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꼬꼬무' 대구와 경산지역을 공포에 휩싸이게 만든 주택 연쇄 방화 사건을 전한다.
28일 밤 10시 30분 방송되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대구와 경산지역에서 5개월간, 24건의 주택에 방화를 저지른 방화범의 정체와 숨겨진 비밀이 공개된다.
2004년, 대구 곳곳의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이상하리만큼 화재 사건이 자주 발생한다는 것이다.

문도 꼭 걸어 잠그고 되도록 집을 비우지 말라는 이웃 주민의 말을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명자 할머니는 외출했다가 집에 돌아가는 길에 시뻘건 불길에 활활 타오르고 있는 집을 발견했다.
이 집은 남편의 손때가 묻어 더욱 소중했던 2층 주택이었다.
그로부터 보름 뒤, 대구 부근에 위치한 경산에서도 할머니 혼자 거주하던 주택에 화재 사고 소식이 들려왔다.
근처에 있던 아들 진성현 씨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어머니의 집은 이미 지붕은 내려앉았고 방 곳곳이 전소된 상태였다.
그로부터 며칠 뒤, 몇 주 뒤, 몇 달 뒤에도 대구, 경산 주택가에 원인 모를 화재가 계속됐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어지럽혀 놓은 집안, 귀금속과 금품, 사라진 도난품들을 단서로 경찰은 연쇄 방화 사건으로 보고 수사망을 총동원했다. 그러던 중 유력한 단서인 지문과 족적이 확보됐다.
범인을 잡는 것은 시간문제인 줄 알았으나 아무리 조회를 해봐도 일치하는 용의자가 없었다.
이 사건들의 공통점은 오전 시간, 단독주택, 빈집일 때만 발생했다는 점이다. 또 한 가지, 이상한 범행 수법이 눈에 띄었는데, 범인이 집안에 옷가지들과 이불들을 쌓아두고, 그 위에 식용유와 간장, 식초, 밀가루를 뿌려 흔적을 남겼다는 것이다.
게다가 모두가 경악하게 만든 ‘이것’까지 남기고 갔다. 이 시그니처로 인해 경찰은 연달아 발생한 화재·절도사건이 연쇄 방화범의 소행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5개월간 24곳의 방화 피해가 있었지만 범인의 행방은 오리무중이었다. 수 개월간 진척 없는 수사에 대구·경산 시민들은 물론 경찰, 기자들까지 답답해 미칠 노릇이었다.
피해자들 사이의 공통점을 추적하던 수사팀은 마침내 피해자 중 상당수가 불이 나기 전 공교롭게도 ‘공통된 경험’을 했다는 것을 알아냈다.
피해자들은 “2~30대 초중반에 160cm정도의 남자”, “5~60대로 보이는 중년 여성, 단발머리에 벙거지모자를 썼다”고 했다.

용의자는 한 명이 아닌 두 명, 2~30대 남성과 5~60대 여성으로 좁혀졌다. 동년배도 아닌 두 사람의 조합은 다소 특이해 보였다. 수사팀은 용의자의 얼굴을 거의 완벽하게 그려낸다는 경북·대구 지역 몽타주 수사의 1인자 도재홍 전 경위를 찾아갔다. 목격자들의 진술만으로도 거침없이 슥슥 그려나간 몽타주는 목격자들이 보고도 깜짝 놀랄 정도의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완성된 몽타주는 대구 경산지역에 배포됐다. 그로부터 며칠 뒤 시민들을 공포에 떨게 만든 연쇄 주택방화 사건의 용의자를 5개월여 만에 극적으로 검거했다. 그들은 20대 남성 박모씨와 60대 여성 김모씨였다.
그런데 두 남녀는 간단한 인적 사항도 대지 못했다. 한참 후에야 입을 연 그들은 충격적인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담당형사는 두 남녀가 북에서 내려온 남파 간첩인 줄 알았다고 했다. 취조가 진행될수록 혼란스러운 형사들 앞에 의문의 남성이 찾아왔다. 두 남녀와 잘 아는 사이라는 남성은 그들의 숨겨진 비밀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이날 이야기 친구로 배우 유승호가, 김동휘, 이솜이 찾아온다. 유승호는 영화보다 극적인 범인들의 비밀과 사연을 듣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원래 미스터리 사건에 관심이 많다는 김동휘는 목격자들의 진술을 전해 들으며 용의자의 나이, 성별, 성격을 추리했다. 이솜은 범행 현장에 남겨진 엽기적인 범행 흔적들을 보며 이해를 할 수 없다는 듯 질문 폭격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