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생태지 ‘울릉도‧독도’ 관광 활성화‧‧‧ “우려와 기대 사이”

[ 환경일보 ] / 기사승인 : 2024-07-03 17:38:18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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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군 울릉읍 사동리 사동항 일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울릉공항 건설 모습 /사진=환경부 공동취재단




[울릉군=환경일보] 김인성 기자 = 일본과의 영유권 분쟁의 중심인 ‘독도’와 이를 부속도서로 두고 있는 ‘울릉도’는 국내 대표적인 자연생태지역이다.



동해에 위치해 있는 울릉도는 해저 화산섬으로 한반도 본토와의 거리가 100km가 넘는다. 그렇다 보니 인간의 접근도 어려울뿐더러 뱀, 멧돼지, 고라니 등의 동물들도 울릉도에서는 보기 힘들다.



또 울릉도는 화산으로 이뤄진 화산섬으로 약 1만년 전 많은 화산쇄설물과 화산재를 내뿜는 대폭발이 여러 차례 발생한 바 있다.



여기에서 분화구가 함몰돼 만들어진 칼데라의 지형인 ‘나리분지’가 생성돼, 초기 이곳에 정착한 사람들이 경작지로 개간하면서 살아온 평탄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주요 관광지로는 투막집, 너와집, 울릉국화‧섬백리향 군락지 등이 있다.





나리분지는 분화구가 함몰돼 생기는 울릉도의 유명한 자연 경관 중 하나다. /사진=김인성 기자




아울러 울릉도 곳곳에는 제주도와 마찬가지로 대륙과 고립돼 있는 특성으로 특산식물이 다량 분포해 있다. 한국에서 서식하는 특산 식물이 328종 정도인데, 울릉도에만 존재하는 특산식물은 36종이다. 국내 전체 특산 식물종의 10% 이상인 셈이다.



한반도에서 멸종한 것으로 여겨진 식물종이 발견되기도 했으며 미기록 신종이 발견되기도 했다.



기후변화, 울릉공항 건설 등 급변하는 울릉도



그러나 최근에는 기후변화 등 환경의 변화로 인해 수생 생물들의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실제 울릉도 일대에서 오징어, 명태 등이 다량 포획됐으나 수온의 상승으로 현재는 오징어의 어획량이 예전과 같지는 않다. 우리에게 바다사자로 알려져 있는 강치도 멸종된 상태다.



이와 더불어 울릉공항의 건설로 많은 관광객들이 오게 되면 기존 울릉도의 생태환경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정부에서는 한반도 본토와 울릉도의 이동성 및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한 울릉공항을 건설하고 사동항 확장 중에 있다. 관광객 유치를 위한 교통편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울릉군까지 대중교통, 배편 등을 고려해봤을 때 약 7시간이 걸리며, 배가 언제 뜰지 불확실하기에 육지와 왕래할 때 배편이 끊겨서 불편한 상황은 자주 있는 편이다. 또 독도에 가려면 사실상 외부로 연결되는 교통편은 울릉도뿐으로 울릉도로의 접근성이 독도 관광 활성화에도 영향이 갈 것으로 보인다.





울릉공항의 해상매립에 쓰일 토지 확충을 위해 깎여지고 파헤쳐진 가두봉 /사진=환경부 공동취재단





공사 매립에 필요한 245만m3 규모의 토사 골재 중에 74만m3이 가두봉에서 채취한다. /사진=환경부 공동취재단
공사 매립에 필요한 245만m3 규모의 토사 골재 중에 74만m3이 가두봉에서 채취한다. /사진=환경부 공동취재단




국토교통부 부산지방항공청이 발주하는 울릉공항 건설공사 사업은 울릉군 울릉읍 사동리 사동항 일원으로 2020년 7월부터 2025년 12월까지로 예정돼 있다. 공사 총사업비는 8050억원으로, 주요 시설로는 활주로 1200m, 여객기 계류장(6대 주기), 여객터미널 등이다.



해당 공항이 개항하면 공항이 개항하면 서울과 울릉도 간 이동 시간은 7시간에서 1시간으로 단축된다.



2026년 하반기 개항을 목표로 지난달 기준 공정률은 47.4% 정도로 국토부는 50인승 항공 여객기 규모를 80인승으로 변경하는 방향으로 사업 계획을 변경 중이다. 이에 따라 준공일은 원래 계획보다 1년 이상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울릉도 바다를 지키던 가두봉 사라져



그렇다면 국가지질공원인 울릉도의 공항 공사 현장은 어떨까. 취재진이 가본 사동항 일대는 울릉공항을 위한 공사로 여러 곳이 훼손된 상태였다. 특히 울릉도의 가두봉은 더 이상 예전의 모습을 찾을 수 없게 됐다.



울릉공항은 바다를 매립해 공항 부지를 다지고 그 위에 활주로를 만드는 방식으로 설계된다. 이 해상매립에 해발 194m 높이의 가두봉을 절취해 필요한 토사를 일부 공사 현장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매립에 필요한 245만m3 규모의 토사 골재 중에 74만m3이 가두봉에서 채취한다.




울릉도는 많은 괭이갈매기들의 보금자리로 도로 중앙에 괭이갈매기의 보호를 위해 '갈매기 가족 사랑으로 지켜주세요'란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사진=김인성 기자
울릉도는 많은 괭이갈매기들의 보금자리로 도로 중앙에 괭이갈매기의 보호를 위해 '갈매기 가족 사랑으로 지켜주세요'란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사진=김인성 기자




이처럼 가두봉 삭제 등 울릉공항 건설 및 운영 시 발생하는 산림, 조류 및 해양 서식지 등 생태계의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공개된 울릉공항 건설공사 사후환경영향조사결과에 따르면 작년 흑비둘기, 황조롱이 등 법정보호종을 비롯한 29과 45종의 조류가 확인됐다.



치명적 인명피해 야기 ‘버드 스트라이크’ 우려



‘버드 스트라이크’에 대한 우려도 상당하다. 버드 스트라이크란 운행 중인 항공기에 조류가 충돌해 생기는 항공사고의 일종이다. 막대한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으며, 조류 생태계에 대한 보호가 동시에 돼야 하는 만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내용은 환경영향평가서에도 이미 지적된 사항이다.



2021년부터 부산항공청은 괭이갈매기와 흑비둘기에 실시간 위치 추적 장치(GPS)를 부착해 시간별로 개체들의 이동 경로와 고도를 관측 중이다. 이를 통해 조류 충돌을 예방할 수 있는 비행시간 조정할 것이란 계획이다.




바람을 타고 활공하는 괭이갈매기. 울릉공항 운행 시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버드 스트라이크' 가능성이다. /사진=환경부 공동취재단 
바람을 타고 활공하는 괭이갈매기. 울릉공항 운행 시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은 '버드 스트라이크' 가능성이다. /사진=환경부 공동취재단




울릉공항이 본격적으로 운행할 시 울릉도를 출입하는 관광객의 규모는 ‘2배’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40만명 수준의 관광객 수가 100만명 이상으로 급증하는 셈이다.



그러나 울릉도 내부 인프라는 여전히 미흡하다. 울릉군 내 대중교통 인프라는 여전히 불편하고, 섬 특유의 거친 도로 지형으로 인해 엄청난 양의 눈이 오는 날에는 교통사고가 자주 난다.



더불어 울릉군에는 공공하수처리시설 요원한 상태다. 하수도 보급률은 5.5% 남짓으로 지금 울릉도 전체 인구(9118명)의 약 500명밖에 처리를 못 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대로라면 군민은 물론 추후 많은 관광객들이 사용하는 오폐수가 울릉도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이에 울릉군에서는 올해 태하, 내년에는 천부 지역에 하수처리시설 설치를 준공할 예정이며, 현포와 울릉읍도 각각 2024년, 2026년부터 설치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울릉공항 부지에 설치예정인 울릉군(울릉읍, 통구미) 하수처리시설 조감도 /사진제공=울릉군
울릉공항 부지에 설치예정인 울릉군(울릉읍, 통구미) 하수처리시설 조감도 /사진제공=울릉군




관광객 증가 인한 폐기물 대책에 ‘소각장’ 증설?



도로 기반이 취약하고 숙박 시설 문제에 관해서 남한권 울릉군수는 “그 전에 민간투자 유치를 받아 5성급 호텔 투자 계획을 세웠고 전담팀 꾸려서 서둘러 추진할 것”이라며, “관광객 증가에 따른 폐기물 처리는 소각장을 추가 증설하는 방향으로도 고려 중”이라고 전했다.



남 울릉군수는 “하수처리장 사업 등을 통해 수질오염과 해양오염을 최소화하고 생태계를 보전해 지속가능한 청정섬 생태관광을 활성화하겠다”고 강조하며 “울릉도의 관광서비스 개선. 국제적 서비스화를 목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람들은 울릉도의 푸른 바다와 독특한 모양의 지질 구조,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산과 숲 등의 수려한 경관을 보길 원한다.



하지만 대대적이 개발에 따라 긴 세월 동안 울릉도의 바다를 지켜보던 가두봉은 사라지고 자연은 훼손되고 있다. 인간의 손에 파괴된 생태계의 연쇄적인 여파에 대한 우려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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