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동료 ‘빅보이’ 한 방에 고우석 개막 로스터 진입도 물거품? “좋은 면 안 좋은 면 다 나와” 사령탑 확답 없었다

[ MK스포츠 야구 ] / 기사승인 : 2024-03-18 17:39:01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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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투수 고우석이 ‘친정’ LG 트윈스를 상대로 머쓱한 세이브를 올렸다. 옛 동료 ‘빅보이’ 한 방에 흔들렸던 고우석은 다가오는 서울시리즈 개막 로스터 진입 가능성이 점차 안개속으로 빠지는 분위기다. 샌디에이고 마이크 실트 감독도 고우석 개막 로스터 합류 여부에 대한 확답을 주지 않았다.

고우석은 3월 18일 오후 12시부터 고척돔에서 열린 LG와 서울시리즈 스폐셜매치 9회 말에 등판해 1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공식 경기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샌디에이고 선발 마운드 위에는 서울행 비행기를 타기 직전 발표한 트레이드로 팀에 합류한 딜런 시즈가 올라갔다. 임찬규가 1회 초 샌디에이고 상위 타선을 ‘KKK’로 돌려세운 가운데 시즈도 1회 말을 삼자범퇴로 응수했다.







김하성이 ‘고척의 왕’ 귀환을 알렸다. 김하성은 2회 초 무사 1루 상황에서 상대 선발 투수 임찬규의 6구째 77.9마일 체인지업을 통타해 비거리 127m짜리 대형 좌중월 선제 2점 홈런을 날렸다. 2020년 10월 7일 고척 NC 다이노스전 이후 1258일 만에 고척돔에서 김하성이 쏘아 올린 홈런이었다.

반격에 나선 LG는 김하성과 같은 유격수 포지션인 오지환의 홈런으로 추격에 돌입했다. 오지환은 2회 말 1사 뒤 상대 선발 투수 시즈의 7구째 88.1마일 커터를 공략해 비거리 124m짜리 우중월 솔로 홈런을 날렸다.

1점 차 불안한 리드 상황에서 또 김하성이 해결사로 나섰다. 김하성은 6회 초 1사 1루 상황에서 바뀐 투수 정우영을 상대했다. 김하성은 정우영의 7구째 87.1마일 싱커를 통타해 비거리 115m짜리 좌월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샌디에이고는 7회 초 무사 1, 3루 기회에서 타티스 주니어의 1타점 중전 적시타로 5대 2까지 달아났다. 추가 득점에 실패한 샌디에이고는 9회 말 고우석을 세이브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렸다. 실트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인터뷰에서 일찌감치 고우석의 등판을 예고했다.

고우석은 이번 현지 스프링캠프에서 5경기(4.1이닝)에 등판해 1패 1홀드 평균자책 12.46으로 다소 부진한 투구를 이어가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친정 LG와 경기 등판이 개막 로스터에 들어갈 만한 자격을 입증해야 하는 무대였다.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마운드에 오른 고우석은 선두타자 박해민과 상대했다. 불과 지난해까지 팀 동료였던 박해민과 승부에서 고우석은 단 2구 만에 잘 맞은 중전 안타를 내줬다. 고우석은 후속타자인 신인 김현종과 상대해 4구째 87.4마일 커터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해 한숨을 돌리는 듯했다.

하지만, LG 벤치는 김현수 타석에서 대타 이재원을 기용하면서 승부수를 띄웠다. 고우석은 초구 볼을 기록한 뒤 2구째 던진 94.9마일 포심 패스트볼이 한가운데로 몰렸다. 이를 놓치지 않은 이재원은 비거리 120m짜리 좌월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 장면을 지켜본 실트 감독의 굳은 표정도 중계 카메라에 순간적으로 잡혔다.

점수 차는 5대 4 단 한 점 차로 줄었다. 고우석은 후속타자 손호영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7구째 88.7마일 커터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바운드 된 공이었지만, 손호영의 방망이가 끌려 나왔다. 고우석은 마지막 타자 구본혁을 3루수 직선타로 유도해 가까스로 경기를 매듭 지었다.







실트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고우석 등판과 관련한 질문에 “고우석이 아웃카운트를 잡고 세이브를 올렸다는 점은 좋은 뉴스”라면서도 “다만 좋은 면과 안 좋은 면이 모두 나왔던 경기였다. 개막시리즈 로스터는 선수들을 잘 평가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실트 감독은 고우석의 개막 로스트 합류 여부를 두고 확답을 주지 않았다.

프로 데뷔 뒤 처음으로 LG와 적으로 만났던 고우석은 경기 뒤 “LG를 상대로 공을 던지는 게 신기했다.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마운드에 올라 짜릿함도 느꼈다. 확실히 지난해 KBO리그 챔피언인 강팀 LG를 상대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LG 타자들이 나에 관해 잘 알고 있다. (홈런을 친) 이재원을 원망하지는 않는다. 재원이가 깜짝 놀랄 정도로 잘 쳤다. 내 공이 더 좋아져야 한다”라고 경기를 복기했다.

이어 고우석은 “좁은 엔트리에서 살아남고자 애쓰고 있다. 샌디에이고와 계약할 때부터 내 목표는 ‘풀타임 빅리거’였다. 풀타임 빅리거의 꿈을 이루려면 내 공이 더 좋아져야 한다. 응원을 해주신 팬들을 위해서라도 더 좋은 투수가 되고자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과연 고우석이 LA 다저스와 서울시리즈 개막 로스터에 극적으로 진입할 수 있을까.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이에 대한 확답을 주지 않은 실트 감독이기에 고우석은 더 초조하게 개막 로스터 진입 여부를 두고 기다림의 시간을 계속 보내야 할 전망이다.

김근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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