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출소자와 사회를 잇는 공간, 행복이음센터

[ 국제뉴스 ] / 기사승인 : 2025-04-28 13:36:23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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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음센터 커팅식
행복이음센터 커팅식

(영주=국제뉴스) 백성호 기자 = 수감 생활을 마치고 출소했지만, 그는 갈 곳이 없었습니다. 형기를 마쳤다는 이유로 교정시설의 문은 닫혔고, 출소 후에도 연락이 닿지 않는 가족은 그를 받아주지 않았습니다.

손에 쥔 것은 하루치도 안 되는 교통비뿐이었습니다. 그는 오히려 교도소 안이 더 나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적어도 그곳에서는 세 끼 식사와 잠자리가 보장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특별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반복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매년 6만 명이 넘는 수형자가 사회로 복귀하고 있으며, 이 중 약 37.5%는 5년 이내에 다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이들 재범자 가운데 약 25.8%는 출소 후 3개월 이내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는 출소 직후가 재범 위험이 가장 높은 시기임을 보여줍니다. 주거와 생계의 불안정, 사회적 고립 등이 겹치면서 사회 복귀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고, 일부는 다시 범죄에 손을 대기도 합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는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더 무거운 처벌입니까, 아니면 다시 살아갈 수 있는 기회입니까?"

행복이음센터
행복이음센터

정부는 국정과제로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 구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형사사법정책도 단속과 처벌 중심에서, 회복과 사회복귀를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등장한 제도가 조건부 가석방입니다. 이는 모범적인 수형생활을 한 대상자에게 조기 출소를 허용하되, 사회 내에서 일정 조건하에 생활하며 지도와 감독을 받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하지만 제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출소자의 복귀를 뒷받침할 사회적 기반이 없다면, 정책은 실효성을 갖기 어렵습니다. 주거, 생계, 일자리, 상담 등 사회복귀에 필요한 맞춤형 지원이 함께 제공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행복이음센터입니다.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이 운영하는 행복이음센터는 조건부 가석방 보호대상자가 일정 기간 머무르며 사회 복귀를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담 생활관입니다.

이곳에서는 숙식 제공뿐 아니라, 직업훈련, 심리상담, 자립생활 교육 등 맞춤형 프로그램이 운영됩니다.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은 출소자가 자립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복귀 지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2025년 3월, 충청남도 홍성군에 문을 연 충남지부 행복이음센터는 울산, 경기, 전남동부에 이어 전국 네 번째로 설치된 거주형 사회복귀 지원시설입니다.

센터에 입소하는 대상자들은 대체로 가족과의 연락이 끊겼거나, 주거와 일자리가 모두 불안정한 상태입니다. 일부는 출소 당일 갈 곳이 없어 거리에서 밤을 보내기도 합니다.

이들에게 행복이음센터는 단지 머무는 공간이 아니라, 다시 살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회복귀의 시작점입니다.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이 운영하는 행복이음센터는 조건부 가석방 보호대상자에게 있어, 단순한 임시 거주 공간이 아닙니다. 자립의 기회를 마련하고, 다시 살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일깨우는 새로운 출발선입니다. 삶의 가장 낮은 곳에서 시작된 그 첫걸음을, 이제 우리 사회가 함께 내딛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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