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카가 고객에게 판매한 중고 차량에서 누유가 발생했다. 불과 차량 인수일 다음날 발생한 하자였지만 환불 절차에 따른 번거로움으로 인해 고객은 문제 해결을 위한 보험 접수부터 나섰던 상황이다.

11일 더리브스 취재에 따르면 차주 A씨는 지난달 29일 케이카에서 차량을 구매·인수했다. 인수 다음날인 30일 A씨는 중고차 성능 점검을 받았다가 누유를 확인해 지난 2일 보험 접수를 진행하려했으나 서류 날짜가 잘못 기재됐다는 이유로 거절됐다.

A씨, 서류 문제로 보험접수 거절돼

A씨에 따르면 가입 성능보증보험의 원수보험사였던 메리츠화재는 제출 서류 날짜가 안 맞으니 변경 후 재접수를 요청했다. 하지만 중고차를 판매한 케이카는 날짜 수정이 불가능하며 보험사에서 되레 보증수리를 해주지 않기 위한 구실을 만들었다고 말했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결국 A씨는 큰 손해를 입을 처지가 됐다. 케이카가 절차대로 처리를 진행했다는 입장으로 선을 그으면서 A씨는 차량을 구입한지 일주일 만에 수백만원에 달하는 수리비를 직접 내게 됐다는 주장이다. 보증보험에 가입돼있음에도 보험금 지급을 받지 못하게 됐다는 얘기다.

앞서 국토교통부 회신에 따르면 이전등록이 완료된 차량만 보상이 가능하다. 매매 계약 완료 후 인도가 이뤄진 경우라면 이전등록증 제출을 전제로 보상되는데, 이전등록증과 양도증명서는 3일자로 발급됐다. 매매계약서상 환불마감일은 지난달 31일, 이전가능일은 2일이었다.

누유 발생에 전문가 “1차적 책임, 판매업체에”

전문가는 해당 건의 경우 중고차 판매업체의 책임이 더 크다는 의견이다. 환불 기간 내에 차량에 누유라는 하자가 발생했다면 판매업체의 책임이 없지 않은 데다 분쟁이 없으려면 차량 인수일과 등록신고일 간극을 최대한 줄였어야 했다는 이유에서다.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김필수 교수는 더리브스 질의에 “인수를 하더라도 신고가 돼야한다”라며 “차주 본인이 인수를 해서 소유권이 완전히 넘어오는지 그 시점부터 보는 거라 서류가 어떻게 접수됐는지가 중요한데 양도증명서 날짜가 3일인 건 늦어졌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물건에 하자가 있는 건 보험처리가 돼서 보험사가 지불해야 되지만 1차적인 책임은 케이카에 있을 것”이라며 “그 1차적인 책임을 지고 보험사의 협약이나 지불에 대한 것들을 노력해줘야지 소비자로 하여금 보험사에 알아서 하도록 한 건 문제”라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케이카가 작은 기업은 아니고 우리나라 대표적인 중고차 업체인데다 투명하게 잘하는 업체 중 하나이기에 발뺌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며 “합리적으로 보험이 가입돼있는 곳에서 해주면 될 것”이라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케이카 “출고 당시엔 문제없어”…서류 재발급하기로

케이카 관계자는 명의이전이 늦어진 상황과 책임 소재를 묻는 더리브스 질의에 “저희가 제공 드리는 3일 환불제 특성상 3일 간 (고객이) 타보시고 명의 이전을 완료한다”며 “해당 건은 메리츠화재에서 성능보험을 접수해주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고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한 걸로 전달 받았다”라고 말했다.

다만 사측은 누유 발생에 대한 문제를 인정했는지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는데, 고객이 이에 대해 애초에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출고 당시에는 누유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한 걸로 알고 있다”며 “인정을 안 한다기보다는 고객이 처음 연락을 준 건 성능보험이 안 돼서 그런 거고 연락을 안 주신 거 보면 고쳐서 타실 생각으로 하신 것 같다”라고 추정했다.

더 나아가 이 관계자는 “고객이 도움을 요청하면 적극적으로 협조를 하고 있는 상황이고 환불 기간에 요청을 주셨으면 당연히 환불을 드릴 수 있었고 그 이후에 보험사에 접수가 안 되는 상황을 공유 주셔서 저희 평가사분은 도움을 드리려고 금감원 민원을 진행하도록 했고 요청한 서류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누유 문제에 대해 A씨가 케이카에 처음부터 문제제기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사측이 잘못했다고 단정하기만은 어렵다. 다만 서류 제출과 관련해 문의한 A씨에게 사측은 실질적인 도움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는 없었다는 지적이다.

A씨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누유 발견 후 다음날이 환불마감일이었던 상황에서 계속 일이 있다 보니 환불 대신 보증접수를 진행했던 것”이라며 “보험사 제출 서류인 명의이전되기 전의 자동차등록증도 못 받았었고 판매사에 요청했던 일처리는 다 늦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취재가 진행되자 케이카는 날짜 문제로 보험사 접수가 거절된 서류들에 대해 필요한 날짜에 맞춰 서류를 다시 발급하기로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케이카 관계자는 “접수 날짜에 맞춰 서류를 전달드리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보험사 역시 해당 사실을 확인한 이후 접수건을 승인해준 것으로 파악됐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