르며 몸과 마음이 모두 약해졌다. "내 인생은 왜 이럴까" 절망했던 애경 씨를 일으켜 세운 것은 "우리도 다 컸으니 이제 짐을 내려놓고 언니의 인생을 살라"는 동생들의 진심 어린 위로와 헌사였다.

아버지 대신 가장 노릇했던 왕빠, 애경 씨. 아버지의 제삿날, 9살 때 집을 나간 어머니에게 원망을 쏟아내고.. 작년, 치매를 진단 받은 어머니. 자식들은 그런 어머니가 낯설기만 하다.

세 동생은 애경 씨에게 그동안 고생했다며 꽃다발과 함께 헌사를 보내고 과거의 상처를 마주하기 위해 찾은 고향, 제주도. 그런데, 날씨가 심상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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