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네거리에서…말과 대통령, 그리고 참모

[ 대구일보 ] / 기사승인 : 2022-05-09 15:57:28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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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원


누구나 많은 말을 하며 살아간다. 말에는 사람을 살리게 하는 말씀이 있는 반면 사람을 죽이는 말씨가 있다. 말에 따라 상대방를 울게 할 수도 있고 웃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실수가 적은 사람은 즉흥적으로 말을 하거나 일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들은 절제된 언어를 통해 사안의 경계와 한계를 넘지 않는 선에서 신중하게 의견을 개진한다. 이를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얻는다.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노력도 마다 않고 서다.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5월10일) 취임했다. 윤 대통령은 “혼자 꾸는 꿈은 꿈으로 그칠 수 있지만 여럿이 꾸는 꿈은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국정운영을 다수가 참여해 이끌어 나가겠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힘든 선거과정을 거쳐 당선인 신분에서 국정 운영 최고 책임자로 취임식장에 섰다.

윤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국가 안보와 국익, 심지어 개인이나 집단의 이해가 얽힌 난해한 문제를 앞에 두고 있다.

오늘부터 윤 대통령의 책상에는 내우외환과 내수 추락, 불황이 고착화되고 있는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안이 올려져 놓인다.

국민들은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두고 전개되는 냉전적 대결구조를 보며 안보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다. 여기에다 극에 달한 청년실업과 날로 심각해지는 빈부격차로 인한 계층 간 갈등의 심화 문제 역시 윤석열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문제 해결에 앞서 정책에 대한 다수 사람들의 말들이 먼저 나온다. 윤 대통령과 참모들은 말에 대해 다시 한번 돌이켜 보며 신중할 필요가 있다.

말에 대한 소중함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넬슨 만델라 대통령의 충고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나는 습관적으로 말을 가볍게 하지 않는다. 27년 동안의 감옥살이가 준 게 있다면, 그것은 고독의 침묵을 통해 말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이해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을 수 있고, 말 한마디로 사람을 죽이고 살릴 수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대통령과 윤석열 정부 참모들은 자신의 이익보다는 출구가 보이지 않는 길고 긴 불황의 터널 속에서 하루하루를 너무도 힘들고 고단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국민들을 위한 위로와 격려의 말, 정책적 실현으로 국민을 보듬어야 한다. ‘힘을 내자’라는 따뜻한 말도 필요하다.

5년간의 첫 신발끈을 맨 윤석열 정부는 무분별한 아마추어리즘을 넘어야 한다. 참모들은 전문가답게 다면적 사고가 필요하다. 아마추어는 단면적으로 사고한다고 한다. 전문가는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지만 아마추어는 두드리기만 하고 건너지 않는다. 국민의 말을 바탕으로 확신에 찬 정책이면 건너가야 한다.

대통령과 참모들은 말을 하기 전에 그 말이 미칠 파급효과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배려와 격려, 꿈과 희망을 주는 말하기는 어느 때나 필요하다. “인간이 사용하는 약 중에서 가장 강력한 약은 말이다”라고 한 영국 작가 키플링의 경구를 가슴에 깊이 간직해야 한다.

내가 한 말이니 그대로 가자는 식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행정 조직에서라면 인사 고과의 권한을 가진 상급자가 자기 뜻대로 부하 직원들을 다그치며 일을 할 수도 있겠지만, 정치의 세계에서는 거꾸로 대통령이 국민으로부터 평가를 받는다.

국민으로부터 업무 평가를 나쁘게 받으면 국정 운영의 동력은 떨어지게 되고 그만큼 야당을 비롯한 비판자들의 거센 공세에 시달리게 된다.

말에 힘을 얻으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설득을 통한 공감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국민들도 윤 대통령에게 투표하지 않았더라도 일할 기회를 주며 성공하길 응원해야 할 때이다. 대한민국을 위해서.

김창원 기자 kc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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