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뇌성마비 엄마 곁을 지키는 든든한 13살 믿음이

[ 국제뉴스 ] / 기사승인 : 2025-03-22 17:49:31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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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8화 엄마는 믿음이의 등대 /KBS 제공 
제498화 엄마는 믿음이의 등대 /KBS 제공

22일 방송되는 KBS '동행'에서는 제498화 엄마는 믿음이의 등대 편이 소개된다.

# 엄마의 곁을 지키는 믿음이
어릴 적 심한 황달을 앓으면서 뇌성마비를 갖게 된 엄마 선영 씨. 부축 없이는 오래 걷는 것도 쉽지 않고, 일상생활에도 남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쏟아야 한다. 그렇다 보니 열한 살 믿음이의 1순위는 언제나 엄마.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 엄마의 곁에는 항상 믿음이가 함께다. 밥을 먹을 땐 엄마 반찬 먼저 챙기고, 탈탈 털어서 널어야 하는 빨래도, 손을 많이 써야 하는 설거지도 대신 나서는 믿음이. 작년부터는 얼마 되지 않는 용돈도 차곡차곡 모으고, 버려진 공병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는데. 뇌성마비로 목도 꺾여 있는 데다 근육통으로 매일 진통제를 복용하는 엄마의 목 수술을 비용에 보태고 싶어서다. 엄마의 일상은 항상 달리고 있는 것처럼 힘들 거라는 의사 선생님의 얘기를 들은 믿음이. 목 디스크 수술이라도 받으면 엄마가 조금이나마 덜 아프지 않을까. 그때부터 믿음이의 목표는 엄마의 수술이 됐다. 항상 엄마 생각이 우선인 믿음이. 오늘도 믿음이는 엄마를 위한 마음이 가득하다.

# 믿음이를 위한 엄마, 아빠의 노력
일주일에 두 번씩 교회에서 청소 일을 하고, 남는 시간엔 동네를 다니며 고철을 줍는 아빠 우정 씨. 사실 아빠의 인생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중학교 졸업 직전,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겨우 열여섯 나이에 생활 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던 아빠. 역 앞에서 신문도 팔아보고, 목공소며, 공장이며 안 해 본 일이 없었다. 하지만 열여섯 어린 나이에 일도 서투르다 보니 임금도 제대로 못 받기 일쑤였고, 때로는 욕설과 폭력까지 견뎌야 했다. 그때부터 매번 일 못한다 구박받으며 주눅 들고, 폭력에 시달리다 보니 이젠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겁이 난다는 아빠. 이후 손에 꼽기 힘들 정도로 많은 일자리를 다녔지만 매번 일에 적응하고, 업무 수행에 어려움을 겪으며 금방 그만둘 수밖에 없었는데. 그래도 책임져야 할 가족이 있기에 선택한 일이 바로 고철과 공병 수집이었다. 하루 몇천 원 벌기도 쉽지 않을 때가 많지만, 그래도 부지런히 수레를 끌며 동네를 살핀다.

# 믿음이의 등대가 되어주는 엄마
결혼 7년 만에 얻은 소중한 아들. 엄마의 장애가 아이에게 상처가 되진 않을까. 다른 엄마들처럼 마음껏 뒷받침해 줄 순 없지만, 엄마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바늘에 찔리고 또 찔려가며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는 손으로 바느질을 익히고, 하루 한 끼라도 끼니만큼은 직접 차려주고 싶어 식사 준비에 나선 엄마. 넉넉지 못한 형편만큼 넘치는 애정으로 믿음이를 돌봐왔는데. 하지만 그런 믿음이가 오랜 시간 혼자 속앓이를 해왔다는 걸 알았을 땐 가족 모두가 힘든 시간이었다. 엄마의 장애와 가정 형편을 알게 된 몇몇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으며 마찰을 겪어온 믿음이. 싸웠다는 사실을 얘기하면 놀림받은 얘기까지 해야 하니. 부모님이 속상해할까 말도 못 한 채 친구들과의 갈등만 계속됐다. 결국 4학년 무렵, 화를 참지 못하고 학교에서 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는데. 상담을 위해 찾은 병원에서 ADHD(주의력 결핍/과다행동 장애) 진단을 받게 된 믿음이. 쌓였던 감정이 터지고, 몰랐던 ADHD 증상까지 악화되면서 믿음이의 상태는 더욱 불안정했다. 그때부터 시작된 상담과 약물 치료. 이후 모든 게 자신 탓이라며 속상해하던 엄마를 보면서 믿음인 잘못된 행동들을 깨닫고 달라지기 위해 노력해 왔다. 덕분에 지금은 복용하는 약도 줄어들고, 전보다 훨씬 좋아지고 있다고. 이제 겨우 초등학교 6학년. 상처받기도 쉽고, 주변의 보호와 돌봄이 필요한 나이. 믿음이는 엄마라는 등대를 바라보며 천천히 나아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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