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HN 이지민 기자) 민주노총이 오는 대선에서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여부를 결정하지 않기로 하면서 조직 내 이견이 표면화됐다.
지난 21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전날 열린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진보정당 후보 및 진보정당과 연대연합을 실현한 후보를 지지한다'는 대선 방침에 대한 논의를 재차 진행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종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월 29일 열린 중집에서도 동일한 안건을 논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한 바 있다.
이번 논의 과정에서 특히 쟁점이 된 것은 '진보정당과 연대연합을 실현한 후보를 지지한다'는 문구였다. 이 안이 통과될 경우, 진보당 김재연 후보가 사퇴하며 지지를 표명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가 가능해지는 점이 문제가 됐다.
일부 위원들은 이에 반대 의사를 밝히며 방침 확정을 저지했다.

또 다른 갈등의 축은 진보정당 후보인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에 대한 지지 여부였다. 일부 위원은 권 후보만을 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또 다른 일부는 권 후보와 함께 김재연 후보가 지지한 이 후보도 지지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민주노총은 안건을 결론 없이 종결하고, 해당 안건은 재상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민주노총은 과거 대선에서 정의당, 진보당, 노동당, 녹색당 등 진보정당을 지지해왔으며, 더불어민주당을 공식 지지한 적은 없었다. 한 민주노총 관계자는 "이번에는 상황이 복잡하다"며 "결론 없이 종결하는 것으로 결정했고, 같은 안건은 다시 올리지 않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과거 한국 노동운동의 전설적인 인물로, 1980년대 운동권을 대표하는 지도자 중 한 명이었다.
김 후보는 20년 이상 노동운동에 헌신하며 당시 사회운동계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대학에서 제적된 후 한일도루코에 위장취업해 노조위원장을 맡으며 노동 현장에서 활동을 시작한 그는, 1980년대 학생들과 노동운동가들에게 ‘노동투쟁 신화’로 불릴 만큼 존경을 받았다.
이 시기 김 후보의 연설문은 필사본 형태로 유포되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겼고, 그를 직접 보지 못한 청년 노동운동가들조차 그의 이름과 행적을 동경했다고 알려졌다.
1985년에는 서울지역노동운동연합(서노련) 설립에 기여했으며, 1986년에는 서노련 지도위원으로서 인천 5.3 민주항쟁 주도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당시 김 후보는 건국대 항쟁으로 함께 수감된 학생들 중 주체사상파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마오주의 노선을 고수하며 주체사상에는 동조하지 않았다.
구속 당시 그는 유시주와 함께 잠실의 한 아파트에서 체포돼 보안사로 연행됐고, 그 과정에서 고문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유시민, 유시춘 남매가 그들의 옥바라지를 했다는 증언도 있다.
김문수의 이러한 이력은 현재 정치적 입장과 대비되며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한국 노동운동사에서 차지했던 상징적 위상은 여전히 평가되고 있다.
사진=민주노총 공식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