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차 지명으로 프로에 입단한 임병욱은 당시 이른바 ‘5툴 플레이어’로 대형 외야수가 될 것이란 큰 기대를 받았다. 실제 임병욱은 프로 첫 시즌이었던 2015년 40경기를 시작으로 2015년 104경기에서 타율 0.249/8홈런/24타점/17도루를 기록하며 호타준족으로의 가능성을 점차 보여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부상이 내내 임병욱의 발목을 잡았다. 2017년 팔꿈치 부상 등으로 21경기 출장에 그쳤다. 그러다 2018년 드디어 134경기에서 타율 0.293/13홈런/60타점/16도루/출루율 0.327/장타율 0.468을 기록하며 드디어 가진 잠재력을 모두 꽃피우는 듯 했다.

하지만 임병욱의 성적은 이듬해인 2019년 타율 0.243/41타점으로 큰 폭으로 떨어졌고 장점이었던 장타력도 거의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2020년에도 햄스트링 부상 등이 겹치면서 단 12경기 출장에 그쳤다.
이후 상무국군체육부대에서 병역 의무를 수행한 임병욱은 지난해 상무야구단 퓨처스리그 소속으로 41경기에서 타율 0.304/6홈런/32타점으로 건재를 과시하며 전역 후 활약에 기대가 쏠렸다. 하지만 전역 전 다시 부상을 당하면서 1군에 합류하지 못했다.
올 시즌에는 보장된 자리 없이 외야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기에 근면성실한 시즌 준비에 한창이다. 애리조나 출국 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만난 임병욱은 “몸을 잘 만들었다. 체지방도 감량하고 근육량도 올렸다. 스프링캠프에서 야구할 수 있게끔 잘 준비해놓은 상태”라며 현재 상태를 전했다. 실제 수트 위로도 감출 수 없는 탄탄한 몸매가 엿보였다.
부상은 잘 회복됐다. 임병욱은 “현재는 정상 궤도에 다 올라선 것 같다. 더 성장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몸 상태는 100%까지 회복된 것 같다”고 설명하면서 “3년만의 스프링캠프인 것 같은데 비행기 타니 기분이 좋다. 이렇게 뽑아주신만큼 잘 만들라는 의미로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면서 캠프에 임하는 설레는 마음과 다부진 마음가짐도 전했다.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중견수 이정후에 퓨처스 FA로 새롭게 합류한 우익수 이형종을 제외한 외야 한 자리는 경쟁을 통해 결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임병욱은 “자리를 차지는 것은 내가 관여할 분야도 아니고 바뀌는 것도 없기에, 지금 이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묵묵하게 한 시즌을 그렇게 해 볼 생각”이라며 어떤 역할이든 현재 위치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서 캠프와 올 시즌 개인적인 테마로 잡은 게 있다. 바로 ‘근면성실’이다.
임병욱은 “올 시즌의 개인적인 테마는 ‘근면성실’로 잡았다. 다들 아시다시피 가장 어렵지 않나. 그래서 가장 어려운 목표를 올 시즌 잡았고 시즌 들어가기 전 캠프에서도 한결같이 똑같이 그런 마음가짐을 가지려 한다”고 했다.
길었던 공백, 끝내 1군에서 보여주지 못한 잠재력 등의 절치부심과 관련이 있는 테마일까.
고개를 끄덕인 임병욱은 “그렇다고 볼 수도 있다. 여러 가지 감정들이 많이 있고, 그런 것들을 통해 성장이 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면서 “‘꾸준히 하는 게 답인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몸을 만드는 것을 포함한 과정들을 잘 준비한 것 같다”고 했다.
그렇기에 더 특별한 목표는 없다. 건강하게 한 시즌을 무사히 잘 치르면서, 성실하게 묵묵히 땀 흘리는 과정을 통해 좋은 결과를 얻길 바랄 뿐이다.
어느새 대중들에게 잊힌 천재는 다시 1군에서 날개를 활짝 펼 수 있을까. 임병욱에게 매우 중요할 2023시즌이 될 듯 보인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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