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 사진이 사용되는 일은 없었다 2024 Ver. [스프링캠프 결산]

[ MK스포츠 야구 ] / 기사승인 : 2024-03-28 06:00:01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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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시즌 개막이 하루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2월부터 애리조나 사막에서, 플로리다의 습지에서 정신없이 스프링캠프를 해온 30개 구단들은 각자 경기가 열리는 도시로 이동,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

시즌 전망을 하기에 앞서, 정신없었던 지난 캠프를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스프링캠프는 여러 목적을 가진 선수들이 한데 뒤엉킨 자리다. 자리가 보장된 주전 선수들, 아직 성장할 시간이 남은 유망주들은 ‘캠프가 너무 길다’는 하소연을 하며 여유 있게 시즌을 준비한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스프링캠프는 생존을 위한 처절한 사투가 벌어지는 정글이다. 많은 선수들이 바늘 구멍보다 좁은 개막 로스터에 들어가기 위해 처절한 싸움을 벌인다.

이 과정에서 사진만 남기고 캠프를 떠나는 선수들도 있다. 도중에 트레이드가 되거나, 방출되거나, 새로운 기회를 찾아 떠난 선수들이 그들이다. 이중에는 어쩌면 더 이상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보지 못할 선수들도 있다.

MK스포츠는 지난 2019년 어느 만화에 나온 명대사를 빌려 ‘그러나 이 사진이 사용되는 일은 없었다’는 제목과 함께 사진만 남기고 팀을 떠난 선수들을 기억하는 스프링캠프 결산 기사를 게제했었다.

이번에는 2024년 버전이다. 사진만 남기고 떠난 이들이 흘린 땀을 잠시나마 기억해주자.



엘비스 앤드루스


추신수의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 동료이기도 했던 앤드루스는 이번 캠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초청선수로 합류했다. 헤랄도 페르도모가 팀의 주전 유격수로 확정된 상황에서 백업 벤치 자리를 놓고 경쟁했으나 팀내 자원인 임마누엘 리베라, 제이스 피터슨 등에게 밀렸고 결국 캠프 도중 팀을 떠났다. 지난 시즌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112경기 출전해 타율 0.251 출루율 0.304 장타율 0.358 6홈런 44타점 기록한 그는 이번 캠프 6경기 나서 17타수 2안타에 그쳤다.



마이크 무스타카스


2015년 캔자스시티 로열즈의 우승 멤버이며 올스타 3회 경력에 빛나는 무스타카스는 시카고 화이트삭스 스프링캠프에 초청선수로 합류, 개막 로스터 진입을 노렸으나 경쟁에서 밀려났다. 지난 세 시즌 OPS 0.663, 조정OPS 76에 그치며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그다. 지난 시즌에도 콜로라도 로키스와 LA에인절스에서 112경기 출전, 타율 0.247 출루율 0.293 장타율 0.392 기록했다.



드류 포머랜츠


포머랜츠는 LA에인절스 스프링캠프 초청선수로 합류했으나 개막 로스터에 합류하지 못하고 옵트아웃 조항을 이용해 팀을 떠났다. 2016년 올스타, 2018년 보스턴 레드삭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인 그는 지난 2021년 8월 이후 빅리그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팔굼치 굴근건 수술을 받은 것을 비롯해 여러 차례 부상 재발을 경험하고 잇다.



쓰쓰고 요시토모


쓰쓰고는 2년 만에 빅리그 복귀를 노리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스프링캠프에 초청선수로 합류했으나 캠프 도중 팀을 떠났다. 허리 부상에 시달리며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지난해 독립리그까지 갔다오며 빅리그 복귀를 위한 의지를 불태웠던 그다. 그의 에이전트 조엘 울프는 오프시즌 기간 “내가 야구계에서 아는 인물중 가장 터프한 사람”이라며 메이저리그 도전 의지를 포기하지 않은 자신의 고객을 높이 평가했지만,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 분위기다.



루크 보이트


메이저리그에서 508경기 출전, 95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장타력 하나는 인정받았던 그다. 지난 시즌 마이너리그 선수로 몸담았던 뉴욕 메츠에서 캠프 초청선수로 뛰었지만, 시범경기 14경기에서 34타수 4안타(타율 0.118)라는 처참한 성적을 남기고 팀을 떠났다. 같은 초청선수 신분이었던 최지만이 메츠에 남기로 결정한 것과는 다른 선택을 했다. 지난 2년간 무려 4개 구단을 거쳤더 그는 2024년에도 험난한 저니맨의 길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J.D. 데이비스


지난 시즌 샌프란시스코의 주전 3루수였던 그는 대학 동기 맷 채프먼의 합류로 일자리를 잃었고, 그대로 방출됐다. 방출 과정은 말이 많았다. 이번 시즌 샌프란시스코 구단과 연봉조정까지 간 끝에 690만 달러의 연봉을 확정했으나 웨이버 후 방출되며 45일치 급여만 받게됐다. 메이저리그는 연봉조정까지 가서 확정한 계약은 보장되지 않는 규정이 있다. 결국 그는 이웃팀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250만 달러에 계약하며 엄청난 금전적 손실을 입었다.





딜런 시즈/스티브 윌슨


두 선수는 이번 스프링캠프 가장 극적인 트레이드를 경험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서울시리즈 참가를 위해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직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트레이드가 합의되며 운명이 뒤바뀌었다. 윌슨은 서울행 비행기에 타기 직전 소속팀이 바뀌었고, 시즈는 급하게 짐을 싸들고 따로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했다. 오프시즌 내내 트레이드 루머가 끊이지 않았던 시즈는 결국 새로운 팀에서 2024시즌을 맞이하게됐다



T.J. 맥파랜드


트레이드가 선수에게 꼭 나쁜 일은 아니다. 오히려 좋은 일인 경우가 더 많다. 맥파랜드의 사례를 보면 그렇다. LA다저스 초청선수로 캠프에 합류한 맥파랜드는 개막을 이틀 앞둔 지난 27일(한국시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로 트레이드됐고, 40인 명단에 포함되며 개막로스터에 들어가게됐다. 메이저리그 통산 354경기 등판한 베테랑 좌완은 오클랜드의 불펜에 기여할 예정이다.

[샌디에이고(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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