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 위즈는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4-0승리를 가져왔다.
2015년부터 시작된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승리는 단 두 번뿐이었다. 2016년 KIA 타이거즈, 2021년 키움 히어로즈뿐이었다. 그리고 KT가 세 번째다. KT는 3일 오후 2시에 열리는 2차전에서 승리를 가져오면 5위 팀 최초 준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가져온다.
극적이다. KT는 4월 한때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러다 늘 그랬듯이 순위를 한 단계씩 끌어올렸다. 그리고 1일 수원 홈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사상 최초 5위 결정전에서 멜 로하스 주니어의 역전 결승 스리런홈런 및 4타점 활약을 앞세워 4-3 승리를 가져왔다.
이날 두산 선발은 곽빈. 올 시즌 리그 다승왕. 무엇보다 올 시즌 KT전 성적이 좋았다. 6경기 5승 무패 평균자책 1.51. 3월 26일 5이닝 6피안타 2사사구 9탈삼진 3실점 노 디시전을 시작으로 5월 12일 6이닝 3피안타 2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 승리, 5월 30일 6이닝 2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8월 17일 7.2이닝 5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2실점 승리, 9월 7일 6이닝 4피안타 3사사구 4탈삼진 1실점 승리, 9월 14일 5이닝 2피안타 5사사구 5탈삼진 1실점(비자책) 승리를 챙겼다.
하지만 이강철 감독은 자신이 있었다. 이 감독은 경기 전에 “우리한테 5승을 가져갔더라. 우리가 두산전 상대 전적이 좋지 않은 이유가 시즌 초반에 선발 한 명으로 로테이션을 돌 때 두산을 만났다.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지금까지 5위 팀이 준플레이오프에 오른 적이 없지만 KT는 업셋을 꿈꿨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도 NC 다이노스에 1, 2차전을 내줬지만 3, 4, 5차전을 모두 가져오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1996년 현대 유니콘스가 쌍방울 레이더스, 2009년 SK 와이번스가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2패 후 3연승을 가져왔었는데 KT가 세 번째였다.
이강철 감독은 “한 번은 그런 순간이 와야 하는데 우리가 됐으면 좋겠다. 우린 마법사의 팀이다. 기운을 받아 가고 싶다. 우리도 4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렀는데 부담이 있다. 두산도 부담감을 가지고 있을 거라 본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유 있는 자신감이었다. 1회부터 터졌다. 선두타자 김민혁의 볼넷을 시작으로 멜 로하스 주니어의 안타, 장성우의 안타 및 상대 송구 실책으로 김민혁이 홈에 들어왔다. 이어 강백호와 오재일의 연속 적시타가 나왔다. 오윤석의 희생번트 및 황재균의 삼진이 나왔지만 배정대의 안타 때 강백호가 홈을 밟았다. 1회에만 4안타 1실책 1볼넷을 가져왔다.
2회 선두타자 심우준이 볼넷을 골라넸다. 두산 벤치는 교체를 택했다. 곽빈을 내렸다. 발라조빅을 투입했다. KT전 ERA 1.51 곽빈을 끌어내린 것. 분위기는 완전히 KT 쪽으로 기울었다.
타선이 발라조빅에 막히며 추가 득점을 가져오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선발 쿠에바스가 호투를 펼치며 두산에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6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어 올라온 김민-손동현-박영현도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이강철 감독은 “쿠에바스의 호투 속에 고영표도 아낄 수 있었다. 내일 (소)형준이는 상태를 보고 괜찮다 하면 준비를 한다. 무엇보다 손동현이 잠실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보였다. 오늘도 역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잘 쓸 수 있는 카드가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3일 선발은 웨스 벤자민이다. 올해 28경기(149.2이닝)에서는 11승 8패 평균자책점 4.63을 작성했으며, 두산전 3경기 1패 평균자책점 8.18을 기록했다. 벤자민이 두산전에서 호투를 펼친다면 KT가 기적을 쓰는 것도 꿈은 아니다.
[잠실(서울)=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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