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백세미·울금수육·명태머리순대·오리백숙 등 소개

[ 국제뉴스 ] / 기사승인 : 2025-10-02 17:53:28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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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사진=KBS1)
한국인의 밥상 (사진=KBS1)

2일 방송되는 KBS 1TV '한국인의 밥상'은 밥으로 쌓은 정, 넉넉하고 풍성하여라 편으로 꾸며진다.

먹을 食, 입 口. 끼니를 함께 한다는 의미의 ‘식구’는 밥상 앞에 둘러앉은 모두를 어우르게 한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할수록 더 풍성해지는 우리네 밥상. 그 정겨운 맛을 보러간다.

“식사는 하셨어요?” 인사에서도 끼니를 꼭 챙기는 한국인들. 그만큼 ‘밥’이란 것은 식탁을 넘어 우리의 삶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누군가와 함께 뜨는 밥 한술, 단순히 배만 채워지는 것은 아니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기쁨과 걱정, 수고와 위로로 마음을 채우는 행위다. 같은 일상과 같은 밥을 나누며 돈독해진 이웃, 핏줄로 맺어지진 않았지만, 서로를 채워주는 특별한 부모님, 흩어져 살아도 밥상 앞에선 하나 되는 산골 사람들. 밥상에 둘러앉으면 모두 가족이 된다. 수확의 계절인 가을에 걸맞게 풍성해진 밥상. 그 주위에 둘러앉아 밥을 나누고 마음을 나누는 다양한 가족들을 만나 진정한 ‘식구’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 밥상에 앉으면 우리도 가족이재라~ – 전라남도 곡성군 석곡면

전라남도 곡성군 석곡면, 죽산마을 주민 모두를 화합하게 하는 재료가 있다. 석곡의 특산물인 ‘백세미’! 누룽지 같은 구수한 향을 자랑하는 백세미는 추수가 끝나면 햅쌀로 조청을 만들며 풍년을 기원한 마을의 풍습을 만들어 내기도 하고, 갖가지 음식을 만드는데 은은한 단맛을 선물해 주기도 한다. 수년간 조청을 만들어온 죽산 마을의 문화. 그 전통을 지켜온 비결이 있다고 한다. 바로 전주 최씨 집성촌에 시집와 반평생을 한 가족처럼 살고 있는 어르신들 덕분이다. 각자 다른 동네에서 시집을 와 한 가족처럼 부대끼며 살아온 세월. 그 인연이 마을만의 내림 문화를 만든 것이다.

죽산마을의 또 다른 이름 ‘장수마을’. 정정한 어르신들의 장수 비법은 백세미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나는 작물에도 있단다. 조선시대 때부터 항산화식품으로 여겨진 울금과 동아시아의 전통 의학서 ⌜본초강목⌟에 혈당 조절 재료로 기록된 여주까지 식재료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밭에서 갓 따온 울금잎에 싼 울금수육, 대추, 밤, 은행 등을 넣어 지은 울금밥, 흔히 볼 수 없는 여주 깍두기. 그야말로 건강밥상이 따로 없다. 그리고 그 밥상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이웃. 얼굴을 마주하며 함께하는 한 끼만큼 따뜻한 건 없다. 어쩌면 가족보다 더 가까운 이웃 간의 정을 느끼러 간다.

■ 갈 곳이 있어 좋고, 나눌 수 있어 좋다! – 경상북도 포항시 남구

‘보고 또 봐도 그리운 게 가족’이라지만 이곳 구평리마을에는 특별한 인연이 닿은 가족이 있다. 아흔의 나이를 바라보고 있는 한 노부부. 밭일은 물론 걸어 다니기에도 힘에 부친 나이지만 딸이 온다는 소식이 들리면 하나라도 더 해주고픈 마음에 어머니 김옥자 씨는 고추밭으로 나서고 아버지 장덕화 씨는 딸이 사다 준 닭을 오늘따라 유난히 들여다보게 된다. 그리고 딸 장유빈 씨는 충청남도 홍성에서 포항시 구룡포읍까지 무려 5시간을 달려 두 손 가득 선물을 들고 부모님의 안부를 챙긴다. 잃어버린 가족을 찾은 것처럼 애틋한 모습.. 사실 이 가족에게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노부부는 25년 전 한국 땅을 처음 밟은 탈북자 장유빈 씨를 양딸로 삼았다. 자식 없는 서러움을 달래주어 좋은 부모와 마음 둘 곳이 있어 좋은 딸. 마치 운명으로 이어진 듯한 가족의 연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사이에서 시작됐다.

북녘땅 고향 함경도의 부모님을 꼭 닮은 양부모님. 장유빈 씨는 고향이 그리울 때면 손맛을 발휘한다. 특별한 날 엄마가 해주었던 명태머리순대, 수용소에서 출소 후, 고단했던 삶을 위로해 준 콩탕밥, 부모님을 위한 보양식 ‘닭곰’ 그야말로 마음이 따뜻해지는 고향밥상이다. 서로의 빈자리를 따뜻하게 채워주는 특별한 인연으로 맺어진 가족의 이야기를 만나러 가본다.

■ 산속에 둥지를 튼 3대 가족 - 경상남도 함양군 함양읍

지리산을 마주한 오봉산, 그 중턱에는 산의 정기를 받아 둥지를 튼 가족이 있다. 30년 전 도시에서 귀촌해 임업에 뛰어든 전남배 씨, 20대 청년 임업인으로 산양삼을 채취하는 아들 전종현 씨, 그리고 장모님 석달임 씨가 그 주인공이다. 무려 3대 가족이 사는 산자락. 해발 600미터에 달하는 곳에서 단란하게 그들만의 마을을 꾸리며 살고 있다. 이웃이라고는 귀촌할 당시부터 있었던 한 가구뿐. 그래서일까? 이웃은 물론 가족과의 사이도 더 애틋하고 돈독하다고 한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산촌살이.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더 매력적이다. 나만이 올라갈 수 있는 산.. 사람의 손을 타지 않아 만물이 소생하는 자연, 놀이를 하듯 산에 길을 터놓기도 하고, 산이 키워 주는 산양삼을 보며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세상 어떤 놀이터보다 재밌는 하우스 농장에서 직접 채취한 작물로 가족들의 밥상을 차리는 건 장모님 석달임 씨의 행복이다. 산이 내어주는 산양삼으로 만든 산삼밥, 도시에서는 쉽게 구할 수도 없는 박으로 만든 박나물, 마가목, 엄나무, 생강나무 등 갖은 약재가 들어간 오리백숙은 3대 가족의 밥상을 더 풍성하게 해준다. 산과 함께하는 사람만이 맛볼 수 있는 소박하지만, 건강한 가을 밥상을 만나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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