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의 여왕’이 ‘벚꽃동산’으로 간 사연...전도연, 또 한번 성장을 갈망하다(종합)[MK★현장]

[ MK스포츠 연예 ] / 기사승인 : 2024-04-23 15:44:02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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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벚꽃동산’으로 어떤 평가를 받을까요. 너무 궁금합니다.”

‘칸의 여왕’ 배우 전도연이 스크린이 아닌 연극 무대로 돌아온다. 1997년 연극 ‘리타 길들이기’ 이후 무려 27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를 ‘칸의 여왕’이 선보일 활약에 벌써부터 객석이 들썩이고 있다.

전도연의 연극 도전으로 관심을 모았던 ‘벚꽃 동산’은 러시아 대문호 안톤 체호프(1860~1904)의 원작을 연출가 사이먼 스톤이 재해석한 작품이다. 19세기 몰락한 여성 지주의 이야기를 현대 서울에서 일어나는 사건들로 각색해 역동적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한국 사회를 표현했다.



연극은 십여 년 전 아들의 죽음 이후 미국으로 떠났던 송도영(전도연 분)이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시작된다. 전도연은 원작의 주인공 류바를 재해석한 송도영을, 박해수는 현장의 로파힌을 재해석한 황두식을 연기한다.

23일 오후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연극 ‘벚꽃동산’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전도현은 연극무대에 오른 것에 대해 “도전이라고 이야기하면 도전”이라고 설명했다. 오랫동안 배우 일을 해오면서 다양한 작품을 했다고 하지만 앞으로 해야 할 작품이 더 많다고 생각으며, 해보지 않은 또 다른 작업 과정 중에 하나가 ‘연극’이었다는 것이다.

전도연은 “연극에 대한 갈망이 있긴 했지만 두려움이 컸다.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는 정제된 모습을 보여주지만, 연극에서는 온전한 나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기에 자신이 없었다”며 “다만 사이먼 스톤이라는 연출가가 매력이 있었고 이 사람의 작품을 보면서 매료된 부분도 있고 궁금증도 있어서 선택하게 됐다”고 출연을 결심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왜 전도연이어야 했을까. 이에 대해 사이먼 스톤은 “작품을 위해서 한국의 메릴 스트립이 필요했었다. ‘벚꽃동산’의 여자주인공 역할은 매력적으로 보이기 어렵다. 어떤 걸 하더라고 관객들에게 사랑스럽고 매력적으로 보여야 하는데, 전도연은 나쁜 역을 맡아도 매력적이고, 선한 역을 맡아도 매력적으로 보이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적합하다 생각했다”며 “인간적인 면모로 관객들과 커넥션이 있어야 하는데 가장 적합한 배우가 전도연”이라고 강조했다.



전도연이 용기를 내어 무대에 오르게 된 가장 큰 계기는 연출가 ‘사이먼 스톤’이었다. 전도연은 “‘인간 실격’을 할 때 쯤 ‘더 디그’라는 작품을 봤다. 그때 굉장히 인상 깊게 봤었다. 그리고 나서 잊고 있던 가운데 ‘벚꽃동산’이 들어왔다”며 “사실 용기가 나지 않았다. 온전히 나를 관객에게 다 드러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있었고, 어떻게 하면 잘 거절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그러다 ‘메디아’라는 작품을 국립극장에서 스크린으로 볼 기회가 있었다. 거절할 때 ‘성의를 보일 만큼 보였다’를 전하기 위해 작품을 봤는데, 보는 내내 배우로서 피가 끓었다. 배우로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결정을 하게 됐다”고 출연을 결심한 계기에 대해 털어놓았다.

사이먼 스톤은 배우 선택 이유 뿐 아니라 연극의 배경을 19세기가 아닌 2024년도의 서울로 재해석한 이유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전세계에서 문화적으로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빠른 시간에 경제적 성장을 이룬 나라”라며 “저 역시 그 중심에 일부가 되고 싶었다”고 밝혔다.

외국 연출가가 ‘한국적인 정서’를 연출할 수 있을까 하는 시선에 대해서는 “어떤 나라에서 작업을 해도 저는 똑같다. 배우들의 재능이 인간성, 인간사를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사원의 사진에 비유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대신에 배우들이 연기로 고통을 대신 경험하게 해주고 거기서 카타르시스가 창출된다고 본다”며 “저는 늘 함께 작업하는 이에게 질문을 던진다. 공감이 되는지 이해가 되는지. 그리고 리서치와 공부를 많이 할 뿐 아니라, 어떤 것이 리얼한지 아닌지를 체크하고 작업을 한다. 주변의 의견을 많이 물어보고 공감을 하면 통하는 구나 생각한다., 이런 부분이 문화적인 요소를 넘어선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전도연도 이에 거들었다. “제가 생각할 때는 사회 변화라는 것은 어떤 건물이 없어지고 새롭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어떤 개혁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바뀌어야 사회가 바뀌는 것”이라고 말한 전도연은 “사이먼이 한국적 정서로 바꿨지만, 내용의 국가를 넘어 글로벌하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연극은 결국 정체돼 있는 인간들이 변화해야 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도연 박해수를 비롯해 손상규 최희서 이지혜 남윤호 유병훈 박유림 이세준 이주원 등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10명의 배우들이 30회 공연 기간 내 원 캐스트로 출연한다. “각자가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너무 저희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극중 인물의 이름부터 캐릭터 모두가 우리가 만들어 낸 것”이라고 밝힌 박해수는 “사이먼과 처음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던 것은 우리의 이야기였다. 각자 개인의 이야기를 많이 끌어냈다”며 “각자의 캐릭터는 한국 이름을 가지고 있다. 모두가 함께 지었고, 지금도 현재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정서들은 계속 찾고 있는 것 같다”며 “모두가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고 있고,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다”고 거들었다.

마지막으로 전도연은 ‘벚꽃동산’을 통해 받고 싶은 평가가 있을까. 이 같은 질문에 “어떤 평가를 받을지 저도 너무 궁금하다”고 말한 전도연은 “어떤 제가 이 작품을 통해서 어떤 평가를 받아야지 생각했다면 이 작품을 선택하지 않을 것 같다. 저는 실수도 하겠지만, 그를 통해서 배우고 성장할 것”이라며 “저의 온전한 역량이나 연기력으로 누군가에게 보여주기보다는 좋은 작품에 출연하고 싶었고, 어떤 평가를 받을지가 궁금하다. 분명 실수를 하겠지만 그럼에도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애교 섞인 당부의 말을 전했다.

한편 ‘벚꽃동산’은 오는 6월 4일부터 7월 7일까지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된다.

[금빛나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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