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24년간 일한 장내 아나운서 내쳤다

[ MK스포츠 야구 ] / 기사승인 : 2024-03-19 05:23:02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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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의 소속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24년간 함께한 장내 아나운서와 함께하지 않는다.

자이언츠 구단은 18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24년간 오라클파크의 장내아나운서로 일했던 레넬 브룩스-문과 더 이상 동행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이 밝힌 결별 사유는 계약 만료. 자이언츠 구단은 지난 2023년 12월 계약 만료를 앞두고 계약 연장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국 상호간에 결별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지역 유력 매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그의 친구들 말을 인용, 브룩스-문이 24년간 지켜왔던 자신의 자리에서 “밀려났다”고 전했다. 사실상 구단에서 그를 내친 것.

단순한 장내 아나운서라고 할 수도 있지만, 브룩스-문은 그렇게 쉽게 내칠 수 없는 존재다.

지난 2000년 오라클파크가 개장했을 때부터 홈구장 장내 아나운서로 활동하며 구단의 역사를 함께한 산증인이다.

자이언츠 홈경기만 2000경기 이상 맡으면서 배리 본즈의 홈런 신기록, 맷 케인의 퍼펙트 게임, 팀 린스컴의 노 히터, 세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 등 구단의 역사적인 순간들을 함께해왔다.

또한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 장내 아나운서로서 지난 2002년 월드시리즈 최초의 흑인 여성 장내 아나운서이자 북미 프로스포츠 역사상 챔피언십 게임 최초의 여성 장내 아나운서로 이름을 남겼다.

그는 샌프란시스코 지역 사회에서도 단순한 장내 아나운서 이상의 존재였다.

다인종 스포츠 명예의 전당, 미국 여성 방송인 협회, 베이 에어리어 흑인 언론인 협회 등에서 그의 업적을 기념했고 개빈 뉴섬 전임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레넬 브룩스-문의 날을 제정하기도 했다. 또한 모교 밀스대학과 샌프란시스코대학에서 명예 박사 학위도 받았다.

동시에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베이 에어리어 지역 유방암 환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비영리 단체 ‘믿음의 친구들’의 설립 멤버를 맡는 등 다양한 자선 활동에도 앞장섰다.

자이언츠 구단은 그를 ‘명예 장내 아나운서’로 위촉하며 2024시즌 도중 그를 기념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단은 최대한 아름다운 결정으로 보이게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않다.

‘디 어슬레틱’은 이번 결정을 “멍청한 비지니스적 문제”라 칭하며 자이언츠 구단을 강도높게 비난했다.

[피츠버그(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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